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위기 시대 극복" 135명이 만든 마을만들기 100대 정책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달 여 앞으로... 답은 마을에 있다

등록 2026.05.12 14:18수정 2026.05.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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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달 남았습니다. 방송과 신문은 여론조사 수치와 정당의 공약 대결로 분주합니다.

거대 담론 속에서 마을의 목소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30년 동안 마을에서 쌓아 온 경험과 실패와 가능성은 무엇일까요?
마을은 이번 선거의 어느 자리에 놓여 있을까요?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아래 마을넷)와 거버넌스센터는 전국 135인의 마을활동가·연구자·실무자가 함께 쓴 <마을이 답이다 - 복합 위기 시대,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이 만든 마을만들기 100대 정책>을 펴냈습니다.

복합위기 시대, 마을이 답이다. 책자 표지
▲복합위기 시대, 마을이 답이다. 책자 표지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우리는 무엇을 묻고 있나

2026년의 대한민국은 여섯 겹의 위기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기후재난이 일상이 되어 폭염·폭우가 더 이상 예외가 아닙니다. 1인 가구가 전체의 36.1%를 넘어 청년의 고립과 노인의 고독사가 동시에 늘고 있습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절반인 118개가 소멸 위험에 처했고,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민주주의가 하룻밤 사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2024년 12월에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이 다섯 가지 위기의 가장 깊은 자리에 부의 불평등이 있습니다.

이 여섯 겹은 따로따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서로 얽히고 겹치며, 가장 취약한 곳에 가장 먼저 도착합니다. 같은 폭염, 같은 고립, 같은 소멸이라도 누구에게 먼저 더 깊게 닥치는지가 이미 결정되어 있습니다.


마을과 로컬은 다르지 않다

요즘 청년 세대 사이에서 '로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들여다보면 본질은 마을운동이 30년간 추구해 온 것과 같습니다. 차이는 '마을'에 공동체·연대·자치라는 가치가 전면에 놓이는 반면, '로컬'에는 개성·라이프스타일이 전면에 놓인다는 점입니다.


로컬이 마을의 풍경과 이야기를 매력적인 '상품'으로 소비하는 데서 그친다면, 그것은 삶의 터전을 착취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마을은 로컬의 기반입니다. 화려한 무대가 무너질 때, 마지막까지 그 자리를 지키며 다시 삶을 일궈 낼 사람은 결국 주민이기 때문입니다.

마을은 이념이 아니라 답이다

복합 위기의 시대, 왜 마을에서 답을 찾으려 하는가. 책에서는 일곱 가지 이유로 정리했지만, 여기서는 두 가지만 옮깁니다.

첫째, 마을은 위기가 가장 먼저 도달하는 현장입니다. 국가 정책이 움직이려면 법을 만들고 예산을 편성해 집행하기까지 수년이 걸립니다. 마을에서는 이웃이 아프다는 것을 그날 알 수 있고, 그날 도울 수 있습니다. 대응의 속도가 다릅니다.

둘째, 마을은 재정 효율의 최전선입니다. 독거노인 한 명이 요양시설에 입소하면 연간 2천만 원 이상의 공적 비용이 들어갑니다. 같은 어르신이 마을에서 이웃과 안부를 나누고 식사를 함께하면 시설 입소를 늦출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이 보충성 원칙을 채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주민에게 가장 가까운 단위에서 결정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마을은 복합 위기 시대에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실천적인 답을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

마을 현장의 요구가 정책이 되기까지

이 책의 시작은 두 개의 신호에서 출발했습니다.

하나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던 속기록이었습니다. 30년 동안 우리가 진행한 전국대회와 대화모임, 강의와 토론회의 기록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막막한 질문 앞에 서 있을 때, 누군가 정성껏 쌓아 올려 공개해 둔 그 기록이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또 하나는 전국의 젊은 마을활동가들이 자신들의 자리에서 정책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마을활동가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더는 미룰 수 없었습니다. 신호는 외부에서 왔지만, 우리가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전국에 흩어진 활동가들이 너무 외롭고 지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먹고사는 일에 밀려 함께 이야기하는 것조차 포기한 동료들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들에게 다시 시작할 계기가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전국에는 매번 소개되는 몇몇 알려진 사례 너머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눈부신 실천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마을에서 고민하고, 실천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으켜 세운 사례들이 얼마나 혁신적이고, 얼마나 앞서 있으며, 얼마나 귀한 것인지 우리가 직접, 더 많이, 더 자세히 말해야 했습니다.

