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왕숙 신도시 3기 신도시 물량 중에서 2031년 이전에 입주가능한 물량은 5.6만 호 정도일 것으로 보인다. 2025년 6월 이재명 대통령이 "LH가 공공토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지적한 이후, 3기 신도시에서 민간 건설사를 통해 공급되는 분양물량은 모두 공공분양으로 전환되고, 민간 건설사는 시공사로 참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보도자료(2025.7.24)
기존 3기 신도시의 주택 구성은 대략 공공임대 35%, 공공분양 20%, 민간분양 42%, 공공지원민간임대 3%였습니다. 이제 'LH의 땅장사', 즉 '공공택지의 민간건설사 분양'을 그만하게 되면, 민간분양이 전부 공공주택으로 바뀝니다. 그 결과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을 합친 공공주택의 비율이 97%로 늘어났습니다만, 임대와 분양 사이의 비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정비 이주민들을 위해, 공공임대의 비율을 35%에서 72%로 확대하고, 늘어난 37%p 중에서 정비 이주민용 순환임대주택을 30%p 정도로 잡으면 어떨까요. 그러면 정비 이주민용을 제외한 공공임대는 42%로서, 이전의 35%보다 7%p 늘어납니다. 즉 기존 공공임대주택을 희망하던 분들의 몫도 늘어납니다. 어차피 정비 이주민들이 집을 구하지 못해서 전월세난이 생긴다면, 서울 시내에 살고 있는 많은 세입자들에게도 피해가 가는 것이니, 이를 방지하는 의미도 큽니다.
이렇게 공공임대주택 중에서 일부를 '정비 이주민들을 위한 순환임대'용으로 쓸 수 있게 된다면, 3기 신도시뿐만 아니라 9.7 대책 등 도심 공공택지나 유휴 부지 등에 지어지는 공공주택에도 정비 이주민들이 입주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10~15년 후 정도부터 정비 사업의 순증량이 현실화되면, 일반 공공임대로 전환하면 됩니다. 이는 공공주택에 대한 우리 사회의 통념도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거쳐가는 집'으로요.
서울시장이 할 일은?
그러려면 법안도 개정해야 하고, 시행령과 지침도 손 볼 것이 많습니다. 누가 당선되든 서울시장은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정부와 국회에 의견을 개진하고 긴밀한 협의를 하셔야 하겠습니다. 정말로 정비 사업이 잘되기를 바라는 서울시장이라면, 서울시 주택이 '12.6만 호 순감'하는 상황을 '완공 시점 속임'으로 '8.7만 호 순증'이라고 호도하면서 중앙 정부와 신경전을 벌일 일이 아닙니다(오세훈 후보는 지난 7일 "여러 번 강조했듯 '닥공', 즉 '닥치고 공급'이다. 착공 목표 31만가구 가운데 순증 물량은 8만 7000가구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2030년까지 착공하겠다던 3만 2000가구의 두 배가 넘는 수치"라고 주장했다).
현재의 무책임한 신통기획보다 더 많은 주택을 동시다발로 철거하겠다고 해서도 안 됩니다. 다음 서울시장이 누가 되든 정비사업을 하긴 해야겠지만, 무턱대고 철거부터 하기 전에 시민들이 정말로 이사 갈 수 있는 집부터 마련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인천시, 경기도, 국토부, 서울시가 머리를 맞대고 협의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런 게 진정 정비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공공'이 해야 할 역할 아닐까요? 아니 전체 주택이 12.6만 호가 줄어들게 생겼는데, 이주비 대출해 주면 이사 갈 집이 생깁니까? 이런 상황에서는 서울시 기금으로 이주비 대출해 준다고 해봤자, 결국 시중 임대료 상승만 부채질하지 않겠습니까? 설마 서울시장의 애초의 목표가 그건 아니시겠죠? 그렇죠?

▲오세훈 후보가 신통기획 예정 지구를 찾아 서울시 기금을 통한 이주비 대출을 약속하고 있다. 애초에 오스트리아의 공공주택을 돌아보고 와서 만든 서울시 '공공주택진흥기금'의 이름에서 어느새 '공공'은 사라졌다. 전임 대통령도 주택도시기금을 전세자금 대출로 소진하더니, 이분들은 왜 이렇게 '수요자 대출'에 진심인 걸까? 진정 전세 세입자를 위해서일까? 아니면 그 보증금이 필요한 임대인들을 위해서일까?
