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양지읍, '효'로 버무린 선물 꾸러미가 배달되다

[현장] "올해는 외롭지 않네요"... 양지읍 새마을부녀회가 전한 따뜻한 위로

등록 2026.05.07 13:55수정 2026.05.0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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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앞둔 오월의 햇살은 유난히 포근했다. 그 햇살보다 더 따뜻한 온기가 용인특례시 처인구 양지읍 곳곳에 잔잔히 스며들었다. 해마다 이맘때면 골목길을 바삐 오가며 사랑을 나르는 사람들이 있다. 지역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살림꾼인 '양지읍 새마을부녀회' 다.

제54회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양지읍 새마을부녀회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는 현수막 뒤로 관계자들이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며 밝게 웃고 있는 모습.
▲제54회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양지읍 새마을부녀회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는 현수막 뒤로 관계자들이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며 밝게 웃고 있는 모습. 이점록

정성으로 빚어낸 '효(孝)'의 마음

행사를 앞둔 며칠 동안 부녀회원들의 손길은 분주했다. 어르신들께 올릴 음식을 준비하는 일은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마음을 다해 부모님 상을 차리는 일이었다. 서은숙 회장을 중심으로 모인 회원들은 '내 부모님께 드린다'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정성을 보탰다.

이번 나눔 행사는 5월 6일부터 7일까지 이틀간 이어졌다. 양지읍 관내 49개 마을, 311개 경로당 일정에 맞춰 각 마을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는 일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었다. 하지만 손이 많이 갈수록 마음은 더욱 깊어졌다.

행정복지센터 앞에는 갓 쪄내 떡 상자와 싱싱한 과일, 시원한 음료들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아직 김이 가시지 않은 떡에서는 사람 냄새 나는 온기가 피어올랐다. 마을별로 물품이 정갈하게 분류될 때마다, 이 나눔이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환하게 밝힐 마음이라는 사실이 선명해졌다.

부녀회원들은 다시 그 꾸러미를 들고 마을 구석구석으로 향했다. 어르신들의 삶이 켜켜이 쌓인 집 앞에 다다르면 먼저 안부를 묻고 두 손을 맞잡았다.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에게는 그 짧은 말동무가 무엇보다 큰 위로였다. 문 앞에 선 환한 미소 하나가, 때로는 음식보다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봄날의 화사함도 시샘할 어르신들의 백만 불짜리 웃음꽃이 피었다.
봄날의 화사함도 시샘할 어르신들의 백만 불짜리 웃음꽃이 피었다. 이점록

오래된 전통이 된 마을의 온기


이 나눔은 어느 해 반짝 열리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양지읍 새마을부녀회가 오랜 시간 묵묵히 이어온 양지읍의 아름다운 전통이다. 어버이날이 다가오면 마을 어르신들은 자연스레 이들의 발걸음을 기다린다. 그리고 부녀회원들은 응답하듯 해마다 더 따뜻한 사랑을 품고 찾아간다.

현장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매번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정성이 담긴 손길 덕분에 덜 외롭네요."

짧은 말 속에는 긴 세월의 고마움이 배어 있었다. 묵묵히 땀 흘리며 나눔을 이어가는 부녀회원들의 모습에 주민들 역시 "역시 양지읍의 자랑"이라며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 되시길"

행사를 이끈 서은숙 회장은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뵙고 음식을 전해드릴 수 있어 오히려 우리가 더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하루만큼은 어르신들께서 가장 건강하고 행복한 날로 기억되셨으면 좋겠다"고 조용히 덧붙였다.

그 말에는 보여주기 위한 봉사가 아니라, 사람을 향한 진심이 담겨 있었다. 사람들은 종종 마을 공동체의 온기가 사라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양지읍 새마을부녀회가 보여준 풍경은 아직 우리 곁에 '이웃사촌'이라는 오래된 정이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고, 손을 보태고, 안부를 묻는 사람들이 있는 한 공동체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의 손길 덕분에, 올해 양지읍의 오월은 어느 곳보다 따뜻하고 향기로웠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첨부파일 어버이날-2.jpg
#어버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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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간 공직에 몸담고 퇴직했습니다. 지금은 은퇴 이후의 삶을 다시 배우는 60대 인턴으로 살고 있습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인생 2막의 의미를 발견하는 글을 씁니다.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중장년과 노년의 삶을 기록하며, 나이 들어서도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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