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마을연계 교육과정 활성화되어야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제정 및 개정을 통한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 간 소통 참여 시스템 구축 필요

등록 2026.05.13 09:55수정 2026.05.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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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마을과 공동체를 주목했는가?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다. 기대는 이번 선거를 통해 '마을'과 '공동체'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이들이 자치단체장으로 당선되면 지금 보다는 긍정적인 변화가 올 수 있을 가능성에 근거한다. 반면 우려는 '마을'과 '공동체'에 대해 노골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나 정치적 활용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현실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마을'과 '공동체'가 필요한가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관청의 정책 사업으로 마을공동체나 마을교육공동체가 추진된 것은 아닌지, 그 결과 자치단체장이나 의원들의 성향에 따라 부침(浮沈)이 컸던 것은 아닌지 성찰해 볼 일이다.

왜 우리는 마을과 공동체를 주목했는가? 그것은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모색 과정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모든 것을 상품화하려는 신자유주의는 인간 사회를 철저히 수요와 공급의 논리로 왜곡시켰다. 보편적인 권리로 보장 받아야 할 것들이 구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취급되면서 인간의 유적 본질인 공동체성을 파괴하고 있다. 교육, 돌봄, 의료, 주택, 에너지, 지식, 정보, 교통 등 공유재들이 그 공공성을 위협받거나 민영화라는 이름으로 사유화되고 있다. 그 결과 공유재를 사유화하여 부를 축적하는 이들로 인해 지구적 수준은 물론이고 일국 안에서도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다.

마을공동체, 마을교육공동체는 단순한 정책사업이 아니다. 그 근간에는 모든 사람의 보편적인 권리로 보장받아야 할 공유재들을 통하여 보다 평등하고 정의로우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회운동 성격이 놓여 있다. 만일 이를 망각한다면 마을과 공동체는 언제든지 정치적 활용과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왜 마을교육공동체인가?


현재 17개 시도교육청 중에서 마을교육공동체 조례를 둔 곳은 13개이다. 조례들은 거의 비슷한데 "아이들을(학생들을) 마을과 함께 키우고, 마을이 배움터가 되도록 학교와 마을,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 학부모와 시민사회가 연대하고 협력하는 교육생태계"가 공통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마을교육공동체를 흔히 교육감후보가 다루어야 할 의제로 이해하는 분들도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교육감은 물론이고 자치단체장, 의원 후보들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영역이 마을교육공동체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어린이·청소년의 전인적 성장과 발달은 학교만으로 담보할 수 없으며, 가정과 지역사회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인간은 유적 존재이다. 즉 인간은 무리 지어 살아가며 협력을 통해서 생존하고 배우고 성장하고 발달한다. 인간 발달의 가장 기초적인 공동체는 가족이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학교 그리고 지역사회라는 공동체 속에서 성장하고 발달한다. 마을은 가정과 학교를 품는 삶의 시공간이며 어린이 청소년의 삶은 학교 안에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교육이 학교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서만 이루어진다는 착각을 버려야 한다.

둘째, 인지 발달과 정서 발달은 분리될 수 없다. 때문에 일상적 개념을 획득하는 가정과 마을, 과학적 개념을 획득하는 학교의 협력은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앎과 삶의 통일의 구현이 가능하다. 교육을 인지 발달로만 이해하는 사람들은 어린이·청소년에게 학습만을 강요하기도 한다. 그런데 인간은 철로 만든 기계가 아닌 유기체이다. 유기체인 인간은 정서를 가진다. 뇌는 인지와 정서를 통합적으로 관장하며 이는 분리되어 작동하지 않는다. 즉 정서적으로 불안하면 인지 작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한편 일상생활을 통해서 획득하는 언어, 개념과 체계적인 학습을 통해서 얻는 언어, 개념이 다르다. 그런데 일상적 언어와 개념의 일정한 축적이 없으면 과학적 언어와 개념의 획득도 어렵다. 또 과학적 언어와 과학적 개념의 획득을 통해 일상이 재구성되거나 변화되기도 한다. 이 과정은 죽은 지식이 아니라 살아 있는 배움을 형성한다. 이 점에서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의 한계는 너무나 명확하며, 학교를 품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한 살아 있는 배움이야말로 죽은 지식을 주입하는 제도교육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이 아닐 수 없다.

