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휴대폰 충전까지, 오사카에서 받은 진한 마음

전시 방문에 반가운 통화까지... 감사했습니다

등록 2026.05.07 15:34수정 2026.05.07 15:34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언제부터인가 오사카 한인 타운 쪽의 한국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싶던 차에, 어린이날과 그 전날을 이용해서 1박 2일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한인 타운 숙소에 가방을 놓아두고 핸드폰의 지도앱을 보면서, 조선인 초급학교와 역사기념관 한인타운거리 등을 몇 시간 동안 잘 구경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녁 시간이 되어 일본의 초밥을 먹어보고 싶어 지도를 검색해 보니, 쓰루하시 지하철역 방향으로 500여 미터 정도 거리에 여러 집들이 검색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을 찾아가다가 중간에 핸드폰이 꺼져 버렸습니다. 계속 앱을 켜 놓은 채로 다니다 보니, 배터리 소모가 빨리 일어난다는 걸 깜빡했습니다. 여행으로 들뜬 탓에 배터리 잔량도 확인을 안 했습니다.


그런데, 오사카 한인타운 거리로부터 멀리 떨어진 그곳에도 한글 간판이 많이 보이고, 한국어가 여기저기서 들렸습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한국어로 얘기하는 분들의 한 음식점에 들어가서 여기서 식사를 하면서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을지 여쭤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영업이 끝났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남자 분께서 핸드폰 충전은 해 드릴 수 있다고 하시면서 충전을 시작해 주셨고, 다른 여성 분은 인근의 식당으로 저를 데려다 주셨습니다.

저는 엔화 현금은 하나도 안 가지고 갔기에, 그곳 사장님께 크레딧 카드나 송금으로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그곳 사장님이 여기는 5천엔 이하는 카드를 안 받고, 계좌이체도 번거롭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곳을 나와서 처음에 들렀던 올레길이라는 음식점으로 다시 왔습니다.

음식점에 와서 물어보기를, 그냥 거기 진열되어 있는 전 같은 것 한 팩 사서 바로 옆에서 먹으며 충전을 좀 할 수 있겠느냐고 여쭤봤습니다. 하지만 여자 사장님께서는 그냥 음식을 드리겠다고 하셨습니다. 결재를 하겠다고 하는데도, 그냥 전 한 팩과 잡채 한 팩, 그리고 김치까지 싸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다음날 여기서 'Good Morning Korea and Japan'이라는 한일 연합 NPO 단체에서 한일 문화교류 전시회가 있으니, 시간 되면 보러 오라고 하셨습니다. 자신은 보통 '올레길 맘'으로 불리고, 이 단체 한국인 대표를 맡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그 단체를 위해 기부라도 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럴 필요 없다고 하셨습니다. 결국 음식값 지불이나 기부도 못한 채, 충전된 핸드폰과 싸 주신 음식을 가지고 숙소로 와서 저녁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전시 작품들 1 한일 문화교류 전시회 작품들
▲전시 작품들 1 한일 문화교류 전시회 작품들 최창균

다음날 아침에 그곳을 다시 찾아가 전날 감사했노라고 인사를 드리고, 테이프 커팅과 내빈 기념 촬영 때 사진사 노릇을 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핸드폰 충전을 해 주신 남자 분과 이 얘기 저 얘기하다가, 제가 사는 지역에서 자신이 군 생활을 했다는 얘기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 자신이 의지했던 군인교회 목사님 이름을 얘기했고, 마침 제가 그분 전화번호도 가지고 있어서 스피커폰을 틀어 놓고 3자 통화까지 하는 즐거움을 나눴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후 올레길 맘 대표님께 약소하나마 카카오톡 송금으로 단체 후원금을 보냈는데, 그것마저도 안 받으셨습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노숙자에게 음식을 갖다 드리는 일을 하시기도 하고, 그밖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선행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모두 오사카에서 만난 천사들입니다. 일본에 살고 계시는 한국 동포 분들을 진하게 경험하고 돌아왔습니다. 오사카에 사시는 천사 분들의 삶이 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전시작품들 2 한일 문화교류 전시회 작품들
▲전시작품들 2 한일 문화교류 전시회 작품들 최창균
#오사카한인타운 #쓰루하시 #올레길 #동포 #오사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치의학, 보건정책학, 음악학, 신학의 학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도식 날 노무현 모욕 떼창? 이게 힙합인가 추도식 날 노무현 모욕 떼창? 이게 힙합인가
  2. 2 [단독] 남욱 "유동규, 미국 송금 알아봐달라 요청"...다시 흔들린 '428억 약정설' [단독] 남욱 "유동규, 미국 송금 알아봐달라 요청"...다시 흔들린 '428억 약정설'
  3. 3 주가 떨어질까봐 삼성전자 노조 비난하는 당신이 놓친 것  주가 떨어질까봐 삼성전자 노조 비난하는 당신이 놓친 것
  4. 4 [단독] 46년 만에 공개된 5·18 인터뷰, 힌츠페터가 촬영한 이 외국인의 정체 [단독] 46년 만에 공개된 5·18 인터뷰, 힌츠페터가 촬영한 이 외국인의 정체
  5. 5 국립수산과학원 기간제 연구원 숨진 채 발견... 유서에 '손찌검 당했다' 적어 국립수산과학원 기간제 연구원 숨진 채 발견... 유서에 '손찌검 당했다' 적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