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 출생' 북한배경학생들이 마주한 입시 장벽

북한이탈주민 특별전형 대상 제외, 출생지 따라 달라지는 입시 기회

등록 2026.05.10 17:59수정 2026.06.0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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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국 출생 북한배경학생들이 대학 입시 전형에서 국내 학생들과 경쟁해야 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3국 출생 북한배경학생'이란 북한 출신 부모님이 탈북 과정 중 중국 등 제3국에서 낳은 아이를 일컫는다.

'북한이탈주민법'에 따르면 출생지가 북한인 사람만 북향민으로 인정해, 외국에서 태어난 제3국 출생 북한 배경 학생은 북향민에서 제외된다. 즉, 출생지 별로 제도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북한 출생의 학생만 북한이탈주민에 해당해, '북한이탈주민 특별전형'에 응시할 수 있고 제3국 출생과 국내 출생 학생은 응시가 불가능하다.
현행법상 북한 출생의 학생만 북한이탈주민에 해당해, '북한이탈주민 특별전형'에 응시할 수 있고 제3국 출생과 국내 출생 학생은 응시가 불가능하다. 남북하나재단 2026 입시 핸드북

제도적 차이는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입시에서도 나타난다. '북한 출생'의 북향민은 정원 외 특별전형(북한이탈주민 특별전형)으로 북향민끼리 경쟁할 수 있지만, '제3국 출생' 학생은 정원 외 특별전형에 응시할 수 없어 국내 학생과 경쟁해야 한다.

 북한배경학생과 일반 학생 간의 수업 이해도와 학업 성취 수준 차가 많이 나고, 특히 제3국 출생의 북한배경학생 학업 성취 수준이 가장 낮다.
북한배경학생과 일반 학생 간의 수업 이해도와 학업 성취 수준 차가 많이 나고, 특히 제3국 출생의 북한배경학생 학업 성취 수준이 가장 낮다. 한국교육개발원

한국교육개발원 2025년 교육정책 개선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배경학생의 수업 이해도와 학업 성취 수준은 중~하로 일반 국내 학생보다 현저히 낮으며 특히 제3국 출생 학생이 가장 낮다. 그 이유는 한국어를 잘 몰라 언어적 공백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보통 중학생 때 한국에 입국해 모국어가 중국어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남북사랑학교 섭외 도중 제3국 아이들과 소통하려면 '중국어가 가능한 선생님'이 함께 와야 한다고 할 정도로 한글을 모르는 학생이 많았다.

또한 제3국 출생의 북한배경학생은 진로 탐색 정도가 다른 학생들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3국 아이들은 어머니와 떨어져서 그룹 홈이나 기숙 시설에서 거주하는 비율이 높아 자유로운 진로 탐색과 다양한 직업 세계로 안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치열한 사교육과 입시 경쟁 속에서 훈련받아 온 국내 학생과 당장 한국어 소통조차 버거운 제3국 출생 학생이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해야 하는 셈이다.

 2025 4월 기준, 북향민의 출생지 별 학생 수 현황. 북한 배경 학생 총 2915명 중 ‘북한 출생’ 학생 290명(9.9%), '제3국 출생' 학생 1019명(35%), '국내 출생' 학생 1606명(55.1%)으로 '제3국 출생' 학생이 '북한 출생' 학생보다 3배 높은 비율 차지
2025 4월 기준, 북향민의 출생지 별 학생 수 현황. 북한 배경 학생 총 2915명 중 ‘북한 출생’ 학생 290명(9.9%), '제3국 출생' 학생 1019명(35%), '국내 출생' 학생 1606명(55.1%)으로 '제3국 출생' 학생이 '북한 출생' 학생보다 3배 높은 비율 차지 북한배경학생교육지원센터 2025년 통계 현황

북한배경학생교육지원센터의 2025년 4월 통계 자료에 따르면, 북한배경학생 총 2915명 중 '북한 출생' 학생 290명(9.9%), '제3국 출생' 학생 1019명(35%), '국내 출생' 학생 606명(55.1%)으로 '제3국 출생' 학생이 '북한 출생' 학생보다 3배 이상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법적으로 북향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다.

이 때문에 2024년 대입부터 '제3국 출생' 학생도 정원 내 특별 전형(다문화 전형, 한부모 전형)에 지원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 시행령이 개정됐지만 2~5명의 소수 인원만 선발해 현실적으로 문이 좁다.


최근 '제3국 출생' 학생들에게 교육 지원금(장학금), 양육비 지급과 같은 우회적인 현금성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이는 학습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는 경제적 도움은 되지만 '국내 아이들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입시 구조의 장벽을 개선하는 본질적 방안으로 보긴 어렵다.

2021년부터 꾸준히 현행법에 제3국 학생도 북한이탈주민에 포함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는데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기자에게 "제3국 출생 자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에 공감하지만 법률안 개정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제3국 출생 자녀까지 북한이탈주민에 포함하면 북한 출생 자녀와의 법률상 형평성에 어긋나고, 재정 지원에 필요한 재원 확보의 어려움, 특례 대상 증가로 인해 어렵다고 전했다. 출생 기준 역시 부모의 탈북 시기나 출산 장소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법률안 개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원 외 특별전형' 대상에 제3국 출생 북한배경학생을 포함할 가능성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라며 "고등교육법이 개정되면 실시할 수 있지만 이를 대중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라고 전했다.

탈북민 명칭을 북향민으로 바꾸며 차별적 표현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시작됐다. 그러나 여전히 출생지에 따라 입시 기회와 제도적 지원이 달라지는 현실 속에서, 제3국 출생 북한배경학생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는 남은 과제로 보인다.

이들에게 지원하는 제도를 불필요한 특혜가 아닌, '동등한 출발선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발판'으로 바라보는 연대 의식이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제도 개선의 진정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북향민 #제3국출생북한배경학생 #입시제도 #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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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자대학교 저널리즘 전공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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