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5.07 14:09수정 2026.05.0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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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 풍산면 소재 풍산작은도서관에서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후 2시마다 '울랄라 한글교실'이 진행된다. 이곳에 가면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어르신들이 모여 한글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기자는 4월 24일, 풍산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서봉금(77)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는 어렸을 때 학교를 안 다녀서 그게 한이 됐죠. 그런데 이곳에서 공부를 가르친다는 말을 듣고 그 이튿날부터 하루도 안 빠지고 수업 들으러 나오고 있어요. 공부하는 게 힘들 때도 있지만, 이곳에 오면 너무 행복합니다. 이곳에서 사람들 만나면서 이야기도 하고 새참도 먹고, 밥도 먹으러 가거든요.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여기서 하고 있으니까 너무 행복하고 좋습니다. 매일 나와야 한다고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웃음)."

▲ 한글을 배우는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서봉금 씨.
풍산작은도서관
일상에서 느끼는 한글 학습의 효능감
본인을 공부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한 서씨는 한글을 가르쳐주는 선생님들이 자신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더불어, 본인의 주변에 나이 들어서 뭐 하러 공부하냐며 학습을 두려워하는 분들이 있는데, 자신이 그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제가 글을 아주 멋지게 쓴 다음, 여성회관에 가서 (제가 쓴 글을) 읽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거기에 있는 분들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나는 내 이름을 어떻게 쓰는지도 몰랐는데 도서관에 가서 한글을 읽고 쓰는 방법을 배웠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뭐 하고 있냐'고. 그들에게 내가 쓴 글을 읽어주면서 그런 말을 해주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한글을 배우고 있습니다."
비슷한 연령대의 어르신들에게 한글을 배우러 가자고 직접 권유해본 적도 있었다고 한다.
"제 친구들이 밥 먹고 누워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너무 답답하고 마음이 아파서 같이 도서관에 가자고 권했던 적도 있습니다. 한글을 배워서 조금이라도 글을 쓸 줄 알게 되면 정말 좋거든요. 한글을 못 쓴다고 어디 가서 벌벌 떨 필요도 없으니까요. 일자리(노인 일자리) 하러 가보면 글을 못 쓰는 노인들이 많으니까 다른 사람이 대신 써주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사람들은 집에 가서 일주일 동안 한 글자씩 써오기도 해요. 그런데 저는 그냥 그 자리에서 바로 써서 (담당자한테) 서류를 줘요. 한글을 배우니까 그런 점이 참 좋더라고요."

▲ 서봉금 씨가 한글을 배우며 작성한 시.
풍산작은도서관
데리러 오시고 데려다 주시지만
일상생활에서 한글을 배운 효능감을 느끼고 있다고 털어놓은 서씨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열정이 넘치는 만학도 서씨의 모습을 보는 자녀들도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흐뭇함을 감출 수가 없다.
"제 자녀들도 엄마가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니까 아주 좋아해요. 다른 사람들의 엄마는 무언가를 배우러 가지 않는데, 우리 엄마는 무언가를 배우러 도서관에 간다면서 너무 좋아하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르더라고요."
만학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에 만족한다면서도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고 털어놨다.
"관장님도 학습자들에게 잘해주시고 강사님도 열심히 가르쳐주셔서 공부할 힘이 나요. 바쁜 시간에도 학생들을 데리러 오시고, 공부 끝나면 집까지 데려다주시곤 해요. 그렇게 고생하시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군에서 차를 한 대 마련해주면 우리가 얼마나 좋겠습니까? 선생님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서 우리를 데리러 오고, 다시 데려다주시는 걸 보면 너무 미안해요. 그러니까 군에서 차라도 한 대 마련해주면 좋겠어요. 그러면 우리가 학습에 열중하기가 더 수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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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에 거주하는 김경준입니다. 순창군과 중동 지역의 뉴스에 관심을 갖고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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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에서 차 한 대 마련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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