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영 에세이, <어떤 어른> 책표지, 어린이를 존중하는 어른의 세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혁진
"어린이라는 이유로 출입을 제한하는 건,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안경을 썼다는 이유로 출입을 제한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어린이의 출입을 제한해야 할 때는 오직 어린이를 보호할 때뿐입니다."(130쪽)
처음엔 <어떤 어른>이라는 책 제목부터 궁금했다. '어른'이라는 주제에 이끌렸다. 독서 교실 운영자가 매일 대하는 어린이가 아닌 어른을 논하다니 의구심을 가지고 책을 넘겼다. 작가는 책에서 '이웃 어른', '선생님', '할머니', '어른의 어른', '친구가 있는 어른' 등 다양한 어른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 작가는 '어른의 어른' 에세이에서 "우리 사회에 진정한 어른이 부족 하다거나 본받을 사람이 없다는 식으로 '어른 부재'를 이야기하는 것은 자신 스스로 어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했다.
필자 또한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는 말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김 작가의 말에 백번 동의한다.멘토를 찾기 전에 먼저 자신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요컨대 존경할 수 있는 어른, 닮고 싶은 어른 등 이른바 '좋은 어른'은 다른 어른 뒤에 숨지 말고 자신 스스로 어른이 되도록 노력하는 어른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의도는 어린이를 통해 어른 세계를 되돌아보고 더 좋은 어른이 돼 보자는 것이다. 과연 어린이를 위해 어른들이 제대로 그 역할을 하고 있는지 되묻는 책이다. 에세이는 작가의 '자서전'이기도 하다. 독서교실을 오가는 어린이들과 함께 보내는 일상과 가치관이 책 곳곳에 묻어있기 때문이다.
'어떤 어른'의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어린이에게 '필요한 어른'이다. 그런 어른은 어린이를 한 사람으로 존중하고 자신도 도움을 받게 된다. 세상은 서로 돌보고 돌봄을 받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어린이를 대하는 방식이 앞으로 우리가 대접 받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어린이는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어른들이 보호하고 존중해야 하는 존재이다. 그는 2023년 4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 강연에서 어른의 역할을 이렇게 강조했다.
"어린이에게 영향을 끼치는 방법이 있습니다. 평소에 멋있는 어른인 척하는 것입니다. 편의점 직원에게 예의 바르게 대하는 어른,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어른, 뒷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는 어른이 되어주세요. 여러분이 어렸을 때 좋아했던 어른이 되어주세요. 만일 그런 어른을 만난 적이 없다면, 여러분에게 필요했던 바로 그 어른이 되어주세요. 미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어린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사랑스럽게 대했거나 자전거를 넘어지면서 탈 때 잘했다고 칭찬한 것을 기억하고 아이들은 친절을 배우고 자신감을 얻는 것이다. 지난 5일은 어린이날이었다. 초등생들이 어린이날 하루도 온전히 쉬거나 놀지 못하고 공부하러 학원으로 향하고 있다는 암울한 현실을 보면서 독서교실 김소영 선생님이 진정으로 어린이를 이해하고 존중하자는 말이 절절히 마음에 다가왔다.
어떤 어른
김소영 (지은이),
사계절,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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