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아리셀 참사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1·2심 판결 비교
참여연대
그러면서 재판부는 "기존에 사고가 발생한 부분이나 작업상 안전 조치가 필요한 공정에 대해서는 구체적 안전 조치를 해왔고, 안전을 위한 조치를 완전 방치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둘째, 피해자와의 합의입니다. 재판부는 "사망한 피해자 유족들 전원에게 피해를 변제하고 상해를 입은 피해자들과도 모두 합의했다"며 "합의한 일부 유족들이 처벌을 탄원하고 있지만 이를 이유로 합의를 양형에 제한적으로 반영하게 되면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소극적으로 하게 해 실질적으로 충분한 피해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결문에 명시하였습니다.
비상구 설치의무와 소방훈련·교육의무는 과연 무죄인가?
항소심은 화재가 난 공장 3동 2층에 별도의 비상구를 설치할 의무가 없으므로, 비상구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유지할 의무(기자 주-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7조는 비상구 설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음)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1심은 위험물질 취급 공장이라면 사고가 난 층에서도 대피가 실질적으로 가능하도록 비상구가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관련 법은 그냥 비상구를 설치하라고만 했지, 모든 층에 다 설치하라고 되어 있지 않으므로 법 위반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시 묻겠습니다. 비상구는 왜 필요할까요? 말 그대로 비상시의 탈출구입니다. 목숨이 위험한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탈출할 수 없다면 그것이 비상구일까요? 화재가 난 2층에는 비상구가 없었고, 또한 그 건물에 있는 비상구도 실질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항소심은 소방훈련·교육의무 위반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연간 교육인데 1년이 지나지 않은 6월에 사건이 일어났으므로 교육할 시간은 더 남아 있기 때문에 무죄라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2023년도에 아리셀은 소방훈련·교육을 하지 않았고, 그 전에도 아예 한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2024년 3월 28일에 화성소방서 남양119안전센터가 자체소방교육을 철저히 하라고 지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역시 하지 않았습니다. 아리셀은 소방훈련·교육을 할 의지나 있었을까요?
피해자와의 합의는 형량 감경의 사유가 될 수 있는가?

▲ 2026.05.13.(수) 오전 10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2층) ‘아리셀 참사 2심 판결의 법리적 한계를 짚다’ 판결비평 토론회 현장. 토론회는 이 판결이 중처법 입법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하고 있다는 문제 의식 아래, 2심 재판부의 판단 근거와 논리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상고심에서 법원이 반드시 다뤄야 할 쟁점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참여연대
이건 양형 전문가로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형법은 보호할 법적 이익(법익)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중대재해처벌법의 보호법익은 중대재해예방을 통한 시민과 노동자 등 종사자 보호라는 사회적 법익으로서, 이것은 개인이 처분할 수 없는 법익입니다. 즉, 우리 사회의 안전과 사고 예방이라는 법익을 피해자의 유족이 합의를 통해서 처분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양형위원회도 2021년 제111차 회의에서 사회적 법익사건에는 합의 관련 양형 요소를 감경 인자로 고려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개인이 처분할 수 없는 법익을 이유로 형량을 감경한다는 것은 잘못된 해석입니다.
어느 쪽 말도 귀담아듣지 않겠다?
15년이 4년이 되는 마법을 부린 항소심의 마지막 공판에서 재판장이 한 말입니다. 유족분들이 항의하자, 선고방해로 감치(구금)할 수 있다는 말까지 하였습니다. 과연 어느 쪽 말도 귀담아듣지 않은 판결일까요? 왜 글쓴이는 재판부가 유족의 말에는 귀를 닫고 아리셀의 변호인인 김앤장의 말에만 귀를 열었다고 느껴지는 걸까요?
항소심은 사법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는 점과 국민에 대한 안하무인을 동시에 표현하는 마법까지도 부렸습니다.
참고로 마법이란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것을 가능하게 할 때 쓰는 단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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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이 4년이 되는 마법: 법원은 양형의 마법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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