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onze-winged Jacana 어린새
이경호
아무튼 짬침에서는 두 종의 특별한 물꿩류를 함께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새들이 특별하게 보이지 않는 풍경이었다. 잘 보전된 습지 안에서 이 새들은 희귀종이 아니라 평범한 생태계의 구성원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건강한 습지에서는 희귀한 새조차 일상의 일부가 된다.
어느 나라에서는 평생을 쫓아다녀야 겨우 만나는 새가, 다른 곳에서는 논과 습지의 흔한 풍경이 된다. 철새와 습지 생물들에게 국경은 의미가 없다. 인간만이 선을 긋고, 이름을 붙이고, 희귀함의 기준을 만들어낸다.
▲ 30년 못 만난 새를 베트남에서 만났습니다 #물꿩 #Bronze-winged Jacana 30년 동안 번번이 스쳐 지나가기만 했던 새, 물꿩. 서산과 새만금, 우포늪까지 찾아갔지만 늘 아까까지 있었다는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베트남 짬침국립공원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배를 타고 습지를 이동할 때마다 연잎 위를 걷는 물꿩이 눈에 들어왔고, 심지어 Bronze-winged Jacana까지 함께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국내에서는 평생을 쫓아다녀야 겨우 만나는 새들이, 이곳에서는 습지의 평범한 풍경처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 새와 사람의 이야기 / 새랑새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물꿩은 그렇게 베트남의 습지에서 새로운 인연이 되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새가 어느 날 갑자기 눈앞의 풍경이 되는 경험은 탐조를 계속하게 만드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새를 만난다는 것은 단지 목록 하나를 추가하는 일이 아니다. 그 새가 살아가는 공간과 생태계를 함께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다.
30년 동안 만나지 못했던 새를 베트남에서 마주한 순간, 떠오른 것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었다. 새가 귀한 것이 아니라, 그런 새들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습지가 점점 귀해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짬침에서 본 것은 희귀한 새 몇 마리가 아니었다. 인간의 개발과 훼손 속에서도 아직은 생명들이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습지의 시간이었다. 인간은 늘 희귀종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사라지고 있는 것은 그 새들이 살아갈 평범한 터전인지도 모른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날로 파괴되어지는 강산을 보며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자연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대전환경운동연합 회원이 되시면 함께 눈물을 흘리고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하기!
https://online.mrm.or.kr/FZeRvcn
공유하기
한 마리만 나타나도 전국에서 몰려오는 새, 드디어 만났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