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왼쪽)과 한창운 서울교통공사노조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 도어 앞에 섰다.
공공운수노조
2016년 5월 28일 오후 5시 50쯤 한 노동자가 서울지하철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고 있었다. 사람이 일하고 있었지만 지하철은 멈추지 않았다. 다음날인 29일은 19살 노동자의 생일이었다. 세상은 사망한 노동자를 구의역 김군이라 불렀고, '위험의 외주화'를 문제 삼으며 '2인 1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 도어에는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그 아래 '시민과 노동자가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겠습니다'라는 다짐의 글도 적혀 있다. 2026년 5월 28일은 구의역 김군이 사망한 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2016년의 구의역 김군이 2026년의 우리에게 다시 묻는다. '우리의 일터는 안전해졌습니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한창운 서울교통공사노조 명예산업안전감독관과 구의역 9-4 승강장을 찾았다. 한창운은 지하철 신호수로 30년, 노동안전활동가로 15년간 일하면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수많은 동료를 마주했다. 그는 안전인력 문제 해결 없이는 안전한 일터는 물론, 시민의 안전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옆에는 태안화력발전소를 정비하는 한전KPS 하청비정규직 노동자 김영훈이 있었다. 김영훈은 구의역에서 김군이 사망한 2016년부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했다. 2년 뒤인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던 24살의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이 죽었다. 김영훈보다 한 살 어린 동생이었다. 김영훈은 사고가 난 공장의 바로 위층에서 일하고 있었다. 퇴근 후 사망 소식을 들었지만 회사는 일을 못 하게 통제만 할 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뉴스를 찾아보니 구의역 김군 때처럼 '2인 1조', '죽음의 외주화'라는 단어들이 난무했고 금방이라도 2인 1조와 정규직화가 될 것 같았다.
2년 뒤 한전KPS 하청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한전KPS의 다단계 하청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불법파견 소송을 진행했다. 2025년 8월 28일 드디어 1심에서 승소했다. 그러나 재판 결과가 나오기 직전인 2026년 6월 2일 한전KPS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이 홀로 선반작업을 하다 사망했다. 노조 지회장인 그는 김충현의 어머니에게 아들이 많이 다쳤다고 거짓말을 해야 했다. 다시 전화를 걸어 잔인한 진실을 알리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총리까지 나서 죽음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2026년 2월 직접고용을 포함하여 정부와 재발방지대책에 대한 합의서를 작성했지만 지금까지 한전KPS 직접고용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인 한전KPS는 김충현이 하던 선반작업을 없애버렸다. 원래는 발전소 내 공작실을 두고 하청업체에 맡겼는데, 아예 발전소 밖 외주업체에 넘겨버린 것이다. 죽음의 외주화 문제를 또 다른 외주화로 해결하려 한다.
서울교통공사노조 한창운은 2인1조가 인력충원과 예산의 문제라면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문제는 구성원들과 충분한 대화와 토론이 필요한 문제라고 지적한다. 직접고용을 하면 중간에 하청사장들이 떼어가는 돈이 사라지니 비용과 경영 측면에서는 오히려 이득이다. 서울교통공사 정규직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이견이 분출되었지만, 같은 사업장에서 동고동락하면서 일한 동료라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여기에 당시 박원순 시장의 정치적 결단까지 더해지면서 직접고용을 완료할 수 있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 간의 연대의식과 정부의 결단이야말로 안전한 일터를 만들 수 있는 열쇠다.
구의역 김군이 사망한 지 10년, 김충현이 사망한 지 1년을 앞둔 지금 2인 1조도, 위험의 외주화도 해결되지 않았다. 일하다 죽지 않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한창운과 김영훈에게 들었다.
서울 구의역 김군과 태안화력 김군

▲ 구의역에 설치된 조형물 '일하며 살고싶다, 살아서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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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하철에서 일하는 정규직 노동자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구의역에서 만났습니다. 우선 입사는 언제 했는지 하시는 일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김영훈: "전기기능장이 꿈이었어요. 전문대 전기과로 진학했죠. 그런데 대학에서 자동차 생산공장으로 취업연계를 해줬어요. 자동차공장에서 일하면서 전기를 배울 수 있는 직장을 찾았어요. 태안발전소가 눈에 들어왔고 16년도에 입사했습니다. 발전소에서는 유지 보수 업무를 합니다. 전기 설비에 유지 보수, 기계 회로, 차단기, 발전기 전압을 조정해 주는 AVR 관리, 기계 유지 보수 업무 등을 합니다."
한창운: "95년도에 입사했으니깐 30년 정도 됐네요. 친구가 서울교통공사 공채 떴다고 해서 응시해 합격했습니다. 저는 신호수예요. 지하철도 신호를 보고 서요."
