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소에서 발표중인 모습
이경호
구찌터널과 베트남과학기술한림원 생명과학연구소는 그 질문을 더 깊게 만들었다. 전쟁과 고엽제로 폐허가 되었던 구찌의 숲은 다시 복원되고 있었지만, 사라진 생명과 단절된 생태계가 완전히 돌아올 수는 없었다. 사람을 잘 따르던 흰머리웃음지빠귀가 전쟁 당시에는 위치를 노출시키는 존재로 여겨졌다는 이야기는, 인간의 폭력이 어떻게 자연의 의미까지 뒤틀어 놓는지 알게 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생명과학연구소에서는 이 모든 현장을 국제적인 보전 구조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논의했다. 세 환경운동연합은 번식지와 이동 경로, 월동지를 잇는 공동 모니터링 체계와 국제 네트워크를 제안했고, 연구소 역시 지속 가능한 구조와 예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특히 한국에서 번식한 백로가 베트남까지 이동한다는 사실에 놀라는 반응은, 백로 문제가 이미 국경을 넘어선 과제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미국의 사례는 또 다른 실마리를 준다. 미국의 경우 자연 둥지터가 부족하거나 부적절할 때 인공 둥지 구조물 설치로 번식 성공을 높였다. 자연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사라진 서식지의 빈자리를 임시로라도 메우고 번식 조건을 다시 세우는 방식이다. 일본 홋카이도에서 본 사례와도 닮았다. 건물 높이를 낮추고, 인간의 개발을 새의 비행에 맞춰 조정하며, 까마귀와 맹금류 같은 자연의 조절 기능을 인정하는 방식은, 백로를 없애지 않고도 도시를 조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연을 얼마나 오래 버티게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인간이 얼마나 빨리 조건을 바꿀 수 있느냐다.
전주의 효천지구는 비교적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효천지구는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왜가리 번식지가 주거지와 가까이 있었다. 그러나 대규모 벌목이나 강제 퇴치가 아니라 오히려 서식지를 백로공원으로 존치하며 아파트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게 했다. 공존을 관리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이런 사례는 현재 번식지 갈등을 겪고 있는 청주에서도 충분히 참고할 수 있는 방향이다. 도시 구조를 조정할 수 있다면, 백로 역시 계속해서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보호구역을 남긴 것이 아니라, 도시계획 단계에서 생태를 함께 고려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다 크다.

▲ 효천지구의 모습 노란색 백로공원 빨간색 백로서식지
이경호

▲ 청주 송절종 택지개발예정지 보이는 녹지가 백로 서식처이다
이경호
지금은 백로의 번식기다. 한국의 하늘과 하천, 마을 숲에서는 백로가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고 있을 것이다. 가을이 오면 그 새들은 다시 이동해 베트남과 동남아의 습지와 숲으로 날아갈 것이다. 그 길이 끊기지 않도록, 지금 필요한 것은 벌목이 아니라 설계이고, 민원이 아니라 데이터이며, 단기 처방이 아니라 국제 연대다. 세계 철새의 날은 철새를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철새가 살아갈 조건을 다시 만드는 날이어야 한다.
백로가 한국에서 태어나 베트남에서 겨울을 나는 길 위에, 짬침의 습지와 Cave Pagoda의 나무와 니호아마을의 남겨진 한 그루와 연구소의 협력이 함께 놓이기를 바란다. 공존은 한 번의 선언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백로는 이미 국경을 넘어 날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인간이 그 길을 끊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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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베트남까지... 아시아 생태계 '철새'가 연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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