▲평화의 나무 왕버들 2010년 12월 25일 중촌마을 역사탐험대 그루터기에서 세우다
김용국
세 번째 들른 답사지는 군시제사 대전공장 터. 가족 중 한 명이 이 공장에 취직하면 굶어 죽을 일은 없다며 온 가족이 기뻐했다던, 일제강점기 대전에서 취업 경쟁 높던 공장이다. 그러나 10대 여공들이 마주한 노동 현장은 듣던 것과 달랐다. 장갑도 없어 뜨거운 물에 직접 손을 담그고 일을 해야 하고 하루 12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 그리고 사용자의 일상적인 성희롱이 있었다고 한다.
이제 '골로 간다'는 말을 낳은 대표적인 장소 대전 산내 골령골로 간다. 이번 '랑월로드' 기행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골령골'이었다. 제주도민으로서 꼭 한번은 골령골에 들려 고개 숙여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싶었다.
식민지 시기에 제주도내 경찰은 101명 뿐이었다. 자체적인 감옥도 없던 제주였다. 도민들이 서북청년단과 경찰의 탄압에 맞서 통일정부수립을 외치며 남한 만의 단독 선거 반대를 위한 저항이 4·3항쟁으로 이어졌다.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는 강경 진압으로 일관해 3만여 명이 죽고 수감 대상자가 넘쳐나 전국의 형무소에 갇히게 된다. 대전형무소도 4·3항쟁 관련자들이 이감된 형무소 중에 하나였다.
고요했다. 너무나도 고요했다. 이토록 고요할까 싶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풀은 풀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자라고 있었다. 누군가 여기가 골령골이다. '여기가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다'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7000여 명이 트럭에 실려와 총 맞아 죽어 구덩이에 던져진 곳이라고 알 수 있을까!
서로 총을 들고 죽고 죽이는 전쟁터에서 잡힌 포로도 죽이거나 학대하면 전쟁범죄인데 하물며 군인도 아닌 민간인을 죽인 곳이다. 젖먹이 아기 엄마인 소설속 송혜인이 생을 마감한 곳이기도 하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4월의 산야는 연초록으로 찬란하다.

▲대전스토리투어 이토록 평범한 곳에서~ 골령골 '골로 간다'의 어원
김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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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으로 꼭 한번 가고 싶었던,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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