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섬식품노조 전북지부 사무실에서 오영순 전북지부장.
화섬식품노조
- 전 조합원 20% 참가를 결의하셨는데?
"결의대회가 열리는 여수에서 전북이 비교적 가깝기도 하고 전북지부 제8기 임원으로 당선되고 첫 번째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이기도 한 만큼 힘 있게 집행하고 싶었다. 현재 지부 조합원 수 대비 18% 정도 조직을 한 상태다(5월 6일 기준).
요즘 한창 놀러 가는 시즌이다 보니까 버스를 빌리는 게 좀 애로사항이 있어서 선도적으로 버스를 빌리고 시작했다. 예전에는 버스 한 대에 여러 지회가 함께 타다가 한 지회에서 버스 한 대를 오롯이 빌릴 수 있도록 지회에서 열성적으로 인원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같은 지회 조합원끼리 버스 안에서 이야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돌아와서 뒤풀이도 가고, 집회 참여 자체가 조직강화 사업이 되니 지회장들 입장에서는 너무 좋다는 거다"
- 어떻게 참가를 독려했나?
"지회 간부 회의로 직접 가서 알려냈다. 산업 전환에 따른 고용불안 문제 자체가 석유화학 사업장과 여수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수를 시발점으로 해서 이후에는 제조업 전반으로 퍼져나가고 다음 타깃이 우리가 될 테니 초기에 대응을 잘 하자고 이야기 했다.
여수 고용불안 문제를 제대로 투쟁하지 못하면 우리한테도 타격이 심하게 올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대목은 지부 임원 단사들부터 먼저 조직을 했다. 한국세큐리트익산지회는 사업장이 지금 많이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버스 2대를 조직하는 등 지부 임원을 비롯한 선배들이 치고 나가니까 후배들은 안 하면 안 되는 상황과 분위기가 됐다"
- 최근 56일 천막투쟁을 진행한 푸드웨어지회도 많은 인원이 참가를 결의했던데?
"얼마 전 푸드웨어지회에서 100명 넘는 조합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총무부장님과 몇 분이 저한테 너무 고맙다고 하셨다.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공장 문 앞 천막을 보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그 모습에 힘이 나고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그래서 제가 '다 품앗이다. 책에 여러분들 이름 다 적어놨다.
어느 지회에서 라면 12박스, 초코파이 10박스, 박카스 5박스 다 적어놨다. 이거 다 갚아야 하는거다. (웃음) 여러분들이 만약에 김제에 신생 노조가 생겼는데 내년쯤에서 천막 농성 들어가면 안 오실 거예요?'라고 물어봤다. 대답이 '당연히 가야죠' 그랬다. 전북지부는 그게 당연한 것이고 기풍이다. 그리고 그게 무슨 힘인가를 조합원들은 도움을 받아봤기 때문에 다 알고 있다. 그래서 말하지 않아도 선뜻 시간을 내고 움직이는 것 같다"

▲ 푸드웨어지회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LG생명과학지회 간부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오영순 전북지부장(맨 왼쪽).
화섬식품노조
- 선배들이 솔선수범하는게 비결인가?
"전북지부 기풍이기도 하고 제 생각도 마찬가지다. 내가 먼저 실천하고 솔선수범하고 그 다음에 이야기했을 때 조직이 되는 거지 내가 하지 않으면서 하라고 하면 조직은 안 된다.
이 기풍을 설명하려면 신환섭 위원장님이 지부장이었을 때부터 장종수 지부장님까지 지난 17년간의 우여곡절과 역사를 다시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때 신환섭 위원장님과 장종수 지부장님은 한솔홈데코지회 투쟁(1207일 최장기 천막농성)을 하든 동양실리콘지회 투쟁(파업 196일 직장폐쇄 183일)을 하든 그냥 천막에서 아예 먹고 자고를 하셨던 것 같다.
