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으로 펼쳐진 산자락, 함양 대봉산 정상에서 본 것

오랜 동료들과 함께 찾은 함양... 짧고도 알찬 여행길을 떠나다

등록 2026.05.20 14:15수정 2026.05.2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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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하루, 오래 전의 동료들과 산을 오른다. 도심 근교에 있는 나지막한 산이다. 언제나처럼 산을 오르는 날, 지루함에 바람이나 쐬러 가자는 제안이다. 오랜만에 장거리 여행길에 오르게 된 이유다. 아침에 만나 출발한 여행지는 청주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경남 함양의 대봉산이다. 친구가 전에 여행을 했다는 대봉산 모노레일을 찾아가는 길이다.

운전대를 잡고 출발한 함양은 낯선 곳은 아니다. 가끔 지리산을 오가며 찾았던 동네다. 세월이 만든 육체는 고단한 여행을 사양했다. 간단한 산행을 하면서 고단함을 피하는 동료들이다. 해외보다는 국내 여행을 하고, 높은 산보다는 낮은 산을 오르는 세월이 되었다. 아침에 만나 출발하는 풍경은 언제나 간단한 차림으로 출발하는 한 사람과는 전혀 달랐다.


꽃 양귀비 함양 상림공원에서 만난 꽃 양귀비다. 거대한 공원의 한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붉은 꽃양귀비가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다. 5월의 녹음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상림공원은 아름다운 계절을 축복하고 있었다.
▲꽃 양귀비 함양 상림공원에서 만난 꽃 양귀비다. 거대한 공원의 한 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붉은 꽃양귀비가 사람을 불러 모으고 있다. 5월의 녹음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상림공원은 아름다운 계절을 축복하고 있었다. 박희종

국내 여행을 하면서 가능하면 간단하게 출발한다. 젊은 날에는 복잡하고도 세밀한 여행을 했지만, 이젠 간단하고도 홀가분함을 갖고 싶어서다. 펜션 대신 호텔을 예약하고, 음식을 해 먹기보단 식당 음식으로 대신한다. 가능하면 간단한 삶을 갖고 싶어서다. 동료들의 삶은 달라 보였다. 배낭을 메고 양쪽 손에는 먹거리를 가득 들고 나타났다.

과일을 준비했고, 음료수를 준비했으며 심지어 쑥으로 만든 떡까지 등장했다. 빈손으로 나타난 것이 쑥스러워 너스레를 떨어도 미안함은 여전하다. 아직도 아끼고 검소한 삶이 남아 있는 동료들이다. 평생 학교에서 삶을 보낸 사람들, 넉넉하지 못한 삶을 이겨낸 사람들이다. 지금이야 연금으로 살아가지만 평생을 아끼고, 절약하던 생활이 삶의 철학이 된 사람들이 아니던가?

서둘러 출발한 여행길은 설렘이었다. 서서히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차량이 많다. 삶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도착한 휴게소, 커피 한잔이 기다린다. 휴게소 커피 한잔을 해야 여행의 맛이 있을 텐데, 사정이 달랐다. 달달한 커피 믹스를 준비해 온 것이다. 준비한 컵에 한 잔씩 따라 마시며, 떡을 먹고 과일을 먹고 말자 한다. 커피는 비싸고 양이 많으며, 먹거리도 적당한 것이 없다며 사양한다.

상림공원에서 대봉산 휴양밸리까지

서둘러 함양에 들어서 찾아간 곳은 상림공원이다. 군 소재지에 펼쳐진 넓은 공원은 발길을 잡기에 충분했다. 21ha의 넓은 면적에 갈참나무 등 각종 나무가 들어서 있고, 긴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어 '천년의 숲'으로 불리고 있다. 신라 최치원 선생이 함양 중앙으로 흐르던 위천천의 홍수를 막기 위해 둑을 쌓고 나무를 심으면서 조성되었다고 한다. 함양읍성의 남문이었던 함화루, 최치원 선생을 기르는 사운정 등 많은 문화재가 있으며, 시민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이 있다. 공원엔 화려한 꽃양귀비가 가득 피어 따스함을 안겨주었다.


