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자를 살아낸 꽃이 피어난다.
박유하 시인(디지털 포엠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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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5월 망월동에 가려면 늘 전경들의 감시와 대치를 뚫고 가야 했다. 1980년엔 나 역시 어려서 간접적으로밖에 5.18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망월동 묘비들 앞에 서면 언제나 눈물을 쏟았고 커다란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우리는 끝내 기억하고자 했고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 광주 곁에 있고자 했다. 1980년 5월에 태어나지도 않았던 이 젊은 시인은 "캄캄하다와 환하다가 동시에 말이 되는 꽃나무숲"의 감각으로 다시 5월을 호명한다. 시인은 그 감각으로 "마음의 어둠을 다 살아본 사람"만의 "꽃빛"을 헤아려보려 한다. 어쩌면 1980년 5월은 그의 삶과 멀리 떨어져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기꺼이 스스로 "5월의 일부가 되"고자 한다. 이제 5월은 참상을 겪은 세대들만의 5월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 시는 새삼 깨닫게 한다. 이 젊은 시인이 "달래주는 사람의 곁을 달래주는 사람"이라도 되어 스스로 "5월의 살과 피와 꽃잎과 계절에 속한 사람이란 걸 되뇌"이고자 할 때 5월은 그 자신만의 의미로 새롭게 부활한다. 5월을 겪었든 겪지 않았든 5월의 '캄캄함'을 저버리지 않고 스스로 감당하면서 각자의 의미로 되새길 때, 그 모든 의미들이 모여 5월은 비로소 완성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더 거대하고 아름답게 꽃 피어나는 것은 아닐까. (김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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