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로 현황과 국제교류를 요구하며 발제하는 모습
대전환경운동연합
번식을 마친 백로는 국경을 넘어 이동한다. 2014년 대전에서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개체가 베트남 뚜이호아 지역에서 확인된 사례처럼, 백로는 한 국가 안에 머무르지 않는다. 번식지의 조건은 월동지와 연결되고, 한 지역의 선택은 다른 지역 생태에 영향을 미친다. 결국 백로 문제는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생태 문제로 확장된다. 세 단체가 베트남을 찾은 이유도 바로 이 이동성에 있다.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하는 백로의 존재를 연구소 측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번식을 마친 개체가 베트남으로 이동한다는 설명을 듣고 연구진이 놀라는 모습은, 국제 협력의 필요성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동시에 이는 실제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하게 했다.
짬침 국립공원에서는 보호된 자연을 확인했고, 사찰에서는 인간이 자연을 품고 살아가는 방식을 보았다. 니호아 마을에서는 훼손 이후 다시 공존을 모색하는 과정을 마주했고, 구찌터널에서는 전쟁이 자연을 어떻게 파괴하고 다시 회복시키는지의 복잡한 시간을 확인했다. 인간이 자연과 어떤 구조로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갈 길은 멀지만, 이미 변화를 만들어가는 시민들과 가능성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생명과학연구소 방문은 이러한 흐름을 국제연대라는 과제로 확장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세 단체는 이미 일본과의 교류를 통해 국제적 공존의 기반을 마련해 왔다. 이동하는 생명에 맞춰 협력 역시 국경을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본과 베트남을 잇는 협력 구조는 동아시아 이동철새 보전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세 단체는 6월 5일 환경의 날을 전후해 백로 보전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2027년에는 일본과 베트남을 포함한 국제 심포지엄을 통해 협력의 범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로, 구조와 예산, 협력 체계 모두가 완성되지 않았다.
백로의 서식지와 보전 문제는 이미 국경을 넘어섰다. 그렇다면 인간 역시 그 경계를 넘어야 한다. 이번 베트남 방문은 단순한 조사나 견학이 아니라, 공존이 가능한 조건과 불가능한 현실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백로를 지키는 일은 결국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벌목을 멈출 것인지, 개발 방식을 바꿀 것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다. 그리고 이제 그 선택은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경을 넘어 이어지는 공동의 과제가 되었다. 이번 만남이 완성된 해답을 만들지는 못했다. 그러나 분명한 출발점은 만들어졌다. 백로가 하늘을 따라 이동하듯, 보전의 책임 역시 그 경로를 따라 이어지고 있다. 연결은 시작되었고, 그 위에서 공존은 다시 시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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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생명과학연구소에서 국경을 넘는 백로 보전의 출발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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