푸른 숲과 문화재 그리고 각종 편의 시설이 넉넉한 부러움을 주고, 울창한 숲과 시원한 물이 흐르며 신록의 계절 5월을 축복하고 있었다. 이어진 발길은 목적지 대봉산 모노레일을 탈 수 있는 대봉산 휴양밸리로 향했다. 대봉산 휴양밸리에는 대봉스카이랜드와 대봉 캠핑랜드가 있으며 스카이랜드엔 3.93km에 10대의 모노레일을 운영하고, 집라인 5개 코스 3.27km가 운영되고 있었다.

거대한 대봉산 능선 함양 대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산자락은 대단했다. 거대한 지리산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가 신록의 계절을 축복하고 있다.
▲거대한 대봉산 능선 함양 대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산자락은 대단했다. 거대한 지리산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가 신록의 계절을 축복하고 있다. 박희종

거대한 지리산 자락 대봉산 휴양밸리엔 모노레일을 탈 수 있고, 집라인도 설치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었다. 대부분은 예약을 위주로 운영되어, 분주함이 없었다. 친구의 부지런함으로 모노레일을 예약했다. 일반인은 1만 5000원, 경로자는 3000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주변엔 식당이 없어 구내식당에서 간단한 비빔밥으로 점심을 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해 모노레일을 탑승장으로 향했다. 모노레일은 탑승하여 3.93km 길이의 산을 오르고 내리면서 대봉산의 절경과 주변을 감상할 수 있는 시설이다.


동료들과 어울려 모노레일에 올랐다.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모노레일은 힘겹게 보였지만, 주변에 펼쳐지는 푸른 녹음과 함께 피어난 철쭉이 싱그러웠다. 사진을 찍으며 모노레일을 타는 이유를 알만할 즈음 1228m 대봉산 정상, 천왕봉에 도착했다. 사방이 확 트이는 공간, 왜 정상에 오르는 지 알려주는 풍경들이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산자락이 아름답게 누워있고, 마침 피어난 철쭉이 분홍빛을 발하고 있다. 푸근하고 그리운 어머님의 품과 같은 따스함을 준다.

모노레일은 대봉산 정상인 천왕봉까지 30여 분, 내려오는데 30여 분이 소요되니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푸름을 한껏 먹고 내려오는 길, 가파는 길을 내려오는 길도 험난했다. 비탈진 길을 오르고, 내려오는 길은 모노레일이 같은 경사를 유지하니 온몸도 긴장을 해야 한다. 긴 모노레일을 경험하고 내려온 길, 이런 그림을 보고 싶어 모노레일을 타러 온다는 것을 알려준다.

간단하리라 생각했던 여행길은 새벽부터 하루의 해가 저물었다. 가파른 산을 오르고, 먼 길을 따라나섰던 동료들이다. 세계 여행을 마다하고 여행길에 올랐던 사람들이 이젠, 편안하고 안전한 국내 여행으로 여유를 즐기고 있다. 여행길엔 술잔이 오가고, 시끌벅적하던 삶이 조용하고 서두름 없는 여행길이 되었다. 술잔은 구경도 하지 못했고, 안전만이 최선이라는 삶의 방식이 자리를 잡았다.

며칠 전부터 서두르던 거대한 여행길이 편안하고 안락한 여행으로 변한 세월이다. 술 한잔보다 커피 한잔이 좋고, 서두름보다는 여유가 곁들인 여행길이 좋다. 과한 음식보단 간소하고도 검소한 먹거리로 대신하며, 긴 기간이 아닌 짧고도 알찬 여행길이 우선 되었다. 삶의 제자리로 돌아온 동료들, 항상 건강하고 편안한 여행길이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청주에서 시작된 함양 대봉산 모노레일 여행이 이렇게 조용히 마무리되었다.
#여행 #동료 #함양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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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무렵의 늙어가는 청춘, 준비없는 은퇴 후에 전원에서 취미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가끔 색소폰연주와 수채화를 그리며 다양한 운동으로 몸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세월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고 싶어 '늙어가는 청춘'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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