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하는 남욱 변호사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재판받고 있는 남욱 변호사가 4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 변호사가 법정에서 "유동규가 미국 송금 방법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라고 증언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천화동인1호 수익 일부를 사실상 자신의 몫으로 인식한 정황이라는 해석이 가능해, 이른바 '428억 약정설' 논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해당 자금을 이재명 측 '저수지 자금' 가능성으로 봐왔지만, 지난해 10월 31일 대장동 본류 사건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 재판장 조형우)는 이재명 대통령이 428억 약정 당사자라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재명이 김만배 지분 중 일부를 받기로 했다는 등의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따라서 유동규의 진술처럼 '나중에 이재명을 위해 쓸 수 있도록 지분을 받았다' 하더라도, 사실상 이재명이 이를 약속받은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 변호사가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서 "유동규가 직접 김만배에게 돈을 받으려 했고, 그 돈 일부를 미국으로 보내기 위해 나에게 송금 방법을 알아봐달라고 했다"는 취지의 구체적인 증언을 쏟아냈다.
남 변호사의 최근 증언은 기존 검찰 공소 논리와 배치되는 대목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사 과정에서 추가 확인이 필요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남욱 "유동규, 돈 보내려고 알아봤다"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남 변호사의 구체적인 설명이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이 미국에 사는 가족들을 위해 부동산 매입 등을 이유로 자금 송금 방안을 문의했고, 이에 자신이 지인을 통해 실제 가능성을 알아봤다는 것이다.
15일 열린 대장동 항소심 공판(서울고법 형사6-3부 판사 민달기·김종우·박정제)에서 증인석에 자리한 남 변호사는 "(유동규가) 미국에 있던 친인척 때문에 거기에 보낼 수 있게 준비해달라 했다"라며 "본인 돈인 것을 전제로 내가 알아봤다"라고 밝혔다.
"김만배는 유동규가 돈 요구해서 어느 정도 돈 해줄 생각이었고, 유동규는 돈을 받아야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 (그중) 130억 원을 미국에 보내 건물을 사서 워싱턴에 누나하고 같이 사는 딸이랑 도와줘야겠다고 해서 (내가) 알아본 적이 있다."
남 변호사는 "(정원 딸린) 집이 얼마냐고 물어봤고, 500만 불(당시 60억 원 수준) 짜리 집에, 잔디도 있고 그런 거 얘기해준 기억이 있다. 1000만 불(당시 120억 원)도 지역에 따라 있다고 말해줬다"라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특히 "유동규가 돈 보내는 방법을 알아봐 달라고 직접 요청했다"라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함께 일했던 관계였기 때문에 그 돈이 본인 돈이라는 전제 아래 알아봤다"라며, 실제 로펌과 회계법인까지 문의했지만 대규모 해외 송금은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 실행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순간 유 전 본부장이 직접 물었다.
유동규 = "해외에 보낸다는 돈이 유동규한테 있었나?"
남욱 = "금액을 말 안 했다."
유동규 = "결론이 뭐였나?"
남욱 = "(돈을 보내는 것이) 어렵다."
유동규 = "그럼 돈을 보낼 수가 없는 거네?"
남욱 = "그렇게 결론 났던 걸로 기억한다."
중요한 건 100억 원 이상의 돈을 보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웠지만 유 전 본부장의 제안으로 돈을 보내려고 알아봤다는 점이다. 남 변호사는 "나중에 특검이 진행되면 확인되겠지만 (관련된) 메일이 있을 거다. 알아보다가 쉽지 않다고 해서 멈췄다"라고 했다.
물론 유 전 본부장은 "정작 돈 보낼 방법이 어렵다고 결론 났으면 보낼 수 없는 돈 아니냐"라며 "유동규가 지속적으로 미국 송금을 추진했느냐"라고 물었다. 남 변호사는 "한 번 정도 확인한 뒤 추가 논의는 없었다"라고 답했다. 즉, 한번 논의 이외에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정영학 녹취록 속 '천화동인1호=유동규 몫' 정황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취록'에는 428억 원에 대한 흔적이 여러 차례 나온다. 특히 대장동개발업자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가 관련 이야기를 여러 차례 나눈다. 녹취록 대화만 놓고 보면 이들 세 사람 사이에서 천화동인1호 수익을 유동규 몫으로 전제한 듯한 논의가 오간다.