135명이 함께 쓴 책

30년 동안 우리가 직접 진행했던 마을만들기 전국대회, 마을만들기 대화모임, 지원센터에서 진행했던 강의 영상과 워크숍 보고 자료, 토론회 자료를 모으고 정리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도움을 받아 녹음과 영상이 텍스트로 정리되고, 그 텍스트에서 우리 활동의 주요 키워드를 뽑고, 다시 묶고, 재구성했습니다.

초기 작업은 마을활동가 몇몇이 시작했습니다. 진행하다 보니 제안의 원칙과 기본 틀이 필요해졌습니다. 국책 연구기관의 전문 연구자들이 도움을 주었습니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협력자들이 특정 영역의 세부 인터뷰와 소규모 토론, 의견서를 보내 주었습니다. 그렇게 100개의 정책카드가 모였습니다.

"우리의 현장 상황과 우리의 노력, 우리의 실패가 온전하게 정리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이야기는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가장 잘 안다. 결과가 동일한 정책에 이르더라도 우리의 고민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 사람의 멋진 논리보다 여럿이 함께 만드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누군가 만들어준 정책은 우리의 길을 열지 못한다. 우리가 쓰고, 우리가 말해야 우리 것이 된다."

30년 동안 마을에서 함께 걸어온 모든 이의 책이고, 마을의 정책은 마을이 쓴다는 원칙하에 다음 한 걸음을 내디딜 모든 이의 책입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100개 정책카드, 12개 패키지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책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카드부터 펼쳐 보면 됩니다. 복합 위기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융복합적 정책을 위해 영역을 가르지 않고, 현장에서 검증된 100개 제안을 모두 펼쳤습니다.

각 정책카드는 ①핵심 가치 ②기본 정보 ③4년 정책 목표 ④핵심 추진 과제 ⑤기대 효과 ⑥추정 예산, ⑦연계 정책 등 일곱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추진 주체입니다. 100개 정책 각각이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교육감 등이 추진해야 할 정책과제이며 보충성 원칙에 따라 현장 실행 정책의 44%가 기초단체장에게 배분되었습니다.

100개를 영역을 ① 돌봄마을 종합 ② 기후정의 마을 ③ 주거안정 마을 ④ 마을교육 종합 ⑤ 디지털주권 마을 ⑥ 사회연대경제 기반 ⑦ 마을자산화 ⑧ 주민자치 실질화 ⑨ 마을활동가 지원 ⑩ 갈등관리·회복적 정의 ⑪ 마을문화예술·역사 ⑫ 마을공동체 활성화·재생 등 12개 정책 패키지로 다시 묶었습니다.

12개 패키지는 정책설계의 출입구가 됩니다. 이 제안서는 책상 위에 놓아두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닙니다. 5월부터 6월의 짧은 선거기간 그리고 이후 4년의 임기 동안 사용되어야 합니다.

2025 풀뿌리자치 전국주민행동 전국 집중행동의 날(2025.09.02.) 국회 앞 행사 주민자치 법제화 및 마을공동체활성화기본법 제정 촉구
▲2025 풀뿌리자치 전국주민행동 전국 집중행동의 날(2025.09.02.) 국회 앞 행사 주민자치 법제화 및 마을공동체활성화기본법 제정 촉구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두 개의 시계, 마을기본법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 제안서가 지금 나와야 했던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2025년 2월, 마을공동체활성화기본법(마을기본법)이 국회에 발의되었습니다. 22대 국회에 계류 중이며, 행정안전부는 시행령 연구용역을 발주 완료했습니다. 마을넷을 포함한 4개 전국네트워크가 자문단으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마을기본법이 통과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첫째, 마을의 법적 정의가 처음 생깁니다.
둘째, 세계 최초의 상향식 마을계획 수립 체계가 법률로 확립됩니다.
셋째, 마을 활동 지원의 국가·지자체 책무가 명시됩니다.
넷째, 마을기금·중간지원조직·주민자치회의 연동이 법적으로 보장됩니다.

이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20대와 21대 국회에서 마을기본법은 두 차례 발의되었고, 두 차례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되었습니다. 22대에서 다시 되살아난 이 법안을, 이번에도 놓치면 다음 기회는 한참 늦춰집니다.