- 제가 가끔 약속 시간에 늦을 때 지하철 신호 걸려서 늦는다는 농담을 했는데 사실이군요?
한창운: "과거에는 사람이 깃발을 들었죠. 점점 기계식으로 바뀌었고요. 신호 주고 선로 바꾸고 하는 작업을 이제는 기계실에서 버튼으로 합니다.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어도 신호 설비 유지 보수 작업 등은 사람이 해야 해요. 잘못 취급하면 대형 열차사고가 일어나는 거죠."
- 30년 동안 일하셨으면 산재사고를 많이 보셨을 것 같아요.
한창운: "옛날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많았죠. 선로에서 많이 죽었어요. 과거에는 선로에 점검표가 있어서 출근해서 지하선로에 내려가 사인 했어요. 계속 죽고 나서야 선로 순회가 없어졌죠. 노조가 싸워서 바꾸긴 했는데, 가만히 있었으면 계속 했을 거예요. 지하철 내에 라돈 때문에 암에 걸리거나 정비나 도장작업을 할 때 쓰는 유해화학물질 때문에 혈액암에 걸려 죽는 경우도 많습니다. 노동조합이 대응하지 않았다면 개인질병으로 처리됐을 겁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시민들은 큰 사건 위주로 기억을 할 것 같습니다. 5월 28일은 구의역 사고가 난 지 10년, 6월 2일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김충현 노동자가 사망한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2018년 김용균 사고도 있었습니다. 두 분 다 세상의 주목을 받은 산재사망노동자들의 동료였네요. 당시 기억이 나시나요?
한창운: "5월 28일 저녁에 노동안전활동을 하는 선배랑 회의하고 지하철을 타면서 소식을 들었어요. 선배가 노동조합에 전화를 걸어 '작업중지하고, 현장에 가봐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했습니다. 하청, 비정규직 정규직 이런 거 따지지 않고 일단 노동조합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저는 하는 업무가 달라 스크린도어 수리하는 노동자들은 잘 몰랐어요. 사고 다음 해 제가 김군 추모제를 준비하면서 자세히 알게 됐죠."
김영훈: "김용균은 발전소를 운영하는 하청노동자였고 저는 발전소 정비업무를 하는 하청 노동자였어요. 아침에 퇴근하고 내가 일하던 바로 아래층에서 김용균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회사가 일을 못 하게 막았고 무슨 일인지 알려주지 않아 뉴스를 찾아봤어요. 2인 1조, 죽음의 외주화 이런 단어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한전KPS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도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2025년 6월 2일에는 충현이 형이 홀로 일하다 사망했어요. 어머니한테 알리긴 해야 하는데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충격 받으실 것 같아 처음엔 충현이 형이 많아 다쳤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계속 거짓말을 할 수는 없어서 다시 전화를 드려 사실대로 말씀을 드렸죠."
직접고용과 안전이 무슨 상관이냐고?

▲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케이피에스비정규직지회장(왼쪽)과 한창운 서울교통공사노조 명예산업안전감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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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하신 것처럼 구의역 김군 산재사망사고, 김용균 산재사망사고 이후 2인 1조, 죽음의 외주화가 사고의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직접고용하면 안전하냐?는 의문이 있는 것 같아요.
한창운: "안전은 고용안전에서 나와요. 외주화되는 순간 업무과정과 책임, 안전보건체계가 나뉘어버려요. 아무래도 작업 과정에서 소통이 잘 안돼요. 전체시스템을 잘 아는 정규직 노동자랑 한정된 정보만으로 시키는 일만 하는 하청업체 노동자랑 누가 더 위험할까요? 게다가 외주업체에 작은 돈을 주고 알아서 하라는 식인데, 하청업체가 안전에 투자할 리가 없죠.
인력도 최소로 뽑으니깐 2인 1조는 꿈도 못 꿉니다. 구의역 김군도 사고당시 오후조 근무를 했는데 1~4호선 49개 역의 안전 문을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6명이 고쳤어요. 2인 1조를 할 수가 없는 거죠. 근데 비용 차이가 얼마 되지도 않아요. 주로 외주업체 사장들이 가져가는 몫이 있으니깐 비용절감 효과도 크지 않은 겁니다. 직접고용을 하면 중간에 새 나가는 부분이 없어서 절감되는 겁니다."
