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는 섬마을 우편배달부 중에서
변성진 편집
2025년은 어머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 지 6년째 되는 해였다. 더 늦어지기 전에 사진책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 마음을 실행으로 옮겼다.
수천 장의 사진 가운데 책에 넣을 사진은 80여 컷으로 줄였다. 많이 찍은 만큼 많이 덜어내야 했다. 어머니의 집안일과 밭일, 취미, 섬의 풍경까지 함께 담고 싶었지만, 편집 과정에서 대부분을 덜어냈다. 결국 사진책은 어머니의 우편배달 노동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그렇게 <어머니는 섬마을 우편배달부>는 사진과 짧은 글을 함께 엮은 70쪽 안팎의 독립출판 사진책으로 완성됐다. 책에는 배에서 내려 마을로 들어서는 어머니, 우편물을 정리하는 손, 우편함 앞에 멈춰 선 모습, 산길을 넘어가는 발걸음이 담겼다. 한 권의 책에는 오랜 시간 섬마을을 오간 어머니의 노동과 그 길을 뒤따라 걸었던 아들의 시간이 함께 담겼다.
<어머니는 섬마을 우편배달부>는 한 가족의 사적인 기록이면서도, 사라져가는 섬마을의 풍경과 한 여성 노동자의 시간을 담은 기록이다. 어머니의 우편가방 안에는 편지와 고지서만 들어 있지 않았다. 그 안에는 마을 사람들의 안부와 기다림, 그리고 한 시대의 생활이 함께 담겨 있었다.
책은 5월 4일, 어머니의 생일에 발간되었다. 오는 5월 16일에는 서울 강남의 갤러리카페 '룩인사이드'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작은 출판기념회를 준비하고 있다. 어머니는 주인공으로 살아본 적이 별로 없다. 누군가의 생계를 책임지고, 누군가의 안부를 챙기며, 늘 필요한 자리에서 조용히 살아왔다. 그래서 이번 자리는 어머니의 노동과 시간을 함께 바라보는 자리이자, 그동안 뒤편에 서 있던 어머니를 이야기의 중심에 모시는 시간이 될 것이다.
사진을 찍지 않았다면 나는 어머니의 일하는 모습을 제대로 알지 못했을 것이다. 어머니가 어떤 길을 걷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는지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의 노동을 자주 지나친다. 너무 가까워서 안다고 생각하지만,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끝내 알 수 없는 시간이 있다. <어머니는 섬마을 우편배달부>는 그 뒤늦은 알아봄의 기록이다. 아들이 어머니를 찍은 사진책이지만, 결국 이 책은 우리 곁에서 묵묵히 이어져 온 노동과 삶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 어머니는 섬마을 우편배달부 출판 기념회 초대장
변성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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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섬마을 우편배달부, 6년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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