그런 실천을 통한 행동까지 보여주다 보니 모범적인 지도력으로 지회에서도 따라서 투쟁하고 연대할 수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 또 전북지부는 단위사업장은 많은데 다 영세 사업장에 조합원이 보통 20명, 30명 그러다 보니까 사업장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다. 어려울 때 지부와 옆 지회의 연대와 투쟁으로 해결해내다 보니 지부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 같다."
- 지난 지부장님들과 비교돼서 부담스럽겠다
"그렇다. 전 지부장님들이 워낙 잘하셔서. 저는 정말 잘해야 본전이라고 생각했었다. 제8기 지부 임원으로 당선된 지 4개월밖에 안 됐지만, 지부의 결정권자가 되는 것은 이전의 내가 해왔던 역할과 굉장히 다른 것 같다. 단사 지회장을 31살 때부터 22년을 하고 지부 사무국장을 36살부터 했지만, 전까지는 지원의 역할인 거지 메인은 아니었던 것 같다.
'전 지부장님들이 참 혼자 고뇌 속에서 힘드셨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근데 어느 날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부장님들의 지도력도 있지만, 같이 해 준 대표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부장님들의 지도력도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선배님들한테 배워가면서 또 많은 대표자들의 관심과 협조 속에서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로는 어렵다고 생각해서 임원책임제를 만들어 운영하고도 있다"

▲ 지난 1월 5일 경기도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민주노총 시무식에 참석해 신임 지부장으로서의 결의를 밝히고 있는 오영순 전북지부장.
화섬식품노조
- 임원책임제가 무엇인가?
"대각선 교섭의 확장판이라고 보면 된다. 교섭에서 끝이 아니라 임원들이 몇 개의 책임 단사와 일상적으로 소통하고 함께 의견을 구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임원들이 자기 책임 단사들의 단체톡방을 만들고 일주일에 한 번씩 무조건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한 번, 두 번 하다 보니까 이제는 가까워져서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단사 현안에 대해 지부가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또 임원회의를 정례화했다. 자주 보고 자주 만나니 보고에서도 결과만 보고하던 것이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들이나 맥락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하는 부분도 공유가 될 수 있었다"
- 제8기 표어가 '계승과 혁신'이던데
"전북지부의 전통성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시대에 맞게끔 혁신도 일으켰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포부를 갖고 만든 표어다. 전북지부에 청년들이 많다. 젊은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좀 듣고 우리의 전통도 알리고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다.
특히 지회장 중에 나이가 제일 어린 전지운 지회장을 지부 사무국장으로 세웠다. 그 다음에 올해는 조직 확대 사업 계획을 세워서 3000명을 한번 돌파를 해보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7월, 8월 달 쯤에 미조직 사업을 의욕적으로 할 계획이다"
- 여수에 오는 화섬식품노조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지금 석유화학 산업위기 문제는 여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 전반의 문제다. 지금까지 이 대한민국을 만들어놓은 건 우리 노동자들인데 노동자들이 이뤄놓은 성과에 대한 인정은 하나도 없고, 노동자 목숨에 칼질하는 이익 추구로만 가는 이런 자본주의 문제가 좀 심각하다.
산업 전환은 해야 하고 시대에 대한 변화에 적응해야겠지만, 그 과정에 노동자들이 상처받지 않고 탄압받지 않는 정의로운 산업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예전부터 배웠던 게 뭐냐면 자본은 우리에게 한 번도 꽁으로 준 적은 없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함께 뭉쳤고 함께 외쳤고 함께 지켜냈기 때문에 지금의 노동조건들이 만들어진 거지, 정부와 사용자가 한 번도 순조롭게 우리한테 준 적은 없었다. 우리 삶의 조건을 지키기 위해 5만 조합원이 함께 뭉치고 함께 외치고 함께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 저지! 정의로운 산업전환!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 웹포스터
화섬식품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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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선수범과 투쟁 품앗이"로 쌓은 조직력, 이들이 여수로 향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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