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도, 주부도... 나만 빼고 다 부자 되는 '주식 공포'

적금 해약하고 뛰어드는 광풍의 시대, 포모(FOMO) 증후군에 잠 못 드는 사람들

등록 2026.05.12 10:44수정 2026.05.1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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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장 후반 상승 전환해 7,500선 턱밑에서 장을 마치며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95포인트(0.11%) 오른 7,498.00에 장을 마치며 지난 4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2026.5.8
코스피가 장 후반 상승 전환해 7,500선 턱밑에서 장을 마치며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8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7.95포인트(0.11%) 오른 7,498.00에 장을 마치며 지난 4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2026.5.8 연합뉴스

언제부터였을까. 동네 카페에 앉아 있으면 옆자리 주부들의 대화 주제는 교육이나 육아에서 '반도체'와 '이차전지'로 옮겨갔다. 평생 성실히 부어오던 적금을 해약해 주식 계좌로 옮겼다는 무용담이 승전보처럼 들려온다. 심지어 학교 앞 문방구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며 특정 종목의 등락을 논한다. 바야흐로 '주식 광풍'의 시대다.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땀 흘려 번 돈을 은행에 차곡차곡 쌓아두던 이들은 어느덧 '바보' 취급을 받는다.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공포, 즉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대한민국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다.

노동의 가치가 비웃음당하는 세상

"아직도 예금 들어? 그거 물가상승률도 못 따라가."

지인의 핀잔에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진다. 매일 정직하게 출근하고, 한 달 꼬박 일해 받은 월급을 아껴 쓰는 삶이 도태되는 삶처럼 느껴질 때의 자괴감은 생각보다 깊다. 주식 창의 빨간 숫자가 누군가의 한 달 월급을 단 몇 시간 만에 벌어다 주는 것을 목격할 때, 우리가 배워온 '근면'과 '성실'이라는 가치는 힘없이 무너져 내린다.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돌아와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운'과 '정보' 그리고 '과감한 베팅'이 인생의 계급을 가르는 척도가 된 듯하다. 적금을 깨서 주식에 올인하는 주부들의 불안한 눈빛 속에서, 우리는 희망이 아닌 '생존을 위한 비명'을 읽는다.

주식 공포, 투자와 투기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자산 가치가 폭등하는 시기에 내 자산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은 정당하다. 그러나 지금의 현상은 건전한 투자를 넘어선 지 오래다. 공부해서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옆집 사람이 돈을 벌었다기에 무작정 뛰어드는 '묻지마 투자'가 대세다.

주식 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서민들의 일상은 함께 흔들린다. 업무 시간에도 휴대폰 주식창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하락장이 오면 온 집안에 먹구름이 드리운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시작한 일이 오히려 일상의 자유를 구속하는 '주식 감옥'이 되어버린 셈이다.


나만 도태되는 것 같은 공포는 우리를 자꾸만 벼랑 끝으로 내몬다. 하지만 묻고 싶다. 모두가 똑같은 방향으로 뛰고 있다고 해서 그 길이 반드시 정답일까. 광풍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것은 대개 승자의 환호보다는 평범한 이들의 상처 입은 일상이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주식 종목에 대한 분석보다, 흔들리는 내 마음에 대한 분석이다. 남들이 번 수익률에 내 인생의 행복을 비교하지 않는 용기, 그리고 유행처럼 번지는 광풍 속에서도 내 삶의 속도를 지켜내는 뚝심이 절실한 시점이다.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 때, 가장 위험한 것은 나 역시 미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압박감이다. 나만 도태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저 내 삶의 안전한 궤도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주식 공포에 잠식당하기엔, 우리가 일구어 온 노동의 가치는 여전히 고귀하기 때문이다.
#주식광풍 #포모증후군 #노동의가치 #묻지마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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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현직 간호사로서 삶과 죽음의 최전선인 의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기록합니다. 간호사의 노동 환경과 환자 안전, 의료 정책의 문제를 현장의 눈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당연하게 여겨졌던 병원 안의 불합리함을 공론화하여 더 나은 의료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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