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구부터 엘리베이터까지 해학적인 조형물이 가득한 프라하의 이색 호텔
김종섭
우리가 예약한 호텔 방은 최상층이었는데, 두 개의 침대 위 천장에는 각각 두 개씩의 유리문이 설치되어 있어 침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낭만이 있었다.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면 프라하의 붉은 지붕과 야경이 한눈에 담기는, 그야말로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이색적인 공간이었다.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곧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첫날 우리가 프라하에 도착해서 저녁 식사를 했던 곳을 다시 찾았다. 그곳은 현지인과 여행객들에게 소문난 맛집 중 한 곳인 '칸티나(Kantýna)'라는 식당이다. 이번에는 저번에 먹지 않은 티본 스테이크와 골수 요리(Bone Marrow)라는 것을 주문했다. 골수 요리는 이 집의 인기 에피타이저 중 하나라고 한다.
사실 골수 요리는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 호기심에 시켰지만, 막상 마주하니 조금 당황스러웠다. 커다란 통뼈가 반으로 갈라져 나오는데, 그 위에 살짝 응고된 젤리 같은 골수를 티스푼으로 긁어내어 빵에 발라 먹는 방식이었다. 뼈의 크기에 비해 먹을 수 있는 양은 감질맛이 날 정도로 적어서, 결코 배를 채우기 위한 음식은 아니었다. '아, 골수 요리가 이런 맛이구나' 하고 새로운 미식을 경험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는 요리였다.
주문한 티본 스테이크는 스테이크의 본 고장 이탈리아 여행 때 밀라노의 한 유명 맛집에서 먹어본 기억이 있다. 오늘은 다시 프라하에서 맛보는 티본 스테이크의 맛은 어떨지 궁금했다. 우리는 스테이크는 분위기 좋은 곳에서 와인과 함께 썰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정육점처럼 투박하고 활기찬 현지 식당 분위기 속에서 시원한 흑맥주를 곁들여 고기 맛 자체를 즐겼다.
오늘 저녁 비용은 3인 기준 20만 원 이상이 들었다. 한국의 정서대로라면 이 정도 가격에 푸짐한 사이드 메뉴와 화려한 데코레이션이 따라왔겠지만, 이곳은 말 그대로 덩그러니 고기와 뼈가 전부였다. 하지만 낯선 도시에서 새로운 미식을 탐험하는 흥미로움과 현지 맛집이 주는 묘미 덕분에, 우리는 가격보다 더 큰 만족감을 느끼며 마지막 밤에 어울리는 근사한 저녁을 즐겼다.

▲ 프라하 맛집에서 맛본 골수 요리와 티본 스테이크, 그리고 체코 흑맥주의 조합
김종섭
프라하에 이전에 6일을 있으면서 관광지로 유명한 카를교를 사실상 수십 번 왕래했었다. 숙소에서 주요 여행지를 도보로 거쳐 가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또한 관광객들에게 제일 인기 있는 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정이 듬뿍 들어버렸는지, 다시 며칠 만에 찾은 카를교는 왠지 고향에 온 느낌처럼 익숙하고 편안했다. 낯익은 주변을 산책하고 선물 가게에 들러 주변인들에게 선물할 프라하만의 특색 있는 기념품을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프라하에서 6일, 부다페스트에서 3박 4일, 그리고 비엔나에서 1박 2일, 다시 프라하에서의 1박을 끝으로 내일 밴쿠버의 집으로 돌아가고 아들은 한국으로 돌아간다. 같이 같은 곳으로 함께 돌아가면 좋을 텐데, 서로 사는 나라가 다르기에 서로 다른 비행기를 타야 하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벌써 세 번째 해외 여행지에서 우리 부부는 아들과 그렇게 여행지 공항에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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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거주하며, 이민자의 삶과 일상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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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에서 작별... 아들은 한국으로, 우리는 밴쿠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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