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의 공동 경험 사고로 입원했던 아버지의 병실을 지키느라 고단해 보였던 어머니.
송유정
2018년, 아버지가 공사 현장에서 인부들의 일손을 돕다 크게 다쳐 두 달간의 입원 생활을 했던 일은 두 부부가 다시 마음을 묶어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황혼 이혼을 고민할 정도로 관계가 악화되었고 수면의 질을 핑계로 각방 생활한 지 오래되었던 둘은 병원에 있는 두 달 동안 24시간 붙어있게 되었다.
손발이 불편한 아버지의 수족이 되어 먹이고 씻기고 병원을 쫓아다니느라 고단해진 어머니의 표정이 유난히 밝아 보였던 것은 기분 탓만은 아니었다. 어머니는 잠자리가 불편하다면서도 한사코 집에 가기를 거부하면서 아버지 곁을 지켰다. 그 안에서도 사소한 문제로 투닥거렸지만 "이러다 마흔에 동생 생기는 거 아닌지 몰라?"라는 나의 농담에 즐겁게 웃을 정도로 애틋해 보였다. 그때의 기억이 또 그들을 추동해 50년에 이르게 했을 것이다.
특별하게 보내지 않는 기념일
같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의 '황혼 이혼'은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다 수준이며 계속 증가하는 추세란다. 노부부가 헤어지는 이유는 뭘까? 인구 고령화와 기대 여명의 증가, 재산 분할로 인한 여성 경제력의 확대, 자녀와 사회의 인식 변화 등 표면적인 이유 말고 그들을 헤어지게 만든 배경은 뭘까?
반대로, 노부부가 헤어지지 않고 계속 함께하는 비결은 뭘까? 헤어지고 싶은 마음보다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단 1%라도 많은 이유, 사랑, 정, 책임감, 자식에 대한 미안함 같은 것 말고 헤어지지 못하는 진짜 원인. 나는 '관계의 창의성'에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싶다.
부부는 그들만의 창의성을 발휘해 행복을 발견하고 불행을 피하기 위해 노력한다. 열정적인 붉은색에서 시작해 따스한 주황을 거쳐 기쁨의 노랑, 편안함의 초록, 신뢰의 파랑, 깊이의 남색, 신비로운 보라 모두를 간직한 무지갯빛이 사랑이라고 한다. 하지만 무지개는 모진 비를 뿌리던 잿빛 먹구름이 지나간 하늘에 비로소 뜬다. 사랑은 시련과 상처를 겪은 후, 그것을 어떻게 우리만의 방식으로 극복할 것인가에 달려있지 않을까.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남편과 나는 창의적인 방식으로 부부의 날과 결혼기념일을 보낸다. 특별한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것이 그것이다. 꽃이나 선물을 전한다거나 외식을 하지도 않는다. 그저 마음속으로 되뇐다. '이날 하루를 기념하기보다는 평소에 잘하자. 365일을 결혼기념일이다, 부부의 날이다 생각하자. 내내 관계에 정성을 다하자'라고.
나와 남편이 우리만의 창의성을 발휘하여 24년을 더 살게 된다면, '결혼 50주년 기념일'은 꼭 챙겨야겠다. 그렇게 열심히 '함께' 나이 들어갈 결심을 해본다.
인생의 중반부에 들어선 지금, 후반부를 웰에이징하기 위한 결심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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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신과 세상을 주의깊게 관찰하여 삶의 의미와 재미를 발견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늘 봄같은 기운이 세상에 가득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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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이혼 고민했던 부모님의 결혼 50주년을 보며 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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