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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각도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는 전봇대

[시로 읽는 오늘] 박유하 '삼십 도 기울어진 자세'

등록 2026.05.25 10:00수정 2026.05.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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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에서 기획한 '시로 읽는 오늘'을 연재합니다. 시로 아침을 시작한다면, 수많은 갈등과 전쟁도 줄어들 것입니다. 독자들은 힘 있는 언어를 익혀 튼튼한 내면을 가꿀 수 있고, 다양한 시를 통해 새로운 시민의 감수성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의 첨예한 문제를 시인의 예민한 감각으로 길어 올린 한국시를 매주 두 편씩 선정하여, 추천 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기자말]
삼십 도 기울어진 자세
- 박유하

집 앞에 서 있는 전봇대는
처음부터 기울어져 있었다


태풍이 지나가고 비바람이 쏟아져도
기울어진 각도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는 전봇대는
이곳과는 다른 하늘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전봇대가 바라보는 하늘을
잠시 따라 보다
삼십 도 기울어진 땅 위에서
한 발로 멈춰 섰다

'이토록 경쾌하게, 넘어질 것처럼 걸을 수 있다니'

이곳의 하늘을 공유한 사람들은
곧 자빠질 캥거루처럼
한 발로 폴짝 폴짝 뛰어다녔다

쏟아질 것 같은 영혼의 무게를
정교하게 출렁이며


우리는 잠기는 일과 떠오르는 일의 균형을
삼십 도 기울어진 자세로 이해했다

출처_시집 <반사광의 사랑>, 끝과시작, 2025
시인_박유하: 2012년 <내일을 여는 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탄잘리교> <신의 반지하> <쓰다듬어 줄 살이 없는 친밀> <나는 수천 마리처럼 이동했다> <초록 코끼리> <반사광의 사랑>이 있다.


 우리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조금씩 기울어진 채 살아갔다.
우리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조금씩 기울어진 채 살아갔다. 박유하 시인(디지털 포엠 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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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하시인 #삼십도기울어진자세 #반사광의사랑 #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
댓글

(사)한국작가회의는 이 땅의 대표적인 문인단체로서 표현의 자유와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정신을 계승한다.


톡톡 6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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