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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사랑해" 60대 경상도 남자가 달라졌습니다

결혼 35주년 맞아 '찐사랑꾼'으로 거듭날 결심 후 달라진 생활의 변화

등록 2026.05.20 15:24수정 2026.05.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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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5월 5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었다. 결혼 35주년, 많은 세월을 아내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인생길을 걸어왔지만, 아내 앞에서는 늘 부족한 게 있었다. 남편으로서 아내에 대한 사랑을 제대로 표현 못 한다는 것.

오랜 세월 동안 애정 표현이 서툴고 부족한 남편, 집에서는 말수가 적고 잔정이 없는 전형적인 경상도 남자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살았다. 아내의 입에서는 '당신은 착하고 좋은 남편인데, 다정다감한 남자는 아니야'라는, '무뚝뚝한 남편'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결혼 35주년, 사랑 표현을 결심하다

지난 세월 꽤 괜찮은 남편으로 아내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아내를 향한 내 마음을 표현하는 데는 인색했다. 가슴 깊숙이 자리잡은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좀처럼 가슴 밖으로 표출되지 않았다. 연애 때부터 최근까지 아내를 부르는 호칭은 줄곧 '자기' 하나였다. 부부 사이에 흔히 부르는 '여보'라는 말도 쉽게 나오지 않았다.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고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내를 '여보'라고 다정스럽게 불러본 기억이 없다. '사랑한다'라는 말은 더더욱 낯간지러워서 입 밖으로 꺼내기가 힘들었다. '여보, 사랑해'는 마음속으로 되뇌일 뿐, 따뜻하게 말하지 못했다. 이렇게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은 가슴 속에만 머물면서 많은 세월이 흘렀다.

 지난 봄 어느 날, 아내와 함께 부산 바닷가 인근에서 활짝 핀 벚꽃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지난 봄 어느 날, 아내와 함께 부산 바닷가 인근에서 활짝 핀 벚꽃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곽규현
직장에서 은퇴한 지도 3년이 넘었다.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애틋한 마음은 깊어지고 생각도 많아졌다. 양가 부모님은 하늘나라로, 자식들은 성장하여 외지로 떠나 우리 부부는 신혼 때처럼 둘만 남았다. 부부의 연을 맺은 지 어느덧 35년, 적지 않은 세월을 부부로 살았다.

나는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을까? 나는 아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아내는 남편인 나에게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내가 아내를 위해 진정으로 해 줄 수 있는 것이 뭘까를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강하게 머리를 스치는 뭔가가 있었다. 아내에 대한 사랑 표현,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아내 사랑'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는 감정 그대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 그게 바로 아내가 원하는 바가 아닐까.


생각이 거기에 이르자, 잠잠하던 가슴이 벅차오르며 아내를 향한 사랑의 감정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설렘과 행복감이 가슴 속을 가득 채웠다. 그래, 바로 이거다. 아내에게 남편인 내가 해 줄 수 있는 최상의 선물은 '찐사랑'을 표현하는 것. 가슴 속 사랑을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60이 넘어가는 나이에도 아내를 생각하면서 가슴이 뛰다니, 예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 '무뚝뚝한 남편'이 '찐사랑꾼 남편'으로 변한 모습을 아내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만 해도 즐겁고 행복한데, 아내도 나와 마찬가지로 행복감에 젖지 않을까.


'찐사랑'을 표현하며 느끼는 행복감

35주년 결혼기념일 아침, 나는 아내를 처음으로 진심을 담아 '여보'라고 부르며 따뜻하게 안았다. 실로 오랜만에 아내와 입맞춤하며 사랑을 고백했다. 아내를 품에 안고 "여보, 사랑해" 떨리면서도 다정한 목소리로 사랑을 속삭이며 부부의 정을 나눴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사랑 고백에 아내는 의아해하면서도 행복해했다. 아내는 왜 지금까지 안 하던 행동을 하냐며, 갑자기 사랑꾼 행세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며 행복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동안 억누르고 살았던 감정 표현이 아내의 차고 넘치는 사랑에 제대로 반응하는 것일 뿐. 달리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최근 아내와 주고받은 카카오톡에는 사랑의 표현이 넘쳐난다.
최근 아내와 주고받은 카카오톡에는 사랑의 표현이 넘쳐난다. 곽규현

한 번 사랑을 표출하는 말문이 열리자, 이전의 무뚝뚝한 모습은 사라지고 자상하고 세심한 '찐사랑꾼' 남편으로 거듭났다. '여보, 사랑해'로 시작된 사랑 표현은 말과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우선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부터 따뜻해졌다. 아내를 대하는 말투와 손길도 부드러워졌다.

아내와 나누는 카톡 대화에서는 사랑의 하트를 주고받으며 '찐사랑'을 느낀다. 산책할 때도 아내가 먼저 잡던 손, 먼저 끼던 팔짱이었는데, 이제는 내가 먼저 아내의 손을 잡고 어깨에 손을 얹는다. 집안에서는 수시로 '손가락 하트'를 날리며 포옹한다. 아내의 몸과 마음이 아프고 힘들까 봐 건강도 챙겨가며 행복하게 살자고 다짐한다.

아내는 최근 달라진 남편의 모습을 보면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나도 남의 시선과 체면을 은근히 의식하는 내가 이렇게 사랑꾼의 모습으로 변할 줄은 몰랐다. 아내를 아낌없이 사랑하고, 그 사랑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는 요즘, 신혼보다 더 신혼 같은 행복감에 젖는다. 세상을 살아가는 새로운 활력도 얻는다. 무미건조했던 부부 생활이 감미롭고 풍성해졌다.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둘(2)이 하나(1) 되는 기쁨, 그 기쁨을 우리 부부는 지금 누리고 있다. 과거의 나처럼 세상의 무뚝뚝한 남편들이여, 지금의 나처럼 용기 내어 가슴 속 '아내 사랑'을 표현해 보자. 부부 생활의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아내에게 사랑을 말하고 싶다.

"여보, 사랑해."
#부부사랑 #사랑표현 #결혼기념일 #부부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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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삶과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가끔 글로 표현합니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살맛나는 따뜻한 세상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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