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실 옥정호 출렁다리
이완우
출렁다리를 건너서 발을 딛는 붕어섬은 남북으로 약 760m에 동서로 약 400m 규모의 아담한 동고서저(東高西低) 지형이다. 동편은 하안단애(河岸斷崖)의 침식 절벽이 이어졌는데, 절벽 위에는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등 자연림이 형성되어 있다. 서편은 물이 드나드는 들쑥날쑥한 호안 형태를 보인다. 붕어섬은 동편이 금붕어의 등(背)이라면 서편은 여러 지느러미가 펼쳐진 배(腹) 형태를 이룬다.
붕어섬의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산등성이는 임실군 운암면 입석리(동쪽)와 용운리(서쪽)의 경계가 된다. 과거 섬진강댐이 생기기 전, 이곳은 백련산(754m)에서 북쪽으로 길게 이어져 내려온 산줄기가 감입곡류(嵌入曲流) 강물의 물돌이동을 이루는 마지막 봉우리였다.
붕어섬 안내판에서 붕어 머리 위치의 참나무길, 아가미 위치의 단풍길과 억새길, 몸통으로 가는 붕어섬길, 배지느러미 위치의 배롱길, 꼬리지느러미의 메타세쿼이아길과 붕어섬수변산책길을 확인했다.

▲ 임실 옥정호 붕어섬 작약꽃밭
이완우

▲ 임실 옥정호 붕어섬 작약꽃밭
이완우
붕어섬 서남쪽, 붕어 아가미 위치에 붉고 흰 작약꽃밭이 펼쳐졌다. 옥정호의 맑은 물빛을 배경으로 수만 그루의 작약꽃이 피어 있었다. 꽃밭에는 관광객들이 추억을 담기 위해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강바람이 불 때마다 작약꽃들이 한 방향으로 흔들렸다.
초록빛 붕어섬 숲길의 한가운데, 하얀 안개 분수가 부드럽게 피어올랐다. 산책로를 따라 푸른 나무들과 알록달록한 꽃들이 늘어섰고, 안개 분수 주변에는 물안개가 퍼지고 있었다.

▲ 임실 옥정호 붕어섬 작약꽃밭
이완우

▲ 임실 옥정호 붕어섬 작약꽃밭
이완우
작약꽃밭 위의 붕어정(정자)에서 잠시 쉬면서, 너른 작약꽃밭을 숲의 나무 사이로 내려다보았다. 정자에서 이어지는 참나무길을 따라 붕어섬 남쪽 끝의 독재로 산책로가 이어졌다. 산책로 끝의 독재가 바라보이는 전망대 가까이에 '독재(바위 고개, 돌고개)' 안내판이 있었다.
용운리와 입석리 사이에 깎아지른 듯이 솟아 있는 가파른 재로서 용운리 내마 마을에서 입석리 구암 마을로 가는 고개였다. '독재'에 (옥정호의) 물이 차면서 '외앗날'은 섬이 되었다. 외앗날 맨 위 붕어의 머리 부분에 중래보가 있었다.
섬진강댐 공사 후 배가 다닐 수 없어 근래에 바위를 폭파하여 뱃길을 텄다. 운암 사람들은 이곳 '독재'가 한 발만 삐끗하면 아래로 떨어지는 위험천만한 곳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 임실 옥정호 독재
이완우
옥정호의 물이 차오르기 전의 운암강(섬진강의 이 지역 이름) 독재는 가로와 세로의 삶이 교차하던 활기찬 '네거리'였다. 붕어섬처럼 이 독재도 세로 등줄기를 경계로 입석리와 용운리가 나뉘었다.
이곳 마을 주민들은 강을 건너고 고개를 가로로 넘으면 다시 강을 건너서 이웃 마을로 다녔다. 지천리나 청운리 방향에서는 강을 안 건너고, 소를 몰고 이 험한 고개를 세로로 길게 걸어서 외앗날로 농사지으러 다녔다고 한다.
독재는 유문암 절벽 형태로 물 위에 드러나 있다. 탐방로는 수직 절리가 발달한 유문암 지형의 위험 구간 앞에서 끝난다.
동서 방향으로 강물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가깝게 흐르는 이 바위 고개는 오늘날 붕어섬 형성과 연결되는 지형이다. 1965년에 섬진강댐이 축조되고, 외앗날 주위는 수위가 10미터 이상 높아졌다. 주민들이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이 독재 바위를 깨트려 물길을 텄고, 외앗날이 하중도(河中島, 강 속의 섬)가 되었다. 붕어섬이 입에 낚싯줄을 물고 있다면 바로 이 가늘고 긴 독재가 그 낚싯줄인 셈이다.

▲ 임실 옥정호 독재
이완우

▲ 임실 옥정호 붕어섬 메꽃
이완우
독재를 멀리서 바라보며 멈춰 선 전망대 데크 위에서 멀리 독재 기슭을 살펴보았다. 거친 유문암 바위틈, 모래 한 줌 쌓인 척박한 자리에 연분홍빛 메꽃 몇 송이가 세찬 강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식물들이 자리 잡은 주변에는 크고 작은 회색과 밝은 황토색의 돌멩이 조각들이 불규칙하게 흩어져 있었다. 그 사이사이로 부러진 마른 나뭇가지와 마른 풀잎 더미들이 얼기설기 얽혀 있어 척박한 자연환경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붕어섬 생태공원에는 넓은 작약꽃밭이 조성돼 있었지만, 독재 기슭의 유문암 바위틈에는 메꽃 몇 포기가 자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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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실 옥정호 붕어섬 메꽃 ⓒ 이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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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 건너 만난 붕어섬 산책로의 숨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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