김영훈: "외주화라는 게 우리가 못하는 일을 주면서 협력을 하는 개념인데 실제 현장에서는 인건비 장사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발전소 하청업체는 1년마다 바뀌어요. 1년 동안 인건비 빼가는 거죠. 얼마 전 한전KPS 원청교섭 때문에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심문회의가 있었어요. 이 때 지노위원이 하청업체에 안전매뉴얼이 있느냐?라고 묻더라고요. 1년짜리 하청업체에 (따로) 안전매뉴얼이 있을 리가 없죠. 원청 안전매뉴얼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데 이것도 제대로 안 지켜요. 긴급작업이면 안전매뉴얼 안 지키고 그냥 원청 직원이 구두 지시하는 거죠. 김충현도 그렇게 일했어요. 작업 전 안전을 점검하는 팀회의인 TBM(Too Box Meeting) 문서에도 본인 이름만 적혀 있고, 작업 관련 자료도 남아 있지 않아요. 긴급작업이 상시작업이 된 거죠.
- 발전소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구조 때문에 겪는 구체적 어려움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영훈: "안전펜스 높이가 낮아서 추락을 방지할 수 없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회사가 개선을 시켜주는 게 아니라 우리들 보고 고치라고 작업지시를 내려요. 안 그래도 인력 없어 바빠 죽겠는데 안전시설까지 만들라고 하니깐 입을 다물게 되는 거죠. 발전소 내에 태양광작업도 하는데 이게 물 위에 있어요. 물 위에 떠 있는 부표를 하나하나 밟고 이동을 해요. 부표가 오래 되다 보니깐 뽀각 부서지면서 물에 빠져요.
이런 걸 보강 해달라고 하면 하청 노동자들한테 고치라고 하는 거죠. 시설물은 다 발전소 거거든요. 예산과 권한을 가진 원청이 해야 하는데 하청업체한테 떠넘기고 하청업체는 자기 시설도 아닌 걸 돈 들여서 고칠 필요가 없는 거죠. 그런데 안전조치는 해야 하니깐 우리한테 시키는 겁니다. 위험한 작업이라서 작업중지권 행사하면 업무에서 배제하고요."
- 공공기관은 원하청이 함께 하는 안전근로 협의체를 하잖아요?
김영훈: "55분 원청 이야기하고, 5분 주고 하청업체 이야기해보라 합니다. 형식적이죠."
함께 일하는 동료라는 공통점이 정규직 비정규직보다 중요

▲ 한창운 서울교통공사 명예산업안전감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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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이후 꾸려진 구의역 사망재해 진상조사단 보고서, 김용균 특별조사위원회 권고안, 김충현 협의체 합의안이나 법원 판결, 노동부 조사에서 모두 직접고용이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그런데 실제 이행은 안 됩니다. 사측의 비협조적인 태도도 문제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의 정서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아닐까요?
한창운: "10년 전 구의역 김군사건 이후 직접고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95년 입사했잖아요. 당시에는 노동자들이 선로 아래 내려가서 작업하는 게 당연한 시절이었고 많이 죽었죠. 노조활동으로 그런 환경을 하나하나 바꾼 경험이 있어 안전문제와 직접고용에 대해 좀 더 호의적이었던 것 같아요. 정규직이라는 좋은 일자리가 원래 있던 게 아니라 공사 직원들이 노조로 뭉쳐서 좋은 일자리로 만든 거죠. 그런데 지금은 한정된 정규직 일자리를 두고 시험과 경쟁을 거치니깐 조금 더 이야기가 어려워진 것 같아요. 그래도 노조 내에서 치열하게 토론했고, 하청노동자들도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동료라는 최소한의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었어요.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적 결단이 더해진 거고요."
김영훈: "김충현 사망사고 이후 김민석 총리 훈령으로 '고 김충현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를 만들어서 정부와 재발방지대책을 합의했어요. 화력분야 하청노동자는 3월 31일까지 노사전(노동자·사용자·전문가)협의체를 구성해 5월 31일 까지 직접고용을 완료하고, 원자력 분야는 4월 30일까지 노사전협의체를 구성해 6월 30일까지 완료한다고 되어 있어요. 구체적으로 노동조건이나 직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사측과 노동자 전문가들끼리 모여서 정하자는 거죠.
그런데 지금은 한전KPS사측의 반발로 노사전협의체도 구성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전KPS 정규직 노동자들도 법원의 불법파견 사실도 인정할 것이고, 우리가 힘든 일하는 것도 인정할 거라고 믿어요. 하청노동자들은 모두 현장에서 10년 20년 일한 숙련노동자라 현장에서는 우리 없으면 일이 돌아가지 않거든요. 현장에서는 형 동생하면서 같이 일하는 사이예요. 신입 정규직들을 저희가 교육시키기도 해요. 노동자와 노동자간 갈등을 부추기지 않으려면 결국 정부가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 지하철이든 발전소든 모두 위험한 현장입니다. 직접고용이 되더라도 안전하게 일하려면 2인 1조가 필수일 것 같습니다.