(페이스북 갈무리)
3기 신도시까지 포함해도 여전히 부족한 주택
그런데 이렇게 해도 여전히 역부족입니다. '순환 임대주택'이라는 유형이 신설된다 해도, 3기 신도시에서 정비 이주민을 흡수할 수 있는 물량은 1.7만 호(ⓔ) 추가 정도가 최대치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9.7대책이나 1.29 대책에서도 '순환임대주택'으로 추가 배정할 수 있는 물량은 한계가 있습니다. 넉넉잡아 3천 호(ⓕ)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순환 임대주택을 통해 공공주택의 의미가 '누구나 한 번쯤 거쳐 가는 집'으로 바뀐다 해도, 당장 2031년까지 공공주택에서 정비 이주민용으로 추가 배정할 수 있는 주택은 2.7만 호(ⓓ+ⓔ+ⓕ)에 불과합니다. 2회차와 3회차 기사에서 나온 모든 공급 가능 물량을 끌어모아도, 최종적으로
"신통기획 정비이주민 5.3만 가구는 여전히 서울 시내에서 갈 집이 없다"라는 계산이 나옵니다(표).

▲2031년까지 신통기획 정비 이주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주택 물량 신통기획으로 생길 정비 이주민 12.6만 가구를 다른 주택들이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까? 이 계산에 따르면 9.7 대책 등이 차질 없이 완공되고, 3기 신도시에 '정비 이주민'을 위한 물량을 특별배정하는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 한다고 해도 약 5.3만 호의 주택이 여전히 부족하다.
최경호
사실 이 '5.3만 호 부족'도 낙관적인 전망입니다. 기존 물량 중에 신통기획으로 진행 중인 물량이 포함되었을 수 있고, 앞서 짚었지만 9.7대책에서도 재건축 같은 사업에서는 정비 이주민이 또 나옵니다. 그리고 1기 신도시에서도 정비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서도 정비 이주민이 나올 것입니다. 이런 경우를 빼고도 지금 5.3만 호가 부족해진다는 말입니다.
결국,
신통기획의 철거 물량은 도저히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없다는 결론입니다. 아무래도 일부는 좀 늦춰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이 유감스럽습니다만.
그런데 왜 신통기획을 좀 늦춰야 하는 게 유감스럽고 부담스러운 고민거리가 된 것이죠? 왜 처음부터 막무가내로 세운 철거 계획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특별법과 같은 비상한 수를 고민해야 하는 걸까요?
지금 전쟁이 난 것도 지진이 난 것도 아닌데, 그냥 처음부터 차분하게 정비 일정을 짜면 안 되는 것입니까?
신호등과 규제 완화, 무엇이 진정 더 안전하고 빠른 길인가
어쩌다가 이렇게 '정비 사업 속도전'을 쫓기듯 외치게 된 걸까요? 그것도 무정부 상태마냥 동시다발로 말입니다. 교통에 비유한다면, 지금 사거리에 신호등이 고장 나서 너도나도 빨리 가겠다고 교차로에 차가 쏟아져 나와 뒤엉킬 상황입니다.
이때 공공이 할 일은 무엇입니까? '모두 모두 더 빨리 가게 해주겠다'고 무료 정비소나 특별 주유소를 만들거나
속도 규제를 풀어주는 일입니까? 사거리 신호등이 고장 나서 차가 뒤엉켰는데, 속도 규제 50km/h가 답답하다고 80km/h, 100km/h 로 풀어주면 다들 목적지까지 빨리 갈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에서 공공은 꺼진 신호등은 아랑곳하지 않고 각자 알아서 빨리 가라고 하면 그만입니까? 아니면 순서를 지키면 내 차례도 돌아올 것이라고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실제로 교통 흐름이 원활하도록
신호 체계를 운영하는 일입니까? 어느 것이 정말 안전하고 무사한 그리고 전체적으로는 더 빠른 교통 흐름을 보장하는 길입니까?
이번 회의 결론은,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순서요, 공공은 신호등 역할부터 챙기자'였습니다. 4회 차 기사에서는 이렇게 순서도 없이 우왕좌왕하게 된 정비 사업의 무정부 상태, 전쟁도 지진도 아닌데 집이 없어지는 사태의 배경과 원인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다음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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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위원.
사회연대경제 방식으로 전세피해를 회복한 탄탄주택협동조합 감사.
"좋은 세상이 좋은 집을, 좋은 집이 좋은 세상을 만듭니다!"
"우리는 여기서 집을 설계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삶을 설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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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공'만 외치는 오세훈, 아무리 쥐어짜도 이 시민들은 살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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