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하는 칼새(쇠칼새와 유사종)
이경호
한 구조물 아래서 포유류와 조류가 함께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박쥐와 조류가 같은 구조물에 함께 서식하는 사례가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특이하게 느껴졌다. 특히 칼새류와 집참새, 그리고 박쥐가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것이 공생의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집참새는 인간이 만든 공간에 가장 잘 적응한 새 가운데 하나다. 건물 틈, 지붕 아래, 다리 구조물처럼 사람이 만든 작은 공간을 번식지로 적극 활용한다. 칼새류 역시 인공 구조물을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 만든 구조물이 누군가에게는 위협이 되지만, 또 다른 생명에게는 새로운 서식지가 되기도 한다. 물론 이것이 완전한 이상향이라는 뜻은 아니다. 자연의 숲이 사라지고, 새들이 어쩔 수 없이 다리 밑으로 밀려난 것일 수도 있다. 인간이 만든 공간에 적응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일이라고만 말할 수는 없다. 작은 다리 아래에서 박쥐는 천장을 선택했고, 칼새는 틈을 골랐고, 집참새는 그 곁에 둥지를 틀었다.
베트남 짬침 국립공원은 람사르 습지이고, 수많은 철새와 물새가 찾는 거대한 생태공간이다. 하지만 생태는 그런 거대한 공간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작은 다리 하나도 충분히 하나의 세계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바로 그런 사소한 공간들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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