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산시장 내 위치한 커뮤니티카페 '페어살롱'.
느린IN뉴스
"페어살롱은 '커뮤니티카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일산시장 한가운데 위치해 있고요. 외국인 이주민과 어르신들이 함께 살아가는 동네 특성을 살려서 주민 누구나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올해 초 문을 열었습니다.
청년들이 학교를 졸업하면, 부모님들은 생업 때문에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다고 말씀하세요. 다 큰 청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런 걱정을 하는 상황을 보면서 청년들에게 학교 같은 공간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모가 일터에 나가 있는 동안 청년들이 사회성을 기르고, 일을 계속 배울 수 있도록요. 이런 고민 끝에 페어살롱을 만들게 됐어요.
이곳은 마을 주민들이 드나드는 커뮤니티 카페이면서, 느린학습자 청년들에게는 사회성을 훈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크게 카페 공간과 가공실, 교육실, 사무실로 이뤄져있는데요, 각 공간들에서 청년들이 할 일을 만들어주는 게 저의 일입니다. 청년들은 이곳에서 일하며 농장에서 생산물과 이를 가공한 제품, 음식을 판매합니다. 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보조강사로 참여하기도 해요. 그동안 배운 게 있으니까 아예 모르는 사람보다는 훨씬 많이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강의를 할 때 도울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죠.
페어살롱은 지역 어르신들이 편하게 찾아와 머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교통이 불편한데도 일부러 찾아오는 이유는 어르신들이 말벗이 필요하고, 일상이 무료하니까 여기까지 오시는 거예요. 청년들은 음식을 만들어서 내어드리면서 어르신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관계를 맺게 됩니다. 어르신에게는 손주처럼, 청년들에게는 할머니나 할아버지처럼 서로를 대하도록 일러두었는데요. 이러한 관계를 저는 '사회적 가족'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마을 안에서 다른 구성원과 서로 연결될 수 있을 때 청년들도 더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고, 이런 시도가 쌓여 마을이 회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 앞으로 꿈꾸는 뜨렌비팜의 모습이 있다면.
"큰 성장까지는 바라지 않고요. 오래전부터 꿈꿔온 것은 '자립형 생활 공동체'를 만드는 일입니다. 독일의 도시텃밭 '클라인가르텐'처럼 일과 삶이 함께 이어지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청년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들, 특히 은퇴를 준비하는 분들과 함께 생활 공동체를 이루는 것도 하나의 방향이 될 수 있겠죠. 청년 당사자와 부모가 함께 생활 기반을 만들어가는 방식으로요. 부모가 더 이상 돌볼 수 없는 상황이 오더라도 청년들은 살아가야 하잖아요. 그 기반을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느린학습자만 모여 사는 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느린학습자가 아닌 사람들도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적 가족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정부에서 보조해준다면 물론 좋고요. 인구 소멸 지역을 중심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면 실현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원래 올해는 안식년을 계획하고 농업 외적인 일은 모두 내려놓을 생각이었습니다. 농업활동을 통해 연을 맺었던 외국인 친구들의 나라에 방문해서 그들의 삶 속에서 잠시 머무르려고 했거든요. 결국 그렇게 못하게 됐지만요. 대신 뜨렌비팜은 앞으로 온난화 대응 농업을 기반으로, 이국적인 분위기의 농장을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그 안에서 청년들과 함께 일이 곧 놀이가 되는 삶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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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서 마을로, 느린학습자 청년의 자립을 그리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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