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후 CGV전주고사에서 ‘졸업앨범 선생님을 기다렸다’ 관객과의 대화(GV)가 열렸다.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어찌 보면 후일담으로 끝날 수 있는 서사였다. 3부 구성 중 1부와 2부는 직접적인 사건 조명과 학생들의 현재 인터뷰와 사건 후 행적을 쫓는다. 납득이 가는 서사다. 당시를 담은 영상 자료와 애니메이션 등이 풍성하고 짜임새 있다. 작품을 어떻게 마칠지 예상 가능하면서도 예상이 쉽지 않게 흘러가던 영화가 관객들을 돌려세우는 것은 3부다.
구순을 넘긴 선생님과 환갑이 된 제자들이 재회한다. 오랫동안 묵은 오해와 상처가 다 풀릴 순 없다. 하지만 이들이 가해자와 피해자로 분명히 갈리는 것도 아니다. 자괴감을 안고서라도 말릴 수밖에 없는 선생들과 그런 선생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학생들 모두 80년 오월과 전두환 신군부 및 계엄이 낳은 피해자들이었다.
<졸업앨범>이 단순한 후일담으로 남지 않으려는 노력도 바로 이 지점에서 빛을 발한다. 어색하지만 꼭 한 번 마주해야겠다는 노력은 쉽사리 용서와 화해로 방점이 찍히지도 않는다. 그걸 담은 '신흥중 출신' 김종관 감독의 카메라 또한 쉬운 결론을 택하거나 감정적인 강요를 요구하지 않는다. <졸업앨범>은 그런 태도로 인해 열린 텍스트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성취해낸다.
5.18을 경유한 운동권 세대의 존재 증명이나 영웅 서사, 후일담이라 예상했다면 오해에 가까울 거란 예방주사부터 놓는 것이 좋을 법 하다. 오히려 <졸업앨범>은 실제 계엄이 남기는 상처를 조명받지 못했던 사건을 통해 다각도로 증명하는 거시적인 동시에 미시적인 증언록에 가깝다.
무엇보다 당시 고등학생들이었던 운동 주역들의 과거와 현재를 부지런히 오간다. 이 자체로 일반적인 세대론을 뛰어넘는 고유한 정의와 가치를 남다르게 설파한다는 점에서 더없이 유의미하고 둔중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사에 가정이 있습니까?"
지난 4일 전주국제영화제 관객과의 대화에 나선 한 신흥고 졸업생이 말했다. 그럼에도 <졸업앨범>은 기어코 고등학생들이 전두환 계엄군의 총칼에 희생됐다면 87년 민주화는 앞당겨 졌을까, 또 5.18 민주화운동은 광주에서만 벌어졌을까, 그렇다면 12.3 계엄이 성공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를 질문케 할 수밖에 없는 힘을 지닌 작품이 맞다.
그리고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5일 <졸업앨범>에 특별부문 'J비전상'을 안겼다. 열흘 좀 더 있으면 46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이다. 부디 내년 기념일엔 <졸업앨범>을 멀티플렉스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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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칼럼니스트 및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전 FLIM2.0,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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