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가 500원... 채소 가격 하락, 마냥 웃을 수 없었던 이유

전통시장에서 마주한 장면... 소비자로서는 좋았지만, 농민들 생각하면 가슴 아파

등록 2026.05.01 16:57수정 2026.05.0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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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가까운 곳에 전통시장이 있다. 근처를 오가다 물건 한두 개를 살 때가 있지만 보통은 1주일에 한번 정도 장을 보는 편이다. 예전에는 시장에 가면 아내가 물건을 사고 나는 곁에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 들고 오곤 했다.

어느 때부터 장바구니가 무거워 드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해서 바퀴가 달린 '카트'를 구입했다. 처음에는 카트가 마치 '할머니 보행기'처럼 보여 쑥스러웠는데 그것도 이내 익숙해졌다. 카트가 생긴 뒤로는 물건을 많이 넣을 수 있고 혼자서도 장을 볼 수 있게 됐다.


5월 1일 '노동절'부터 시작되는 연휴를 대비해 전날, 장을 보기 위해 나섰다. 연휴 직전 시장 상인들은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싱싱하고 좋은 물건들을 시장에 내놓는다. 채소 역시 싸고 괜찮은 물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무와 대파를 각각 5백 원에 팔고 있다.
무와 대파를 각각 5백 원에 팔고 있다. 이혁진

 요즘 한철인 햇양파도 한 바구니 가격이 2천 원이다.
요즘 한철인 햇양파도 한 바구니 가격이 2천 원이다. 이혁진

 동네 시장은 청경채 한 바구니를 2천 원에 팔고 있다.
동네 시장은 청경채 한 바구니를 2천 원에 팔고 있다. 이혁진

3월엔 대파 한 단이 2천 원이었는데, 1천 원으로 떨어졌다. 평소 자주 들르는 식자재 마트는 오후 5시 30분 정도 '반짝 세일'을 하는데 두 단을 천 원에 팔았다. 사람들이 줄 서 사는데 나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마트 인근 다른 채소가게는 요즘 먹기 좋은 햇양파를 한 바구니에 천 원에 팔고 있었다. 2주 전에 는 2천 원 했던 것이다. 실하게 생긴 양배추는 한통에 2천 원인데 한 달 전에 비하면 거의 반값이다.

제주 무를 한 개에 5백 원에 파는 가게에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무를 한 개 집어든 한 고객은 이렇게 싸게 팔아도 되는지 반문했다. 순간 나도 그 질문에 공감했다.

청경채도 10여 개 한 다발을 2천 원에 팔고 있다. 쪽파 한 단은 지난달 4천 원에서 2천 원으로 내렸다. 꽃상추 한 봉지는 1천2백 원에 팔고 있다. 당근도 한 바구니에 2천 원에 불과했다.


 실하고 큰 양배추 한통 가격이 2천 원이다. 지난 달에 비해 대폭 내렸다.
실하고 큰 양배추 한통 가격이 2천 원이다. 지난 달에 비해 대폭 내렸다. 이혁진

 쪽파 한 단이 2천 원이다. 얼마 전에는 4천 원까지 했다.
쪽파 한 단이 2천 원이다. 얼마 전에는 4천 원까지 했다. 이혁진

 당근도 한 바구니가 2천 원으로 가격이 많이 내렸다고 한다.
당근도 한 바구니가 2천 원으로 가격이 많이 내렸다고 한다. 이혁진

채소가 '눈물 세일 품목'이라는 말에 마음 아파

이날 웬만한 채소는 2천 원만 주면 구입할 수 있었다. 과일 값은 저렴하다는 느낌이 없는데 채소는 그 어느 때보다 가격이 싸보였다.


시장 상인들은 가격이 내린 이유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지만 마트 상인은 요즘 채소가 대표적인 '눈물세일 품목'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이날 천 원에 대파 두 단을 손에 쥔 주민도 "대파를 키운 농민들이 불쌍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전문가들은 채소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은 공급은 많으나, 수요가 줄어든 탓이라 예측한다. 지금 고유가 여파로 거의 모든 상품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채소류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예상했는데 시장상인들은 채소가격이 한 달 전에 비해 얼추 30~40% 이상 싸졌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1만 원으로 여러 채소를 카트 가득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물건이 싸다고 마냥 반갑지는 않았다. 애써 키운 작물을 눈물을 흘리며 출하해야 하는 농민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기 때문이다.

물가 당국도 이러한 사정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고유가 상황으로 힘들지만 민생이 조속히 안정돼 소비자와 농민 모두가 웃는 세상이 오길 기대해 본다.
60대 이상 시민기자들의 사는이야기
#채소 #전통시장 #눈물세일 #반짝세일 #노동절연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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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메모와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기존 언론과 다른 오마이뉴스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주요 관심사는 남북한 이산가족과 탈북민 등 사회적 약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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