법이 통과되면 모든 광역·기초 조례가 연동되어야 합니다. 그 조례를 누가 만들고 누가 통과시킬 것인가, 그 결정의 절반이 9회 지방선거에서 이루어집니다. 22대 국회의 시계와 9회 지방선거의 시계가 같은 자리에 와 있습니다. 마을정책의 공약화가 확산되어야, 법이 통과되었을 때 그것을 구체화할 조례가 지방에서 빠르게 만들어집니다.
점검 항목 및 내용
갈등 관리: 갈등 조정 메커니즘이 정책에 포함되어 있는가
재정 구조: 자생적 재원 확보 방안이 있는가
다양성·포용: 취약계층·소수자 포용 방안이 있는가
수행 체계: 활동가 역량과 중간지원조직이 적정한가

제안서를 어떤 도구로 쓸 것인가. 4단계로 나누어 제안합니다.

1단계 - 읽기: 자기 카드부터 펼치기
100개를 다 읽지 마십시오. 마을활동가라면 자기 현장에 가장 닿는 카드 5~10개부터 펼치세요. 돌봄 활동을 하고 있다면 MS01~MS08의 8개, 마을미디어를 하고 있다면 MC09~MC11의 3개. 카드 한 장을 펴면 핵심 가치, 추진 주체, 4년 목표, 다섯 개 안팎의 추진 과제, 4년 예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2단계 – 점검: 4대 실행환경 점검표로 자기 활동 진단
책에는 실행환경 점검표가 실려 있습니다. 정책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네 가지 기준으로 점검하는 도구입니다. 자기 마을의 활동을 이 네 가지로 채점해 보십시오. 한 칸이라도 X가 나오면, 그것이 다음 4년에 보완해야 할 자리이자, 후보자에게 정책 검토를 요청할 지점입니다.

3단계 -연대: 후보자 정책 질의서·공약 토론회
읽고 점검했으면, 사용해야 합니다. 단, 모든 활동은 정치적 중립의 원칙 아래(모든 정당과 출마 예정자에게 동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 후보자 면담: 자기 지역에 출마하는 모든 정당과 출마 예정자에게 동등하게 면담을 요청하고, 같은 자료를 같은 형식으로 전달하세요.
▶ 정책 질의서: 모든 후보에게 동일한 서면 질의서를 동시에 보내세요. 우리 지역 마을공동체에 대해 어떤 4년 계획을 갖고 있는지 답변을 받으세요. 받은 답변은 임기 시작 이후 4년간 우리가 협력해 나갈 정책의 기반 자료로 축적합니다.
▶ 공약 토론회: 주민자치회, 마을활동가 네트워크가 함께 후보 공약 토론회를 개최하여 출마하는 모든 후보에게 공정한 발언 기회를 보장해주고 마을정책에 대한 의견을 공유합니다.

4단계 - 확장: 조례화·마을총회·참여예산
선거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약속만 하고 잊는 일을 막는 단위는 결국 조례·마을총회·참여예산입니다.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1년 안에 광역 또는 기초 마을공동체 기본조례를 제정·정비해야 합니다. 마을총회를 자문이 아니라 의결 단위로 격상하고, 주민참여예산 비율을 전체 예산의 1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도록 해야 합니다.

마을이 답입니다

마을에서 우리가 위기를 버티고 가능성을 증명해 왔다는 것. 그리고 이제 마을이 구조를 바꿀 차례라는 것. 이것은 표어가 아닙니다. 그동안 마을사람들이 축적해 온 경험입니다.
전국 135인의 마을활동가·연구자·실무자가 함께 쓴 <마을이 답이다 - 복합 위기 시대,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이 만든 마을만들기 100대 정책>이 이번 제 9회 정국동시지방선거에서 마을에 좋을 쓸모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함께 시작합시다.

* 권상동 |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장 (공동대표 겸임)

마을과 마을, 마을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잇는 일을 하고 있다. 강릉을 거점으로 활동하며, 전국의 마을 현장을 찾아다니며 활동가·주민·연구자·공무원의 경험을 연결해 왔다. 2026년 펴낸 <마을이 답이다 — 복합 위기 시대, 마을에서 마을 사람들이 만든 마을만들기 100대 정책>의 대표 공동 저자.

더 많은 기사보기: https://수요일엔마프.qaa.kr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마을기본법 #마을공동체 #지방선거 #제9회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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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마을과 자치, 도민과 새로운 경기도를 만들고 연대와 협력의 자치공동체, 마을의 권리를 보장하는 지원의 혁신을 미션과 비전으로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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