한창운: "표면적으로는 2인 1조를 하라고 해요. 선로작업은 반드시 2인 1조가 되어야죠. 그런데 반드시 끝내야 하는 작업이 있는데 인력이 부족하면 2인 1조를 지킬 수 없는 거죠. 게다가 오세훈 시장은 (2008년) 경영혁신을 내세우면서 1800여 명의 인력을 감축했고요, 2023년에도 2200여 명 인력 감축 계획을 세웠어요. 관리자들은 안 다치게 2인 1조를 지시하면서 면피하고 현장에서는 위험한 걸 알면서도 단독 근무를 하는 거죠. 안전은 인력과 비용이 없으면 확보되지 않아요."
김영훈: "김충현이 산재사고로 사망하니깐 김충현이 하던 작업을 없애버렸어요. 사고가 난 선반 업무를 다 발전소 밖으로 외주화시켰어요. 동네에 있는 가공업체 또는 전문업체에 의뢰합니다. 사고만 나면 2인 1조 원칙을 강조하는데, 발전소 폐쇄된다고 하니 인력충원을 더 안 해요. 신입으로 들어왔다가 혼자서 이 업무를 다 해야 하는 사실에 절망하고 퇴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장 인력 부족 문제가 잘 부각이 안 돼요. 결국 하청노동자들이 부족한 인원을 채워가며 일하니깐 더 위험해지는 거죠."
노동자를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판 2인1조

▲ 김영훈 공공운수노조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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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은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지하철이 어떻게 운행되고 정비되는지를 잘 모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술도 발전하는데 2인 1조가 꼭 필요하냐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요.
한창운: "제가 30년 동안 철도기술발전을 계속 봐왔어요. 이거 들어오면 사람이 준다 생각했는데, 안전을 담보하지는 않아요. 효율을 높이기는 하죠. 모든 업무가 다 2인 1조 필요는 없어요. 다만 필수적인 위험업무들이 있어요. 서울지하철에서 일어난 신당역 사고도 홀로 순찰을 돌다가 사망한 거예요. 지하철에서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방화사건, 폭행사건 등도 대응을 하려면 역이나 지하철에 충분한 사람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노조가 없거나 약한 곳은 무인화되니깐, 시민들이 위험에 처하면 도움 받을 수 있는 노동자도 없어지는 겁니다. 전기 업무도 감전사가 많아요. 둘이 하면 그런 실수가 줄어요. 건드리면 안 되는 선을 중복 체크하는 거죠."
김영훈: "제가 발전소 내에 전기 정비 업무를 하니깐 잘 알아요. 발전소 전기 직군은 최소 480w에서 최대 11만v 특고압을 다루어요. '두 번 확인 한 번 조작'이 구호예요. 내가 자신이 있다고 해도 두 사람이 같이 확인하면서 안전한 전기선을 만져야 합니다. 게다가 발전소 대부분의 설비들이 중량물이에요. 혼자서 들 수 없어요. 3톤, 5톤짜리 기계를 취급하니깐 떨어지면 대형 사고죠. 기계를 이용해 이동시키는 게 많기 때문에 2인 1조 이상. 보통 팀 단위로 해야 합니다. 한 사람이라도 부족하면 남아 있는 사람이 과부하가 걸립니다."
- 마지막으로 구의역 김군과 김용균 김충현을 대신해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한창운: "구의역 김군 사건 이후로 2인 1조가 주요한 의제가 되었어요. 2년 뒤 김용균이 사망하면서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이 만들어졌죠. 지금 우리의 과제는 2인 1조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구의역 사망재해 진상조사단에서도, 김용균 특조위에서도, 김충현협의체에서도 2인 1조, 위험의외주화 권고안이 만들어졌지만 실제로 집행은 안 됩니다. 권고안만으로는 안될 것 같아요. 지난해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노동자의 사망 사고 위험이 높은 작업의 경우 2인 1조 작업을 의무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어요.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데 이 법안이 꼭 통과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2인 1조와 안전인력을 확충할 수 있는 시장이 선출되기를 바랍니다."
김영훈: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발전소에서 만드는 전기는 공공재예요. 모두가 사용하고 있는데 정작 노동자들은 어떻게 일하는지를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쿠팡에서도 경영책임자가 택배현장에서 일하던데 공공기관이니깐 장관님이라도 오셔서 하루 일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현장체험하는 예능 프로그램 많던데, 발전소에도 한 번 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노동조합 활동에 선입견이 많은데 결국은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조직이 노동조합이라는 사실이 많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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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김군 10년...동료 어머니에게 거짓말하는 심정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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