[2020년 10월 30일 분당 노래방] 김만배·유동규·정영학
김만배 = "돌아다니면서 쓸데없는 얘기해서 직원들이 많이 안 거지. 천화동인1이 남들은 다 니껄로 알아. 너라는 지칭은 안 하지만, 내께 아니란 걸 알아."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부정하지 않는다. 김씨는 잠시 후 "이렇게 해보자"면서 "내가 유동규 지분 아니까 700억을 줘(줄게)"라고 말한다. 이어 이들 세 사람은 700억을 유동규에게 주는 방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녹취록 대화만 놓고 보면 이들 세 사람 사이에서 천화동인1호 수익을 유동규 몫으로 전제한 채 조정하는 방식으로 읽힌다.
특히 2021년 2월 22일 녹취록에 첨부된 '유동규 지분대가 상당액(428억 원)' 계산 과정은 금액을 가감없이 차감하며 최종 액수를 산정하는 구조여서, 유 전 본부장 몫을 전제로 계산한 정황으로 읽힌다.
[2021년 2월 22일 운중동] 김만배·정영학
김만배 = "아니면 이렇게 해봐. 3800억에서 총, 아니4800억에서. 4800억에서. (..) 그래, 그렇게 해야 돼.
정영학 = "이렇게 계산해 보겠습니다. 4800억에서 (..) 여기에서 아까 그 650억을 빼야죠. 438입니다. (김만배= 438? 거기에서 10을 또 빼야지) 예, 그러면 428."
김만배 = "최종 428이네."
유동규 측 '통화 녹취' 반격했지만... 남욱 "당시 수사 흐름에 맞춰 대화"

▲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돼 지난달 30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지난 15일 공판에서 유 전 본부장 측은 회심의 카드로 2023년 3월과 4월에 남 변호사와 나눈 1시간 17분짜리 전화통화를 제시했다. 재판부는 이를 전부 법정에서 틀었다.
통화 내용만 보면 유동규 측이 강조한 이유가 드러난다.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김만배와 신학림이 윤석열에게 뒤집어씌우는 내용을 녹취하고 이를 뉴스타파가 선거 3일 전에 보도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유 전 본부장은 "그거 김만배가 '이재명 공산당'이라는 식의 공작을 또 한 거다. 정진상, 이재명과 다 짠 거다"라고 한다. 또 남 변호사는 "정진상하고 이정수 검사장(대장동 사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상의하면서 내가 형한테 3억 원 준 거를 형하고 나하고 유착했고 사업권을 나한테 주면서 (화천대유 관련) 천화동인 1호를 형이 갖기로 했다는 그림을 (얘네가) 그렸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법정에서 남 변호사는 "당시 검사가 '너(남욱)한테 관심 없다' 나보면서 '우리 목표(이재명)는 다른 데 있다, 알지 않냐'라고 했다. 여러차례 대놓고 말했다. 유동규가 (구치소에서) 나가고 있었는데 그 거를 봤고, 김만배를 보면서 협조를 안 하니까 절대 안 풀어줄 거다고 이러는데 겁을 안 먹을 사람 없다"라고 반박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통화 녹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유동규가 녹음을 했더라. 그 당시는 내가 가장 (수사팀에) 협조를 할 때다. 나는 내가 주범이 된 게 억울했다. 유동규도 '남욱이 빠진 게 맞다'고 했다. 검사들이 대장동 사건 관련 유동규와 이야기를 하라고 해서, 그렇게 여러 차례 이야기를 했다."
결국 남 변호사는 통화가 부적절할 것 같아 피했지만 결국 통화를 했다면서, "유동규 이야기에 호응하거나 수사받은 결(흐름)대로 대화하는 게 다 녹음이 된 거다. 검찰에 협조할 때라 장단 맞춰 준 거다. 검사가 통화해보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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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욱 "유동규, 미국 송금 알아봐달라 요청"...다시 흔들린 '428억 약정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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