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장난 물건들이 매일 저녁을 데리고 돌아왔다.
박유하 시인(디지털 포엠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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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한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시적 화자인 '나'는 감상에 잠긴다. 인도에는 낡은 '전축'과 '텔레비전'이 늘어져 있다. 언젠가 이 물건들도 새것이었고, 쓸모 있고 귀한 것이었다. 나는 전파사 주인이 성한 데 없는 물건의 나사를 풀고 납땜하는 장면을 저녁 하늘의 별빛과 절묘하게 연결한다. 나는 어떤 고장 난 일상을 고쳐나가고 있는가. "한번 꺼진 하루는 다신 안 켜"진다고 말하면서도 "흉터로 흉터를 부축"해내는 가게 앞에서 나는 담뱃불로 무얼 지피고, 무얼 흘려보내고 있을까. 되는 게 없는 흉작 같은 일상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하루지만, 그럼에도 해거름이 되면 꺼져가는 거리는 어김없이 빛을 낸다. 그것은 그림 같은 야경이 된다. 이울어가는 거리를 밝히는 빛으로 나는 나아가고, 오늘의 흉터를 견뎌낸다. 이 빛에 의지해 오늘을 살아간다. (문경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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