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를 위해 잡은 주사 발목에 잡은 주사가 혈관이 터져서 간호사님이 재차 잡은 주사바늘이다
김은영
5일째 되는 날에는 검사를 위해 꽂은 주사를 그냥 빼기 아까워서 영양제를 요청하여 맞았다. 혈관이 약한 아빠는 주사를 잡기 굉장히 어려운 환자이기 때문이다. 웬만한 간호사 분들도 혈관을 제대로 찾지 못해 기본 2번 많게는 4, 5번까지 팔, 다리, 손가락, 발등 이곳저곳에 찌르는 경우가 많다. 환자인 아빠도 고생이지만 아빠의 손발이 움직이지 않게 잡고 있는 나도, 주사를 계속 놓는 간호사 분들도 모두 다 고생이기 때문에 잘 꽂힌 주사는 그날 바로 빼지 않고 영양제나 수액을 맞으면서 한 번 더 쓴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입원 후 며칠 동안 다양한 검사를 하고 나온 검사 과정을 실시간으로 나는 가족 단체대화방에 전달을 한다. 아빠는 역시 피, 소변, 엑스레이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고 혈뇨를 보는 와중에 헤모글로빈 수치도 정상이었다. 추가로 진행한 복부 CT에서도 다른 장기의 이상도 보이지 않았고, 작은 결석들이 보이는데 이걸 억지로 깨는 게 현재 혈전약을 먹는 아빠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 우선 한두 달 정도 더 지켜본 뒤 재검사를 진행해 보는 게 더 나을 거라고 하신다.
최종 결정은 보호자의 몫, 항상 어렵지만
중증 와상 환자인 아빠는 자신의 상태를 이야기할 수 없고 손짓, 발짓으로도 표현할 수 없다. 그렇기에 보호자인 내가 본 아빠의 신체 반응들로 의사에게 대신 전달을 해야 한다. 혈뇨를 보는 동안 아빠는 딱히 아파하거나 다른 반응이 없었기에 내가 보고 느낀 그대로 의사에게 이야기를 했다. 내가 맞게 파악을 한 것인가? 내 말을 토대로 아빠의 상태를 보고 진료 방안을 이야기한 의사의 판단을 믿어도 되나? 믿고 그냥 따라가도 되는 것인가?
나는 비슷한 환자들을 많이 보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병동 간호사 분들을 붙잡고 조언을 구했다. 감사하게도 모두들 진심으로 걱정해주면서 아빠 같은 상황의 환자를 많이 보았으며 혈뇨를 잡기 위해 혈전 약을 줄였을 때 더 안 좋은 반응들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역시 최종 결정은 의사의 판단과 더불어 보호자의 선택이다. 항상 이 때가 가장 어렵다.

▲ 늘 어려운 '보호자'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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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우리는 여기서 혈뇨를 잡기 위한 더 이상의 검사나 시술은 하지 않기로 했다. 아빠의 반응과 그걸 옆에서 지켜본 나의 최종 결정이었다. 조금은 찜찜한 마음으로 다시 요양병원에 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요양병원으로 온 지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아빠는 혈뇨를 이전보다 훨씬 덜 보고 있다. 이유가 뭘까? 여전히 정답은 모르겠다.
그러나 24시간 아빠를 옆에서 지켜본 나의 결정을 믿고 지지해 준 가족들의 마음이 최종 결정을 함에 있어 큰 힘이 되었다. 결과가 어떻든, 그 당시에 내린 나의 결정은 그 상황에서 아빠를 위한 그리고 아빠와 함께하는 우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을 거라는 믿음을 확인 받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아빠의 소변색은 맑은 레몬즙 색이다.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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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혈뇨를 잡기 위한 분투, 간병 8년차도 어려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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