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약사고개길에 위치했던 지역신문 <춘천사람들>의 외관이다. 해당 사진은 <춘천사람들>이 정상적으로 지면을 발행하던 시절에 찍은 것으로,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 지금은 현수막과 간판이 모두 사라진 상태다.
최민수
10년차 독립언론 <춘천사람들>, 지난해 무기한 휴간 결정
지역신문의 열악한 현실은 당장 눈앞에 존재했다. 강원도 춘천시 약사고개길에 위치했던 지역주간지 <춘천사람들>은 언론협동조합이라는 체제 아래 시민기자들이 모여 활동하던 독립언론이다. 해당 신문사는 대안언론 <강원희망신문>이 지난 2010년부터 5년간 발행되던 것을 단초로 삼았다. 이에 2015년 봄부터 춘천 시민들이 운영 주체가 되는 언론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모였고, 그해 7월 7일 협동조합 형태의 언론사를 창립하면서 제호를 <춘천사람들>로 지었다. 이후 <춘천사람들>은 약 4개월 간의 준비를 거쳐 같은 해 11월 4일 첫 지면을 발행했다.
<춘천사람들>은 창간호부터 '레고랜드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기획 연재로 춘천 레고랜드 사업추진 과정의 문제점들을 최초 보도함으로써 지역사회의 호응을 얻었다. 이후 창간 3년 만인 2018년부터 2024년까지 7년 연속으로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우선사업대상사'로 선정되며 지역신문으로서 역할을 묵묵히 이어왔다. 그러나 거듭되는 재정 악화 속에서 2024년 12월 23일 지령 446호를 끝으로 지면 발행을 중단했다. 직후 인터넷 신문사로 선회했지만,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25일부터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다. 발간 10년 만의 안타까운 중단이었다.
종이 신문사가 재정 악화 속에서 지면 발행을 포기한 후 원상태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신문사의 매출액은 크게 구독 수입과 광고 수입, 도서 등 콘텐츠 판매 수입 등으로 이뤄진다. 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지역 종합주간지들의 수입액 구성 비율에서 광고 수입(62.7%)과 구독 수입(23.7%)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때 광고는 대부분 관공서가 지면을 통해 포스터 홍보를 요청하는 형태이며, 구독 역시 시민들의 실물 종이신문 구독을 의미한다. 인쇄비와 유통비를 감당할 수 없어 지면을 포기하지만, 되려 수입액 대부분을 창출할 수 있는 통로도 같이 없어지는 것이다.
전흥우 <춘천사람들> 이사장은 <춘천사람들>의 처음과 끝을 모두 함께한 기자다. 그는 창간호 당시에는 편집장으로서 시민기자들을 진두지휘했고, 무기한 휴간에 들어가는 그 순간까지 이사장의 직분으로 '시민언론 10년의 여정, 그 끝에서'라는 데스크 칼럼을 썼다. 중간에 <춘천사람들>을 잠시 떠난 적도 있었지만, 다시 돌아와 언론협동조합의 가능성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전 이사장이 말하는 언론협동조합의 가능성이란 '다양성'과 '전문성'이다. "모든 시민은 기자"라는 <춘천사람들>의 모토 아래 지역사회에 대해 쓰고 싶은 글이 있는 누구나 시민기자의 자격으로 지면에 참여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사회복지나 생태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본업을 둔 시민기자들이 모이니 해당 분야로 전문성 높은 기획 기사를 쓸 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전흥우 이사장은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연재 기사로 '낯선 시선'을 꼽았다. "낯선 시선은 다문화 시대에 춘천에서 살아가고 있는 외국인들이 시민기자로 참여해 일상을 기록한 코너"라며 설명을 시작한 전 이사장은 "러시아, 인도, 네팔, 몽골까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게 너무 소중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해당 연재를 통해 서로가 가진 선입견을 타파하고, 이민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직시할 수 있었다"며 "다문화 시대에 맞는 언론의 역할을 실천해서 의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 이사장은 "<춘천사람들>과 함께하며 시민들이 직접 언론에 참여해 지역 의제를 주도하는 문화적 패러다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며 "시민기자들이 기자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벅찬 감정을 느꼈는데, 이제 그런 가능성을 보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진솔한 감정을 털어놨다.
무기한 휴간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그는 "모기업을 따로 갖지 않고 시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협동조합으로서 시작했다 보니 자본력이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계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전흥우 이사장은 "저널리즘 교육체계를 철저히 갖출 수 있는 환경과, 원고료를 지급할 경제적 여력만 있었으면 좀 더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을 것 같다"며 지역신문 지원의 필요성을 전했다.
<춘천사람들>의 무기한 휴간은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지역신문사 중 46.8%가 적자를 냈고, 흑자를 냈다 할지라도 1억 원 미만의 영업이익액을 달성한 비율이 48.3%였다. 지역민들의 고충을 대신 전달해야 할 지역신문사들이 되려 빈곤에 시달리며 고충을 겪고 있는 현실이다.
국내외 학계에서 저널리즘은 민주주의와 경제, 보건, 환경 등 현대사회 전 분야에서 시민과 사회가 보다 현명한 판단과 결정을 하며 살아가기 위한 필수자원으로 간주된다. 특히 수도권 집중화로 지역사회가 소멸할 위기에 처한 한국 사회에서 지역 언론 활성화는 총체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절실한 사회적 투자로 볼 수 있다. 또, 지역 언론이 활성화되면 중앙언론 중심의 뉴스 소비 때보다 정치적 양극화 현상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지역 언론 활성화를 통해 기대되는 사회적 가치가 포괄적이고, 지역 언론을 통한 사회발전 가능성이 다분함에도, 지역 언론에 대한 국가적 투자는 미미한 상황이다. 정부가 언론을 직접 후원하면 언론 자유의 기조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구태의연한 우려를 품고 지역 언론에 대한 직접 지원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국가의 무관심 속에서 방치된 채로, 지역신문들은 지금도 조용히 소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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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불편한 진실' 파던 그 언론, 왜 '무기한 휴간' 들어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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