셋째, 2022 교육과정에 근거할 때 지역사회를 이해하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마을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현재 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국가 수준 교육과정 자체가 마을을 배움의 주제로 설정하고 있다. 또 교육과정은 단순히 마을을 이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으며 어린이·청소년들이 지역 주민으로 마을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다양한 교육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열어 놓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교사들은 그 마을에 거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점에서 학교는 마을과의 협력을 통해서 교육과정을 보다 충실히 운영할 수 있다.

넷째,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은 지식과 기능의 습득과 더불어 태도와 가치를 기르는 것으로, 이는 학교, 가정, 지역사회의 협력을 전제로 한다. AI 등 기술 발전은 근대 교육의 패러다임 자체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통적인 근대 교육은 지식과 기능을 습득하게 하여 자본주의 사회가 요구하는 노동력을 공급하는 것으로 주된 목적으로 하였다. 그런데 학교라는 틀이 아니더라도 지금 어린이·청소년들은 다양한 경로로 지식과 기능을 전달받을 수 있다.

인간 노동의 상당 부분을 AI와 AI를 장착한 로봇이 대체하기 시작한 시대에 교육의 목적은 달라져야 한다. OECD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하기 위한 역량을 길러야 하며 그 역량에는 지식과 기능뿐 아니라 가치와 태도를 포함하였다. 중요한 것은 이 역량을 기르는 것은 학교 혼자서는 불가능하기에 학생 동료, 부모, 지역사회 간 협력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유네스코도 공유재로서의 교육의 성격을 강조하면서 협력을 통한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와 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 이제 더 이상 마을교육공동체는 정치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변수가 아니라 상수이다.

마을교육공동체 발전 방안을 제안한다

첫째, 마을교육공동체 법안(조례) 제정 및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의 협력, 학교와 마을의 협력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려면 마을교육공동체 법안과 더불어 실효성을 가진 조례가 있어야 한다. 국회는 마을교육공동체 법안을 마련해야 하며, 광역 시도와 교육청은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제정 및 개정과 함께 기초지자체와 협력하여 기초단위 마을교육공동체 조례 제정 및 개정을 해야 한다. 한편, 조례 제정 및 개정 과정에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 간의 소통과 참여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마을 연계 교육과정 운영을 활성화해야 한다. 현재 학교에서 운영 중인 수업은 대부분 마을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수준이다. 이제 어린이·청소년들이 마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관여할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마을 연계 교육 과정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학교의 마을 연계 교육과정 운영 시간을 확대해야 하며, 다양한 마을 연계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학교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하고, 마을을 주제로 하는 교재 제작 지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마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역사회 참여 활동 등의 마을 연계 교육과정 우수 사례 환류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 또한 마을 연계 교육과정 운영에 참여하는 마을교육활동가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셋째, 마을학교를 활성화해야 한다. 학교 밖 배움터인 마을학교는 제도교육인 학교 교육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으며, 특히 지역사회 교육공동체에 의해 운영되는 마을학교는 그 자체로 마을교육공동체를 조성하는 사회적 실천이다. 현재 마을학교에 대한 지원은 지역적 편차가 크며, 마을연계 교육과정에 비해 교육청과 지자체의 지원도 매우 미약한 상황이다. 앞으로 마을의 다양한 인적역량과 물적자원을 연계하여 학습자의 능동성이 확장될 수 있는 다양한 배움터가 만들어져야 한다. 또한 공유재 개념에 기반하여 다양한 공유공간을 발굴하여, 마을학교 운영공간을 지원하고, 마을학교 운영자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도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생활권역 교육거버넌스 마을교육자치회를 조성·확대해야 한다. 마을교육공동체가 활성화되려면 일상의 시공간이 마을에서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는 교육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읍·면·동은 가장 기초적인 생활권역으로 마을의 범주에 근접한다. 한편 주민에는 어린이·청소년도 포함된다. 때문에 읍면동과 주민자치회는 어린이·청소년 교육과 돌봄에 관심을 가지고 학교와 협력하는 생활권역 교육거버넌스에 참여해야 한다. 교육청(교육지원청)-기초지자체-광역시도가 협력하여 읍면동 단위로 마을교육자치회 설치 운영을 확대할 수 있다. 주민자치회(민)-읍면동(관)-학교(학)이 업무협약을 통해 생활권역 민관학 거버넌스인 마을교육자치회를 만들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마을연계교육과정 운영, 학교 밖 배움터 마을학교, 청소년 지역사회 참여 활동, 마을기반 사회적 돌봄 활성화 등에 기여할 수 있다.

