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5.13 15:43수정 2026.05.1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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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자라고 살다 보니 산이나 밭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무리 아버지 근무지였던 마산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겨우 한두 살 정도만 있었다니 기억이 안 나는 게 당연하다. 마산도 바닷가 근처였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나물이나 꽃과 나무 등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는 게 신기하고 한편 부럽기도 했다. 그들의 SNS에 올라온 사진의 설명을 유심히 보고 공부하는 중이다. 나이가 들어서인가. 예전 같으면 꽃 등에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은 하나하나 깨우쳐가는 게 재미있기까지 하다.
꽃과 나무 뿐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정확히 말하면 봄이 되면서부터 각종 나물도 내 눈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누군가 직접 산에서 캐온 것을 정성껏 다듬어 보내준 것이라고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입맛이 돋기 시작했다. 직접 먹지 않아도 사진으로만 보는데도 그랬다. 우리나라 산에는 정말 없는 게 없어 보인다. 두릅부터 참나물, 곰취, 돌미나리, 쑥 등등 말 그대로 자연의 보고라 할 수 있다.
그렇게 부러워만 했는데 어제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지인이 며칠 전부터 파김치를 보내준다고 했다. 그런데 개봉하는 순간 파김치 외 비닐봉지 하나가 더 있었다. 뭘까? 언뜻 봐도 나물이었다. 무슨 나물일까. 우선 너무 예쁘다. 먹는 나물이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워도 되는 건가. 얼핏 웃음부터 나왔다. 녹색 나물에 아주 작은 포도송이 같은 앙증맞은 녹색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연한 뽕잎나물 생전처음 먹어본 나물
배성혜
지인과 통화 후 알았다. 이름도 처음 듣고 처음 본 뽕잎나물이다. 지인이 고향 선산에 있는 뽕나무밭에 가서 나무에 직접 올라가 잎을 뜯었다는 것이다. 정말 고마웠다. 동글동글한 작은 열매는 바로 오디, 내가 너무 좋아하는 그 오디가 맞았다. 신기해서 검색해보니 요 미미한 열매가 시간이 지나면서 커지고 색깔도 우리가 아는 붉은색에서 검붉은 자색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오디와의 추억이 있다. 오래 전 학창 시절 학교 근처에 산이 있었다. 그때는 어려서 그랬나. 산이 그냥 일상이었다. 오디를 따먹고 또 무슨 열매도 먹고 친구들과 깔깔 거렸다. 다른 건 다 가물가물한데 오디 맛만 선명하게 떠오른다. 갑자기 잘 익은 오디가 너무 먹고 싶다. 조금 시간이 지나야 하리라.
뽕잎나물의 맛은 쌉싸름하면서도 고소하다고 할까. 일반적인 쌉싸름한 봄나물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특이한 맛이라서 점심과 저녁을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파김치와 뽕잎나물 두 가지만 먹어도 훌륭한 식사가 되었다. 고춧가루나 다른 양념이 들어가지 않고 오직 들기름만으로 무친 것 같아 담백해서 더 좋았다. 봄날의 귀하디 귀한 선물이었다.

▲지인이 보내준 뽕잎나물과 파김치 갓담근 파김치와 직접 무쳐서 보내준 뽕잎나물
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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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귀하디 귀한 선물, 이 독특한 맛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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