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 호랑이상 너무나도 순진한 표정의 얼굴과 꼬리로 천구의를 감싸고 있는 조형물로 호미곶의 미래상을 상징한다.
정재학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사력이나 경제력보다 문화의 힘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보았다. 호랑이 강역도 역시 바로 그런 문화의 힘 가운데 하나다. 총칼 없이도 민족의 자존을 일깨우고, 한 장의 그림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공동체의 기억을 환기시킨다.
오늘날 우리는 세계화 시대를 살아간다. 국경은 희미해지고 문화는 빠르게 섞인다. 그러나 이런 시대일수록 자신만의 상징과 이야기를 가진 문화가 더욱 강한 생명력을 가진다. 호랑이 강역도는 단순한 옛 그림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인의 자연관과 국토관, 그리고 문화적 자존심이 응축된 상징지도인 것이다.
고려대학교 박물관에서 시작된 여정은 포항 호미곶에서 끝났지만, 호랑이의 숨결은 여전히 한반도 곳곳에 살아 있다. 백두산에서 시작된 맹호의 기상은 산맥을 따라 남하하고, 마침내 동해의 푸른 물결 위로 꼬리를 치켜올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형상 속에서 단순한 지리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와 정신을 읽게 된다.
결국 호랑이 강역도란 국토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한민족의 대답인지도 모른다. 살아 있는 산하, 기운이 흐르는 땅, 그리고 그 땅을 지켜온 맹호의 정신, 그 상징은 지금도 우리에게 묻고 있다. 당신은 이 산하를 어떤 형상으로 기억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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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학예연구사이자 20여 년 동안 문화유산을 연구하고 탐방해 온 문화유산 전문 크리에이터입니다. 김구 선생 탄생150년을 맞아 문화강국 프로젝트 일환, 2036년 전주하계올림픽 유치 및 국립한국호랑이박물관 건립 기원을 위해 기획한 연재로 "거룩한 장도-한국호랑이를 찾아서" 매주 금요일,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한국호랑이를 찾아 탐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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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호랑이 투성이 고려대 교정, 왜 그런가 찾아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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