다섯째, 읍·면·동 마을교육문화 복합공간을 조성·확대해야 한다. 마을교육공동체가 활성화되려면 공유공간이 필수적이다. 공유공간을 통해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하고 활동을 펼칠 수 있다. 현재 청소년활동진흥법에 따라 읍·면·동 마다 청소년문화의집을 두어야 하고, 평생교육법에 따라 읍·면·동 마다 평생교육센터를 두어야 한다. 그런데 청소년문화의집은 372개로 전체 읍·면·동 3551개에 크게 못 미친다. 평생교육관도 499개로 전체 읍·면·동 숫자에 크게 못 미치며, 읍·면·동 평생교육센터의 경우 공간이 매우 열악하고, 형식적으로 지정하는 경우도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유휴공간 및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유휴공간 등을 활용하여 마을교육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읍·면·동마다 청소년문화의집과 평생교육센터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마을교육문화 복합공간을 조성해야 한다.

여섯째, 기초 시·군·구 단위 마을교육공동체 중간지원조직을 설치·운영해야 한다. 현재 전국 226개 기초시군구 중 209개에서 교육혁신지구, 행복교육지구, 미래교육지구 등 다양한 이름으로 교육청과 기초 지자체 간 마을교육공동체 협력사업을 하고 있으나, 마을교육공동체 중간지원조직(마을교육지원센터)의 부족으로 관청 주도의 사업이 되면서 지역사회 및 주민참여가 확장되고 있지 못하다. 중간지원조직(마을교육지원센터)을 설치하여 관청과 관청 간, 관청과 주민 간, 주민과 주민 간의 소통과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마을교육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마을교육공동체 법과 조례에 중간지원조직인 마을교육지원센터 설립을 명기해야 하며, 관청 간 협력 혹은 민간에 의한 운영을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일곱째, 마을교육협동조합(사회적협동조합) 설립 운영·지원을 확대해 한다. 교육은 상품이 아니다. 국가 중심의 접근이나 시장 중심의 접근만으로 공유재로서 교육의 공공성을 실현하고 마을교육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없다. 이에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협동조합과 같은 제3섹터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이윤의 배분이 불가능하며 사회적 가치 실현을 우선한다.

또한 공동체적 원리, 민주주의 원리에 의해 작동되기에 마을교육공동체에 가장 부합하는 조직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는 마을교육협동조합의 설립 및 운영지원을 통해 이들이 마을연계교육과정, 마을학교, 마을돌봄, 마을교육문화 복합공간, 마을교육공동체 중간지원조직 등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현재는 교육청들이 학교협동조합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이를 마을로 확대해야 하고 이를 총괄 지원하는 체계도 필요하다.

이상으로 왜 마을교육공동체가 필요한지 그리고 마을교육공동체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도입되어야 하는지 간략히 살펴보았다.

교육 대전환과 학교자치 포럼(2025.01.31)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교육대전환
▲교육 대전환과 학교자치 포럼(2025.01.31)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교육대전환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이번 지방자치 선거를 계기로 주권자들이 관객이 아니라 주체로 참여하는 선거 캠페인이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들의 삶을 바꾸는 것은 우리를 대표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선의가 아니라 주권자인 우리들의 시민적 관여에 달려 있다.

이제 우리의 목소리들이 교육감, 시장 군수 구청장, 시·도·군·구 의원 후보들의 공약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마을교육공동체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마을공동체, 마을미디어, 사회적경제 등 다양한 마을운동과 공동체 운동을 하는 사람들 간의 연대와 협력이 요구된다. 변화는 먼 곳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바로 우리가 발딛고 있는 지금 여기에서 출발해야 한다.

김태정((사)마을교육공동체포럼 상임이사)

더많은 기사보기: https://수요일엔마프.qaa.kr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홈페이지에도 실립니다.
#마을교육공동체 #마을공동체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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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마을과 자치, 도민과 새로운 경기도를 만들고 연대와 협력의 자치공동체, 마을의 권리를 보장하는 지원의 혁신을 미션과 비전으로 수행하는 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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