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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감 공약, 교실에서 검증돼야 한다

    [주장] 예산·권한·학교 변화까지… 교육감 공약 읽는 다섯 가지 질문

    등록 2026.05.21 11:19수정 2026.05.2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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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감 선거
    ▲ 교육감 선거 AI 생성 이미지

    교단에 섰고, 교육청 정책 현장을 누볐고, 이제는 교감으로 학교를 바라본다. 자리가 바뀔 때마다 학교는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그러나 20년 넘는 시간 동안 좀처럼 바뀌지 않은 장면이 하나 있다. 선거철이면 넘쳐나는 공약과, 그 공약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이다.

    6·3 교육감 선거가 코앞이다. 두툼한 공약집, 화려한 슬로건, 숫자로 포장된 약속들이 또다시 쏟아지고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미래교육과 교육 혁신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공약을 얼마나 제대로 읽고 있는가. 아니, 공약을 어떤 기준으로 읽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

    교육감 선거는 단순히 사람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앞으로 4년간 우리 지역 학교의 방향과 교실의 분위기, 학생들의 하루를 결정하는 선택이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만큼은 이미지와 인지도보다 교육의 기준을 먼저 물어야 한다.

    공약 평가의 주인은 시민이어야 한다

    교육감 공약의 이행 여부는 지금껏 시민단체나 매니페스토 기관이 주로 평가해왔다. 이러한 평가는 분명 의미가 있다. 공약을 기록하고 점검하며 행정의 책임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동시에 생각해볼 지점도 있다. 상당수 평가는 교육청이 제출한 이행 자료와 정량 지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행정적으로는 '이행'이 확인될 수 있지만, 그것이 실제 학교의 변화로 이어졌는지는 또 다른 문제다.

    공약은 교육청 보고서 속 숫자만으로 평가돼서는 안 된다. 학생의 하루, 교사의 교실, 학부모의 삶 속에서 검증돼야 한다. 우리 아이의 학교생활이 달라졌는가.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는가. 학교가 행정기관이 아니라 교육기관으로 조금 더 살아났는가.


    공약 평가는 결국 시민의 질문에서 시작돼야 한다. 교육의 수혜자인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현장을 살아가는 교사들이 느끼는 변화가 평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어야 한다.

    공약을 '무조건 지켜야 하는 절대 약속'으로만 보는 시각 역시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후보 시절에는 보이지 않던 현실이 있다. 교육감이 되는 순간 수면 아래 숨어 있던 문제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재정의 한계, 학교 현장의 복잡한 맥락, 지역별 격차, 이해관계자의 충돌은 선거 유세장에서 모두 확인하기 어렵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공약의 문구 자체보다 공약의 취지와 방향이다. 교육의 본질을 위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실현하는 방식과 단계, 우선순위는 현실에 맞게 조정될 수 있어야 한다.

    처음 내세운 공약집을 4년 내내 수정 없이 끌고 가는 사람이 반드시 좋은 교육감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약을 바꾸지 않는 교육감이 아 니라교육의 목적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현실을 유연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교육감이다.

    진영의 언어보다 교육의 언어로

    교육감 선거가 진보와 보수의 대결 구도로 읽힌 지도 오래다. 문제는 그 진영 논리가 교육 공약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점이다. 어떤 공약은 교육적 필요보다 정치적 색깔이 먼저 읽힌다. 교육의 문제를 정책과 효과로 논의하기보다, 정치적 정체성의 언어로 접근하는 순간 교육은 쉽게 갈등의 장이 된다.

    그러나 교육감은 특정 진영의 대표가 아니다. 자신을 지지한 사람만의 교육감도 아니다. 그 지역의 모든 학생과 학부모, 모든 교직원의 교육감이다.

    교실에서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시각과 비판적 사고를 가르친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사실과 논리를 바탕으로 판단하도록 돕는다. 그렇다면 그 교육을 책임질 후보 역시 진영의 언어보다 교육의 언어로 시민 앞에 서야 한다. 시민들도 공약을 볼 때 '누가 말했는가'보다 '무엇이 학교에 도움이 되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예산의 현실성과 학교로의 직접 투자

    공약집에는 늘 큰 숫자가 등장한다. "○○ 사업 전면 확대", "○○억 원 투자", "전국 최고 수준 지원". 그러나 숫자가 크다고 좋은 공약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돈이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가이다. 학교 현장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안다. 학교 기본운영비는 늘 빠듯하다. 교재교구비, 학급 자치비, 환경 개선비처럼 작지만 절실한 예산은 늘 부족하다.

    반면 교육청이 직접 집행하는 사업은 점점 늘어난다. 좋은 취지의 정책이라도 중앙집행 구조가 강해질수록 학교는 사업 수행기관이 되기 쉽다. 교육은 학교에서 이뤄지는데, 정작 학교가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줄어드는 역설이 반복되는 것이다.

    물론 모든 예산을 학교에만 맡길 수는 없다. 공공성과 형평성을 위한 교육청 차원의 투자도 필요하다. 그러나 공약을 볼 때 시민은 반드시 두 가지를 물어야 한다. 이 돈은 어디서 오는가. 그리고 이 돈이 실제 학교에 직접 닿는가.

    교육 격차를 줄이고 학교를 살리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는 학교가 교육 활동에 필요한 자원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보여주기식 사업보다 학교의 자율성과 직접성을 높이는 투자가 더 중요하다.

    "교육감이 할 수 있는 일인가"를 물어야 한다

    이것은 시민들이 반드시 확인해야 할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다. 교육감은 막강한 자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법률이 위임한 권한 안에서 움직이는 지방교육행정 책임자다. 대학입시 제도와 수능, 교원 정원과 보수 체계처럼 국가 차원의 정책은 교육감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런데 선거판에서는 종종 그 경계를 넘어서는 공약이 등장한다. 듣기에는 시원하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반갑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권한과 재정, 법적 절차를 고려하지 않은 약속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

    시민들은 공약을 볼 때 반드시 물어야 한다. 이것이 교육감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인가. 권한과 절차를 설명하지 않은 채 제시되는 약속은 기대를 키울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교육자치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

    최근 교육감 선거 역시 점점 혼탁해지고 있다. 정책 대결보다 상대를 흠집 내는 공방이 커지고, 교육 철학보다 이미지 경쟁이 앞서는 장면도 적지 않다. 그러나 교육감은 수십만 학생이 지켜보는 자리다. 그 자리를 꿈꾸는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보여주는 태도와 품격 역시 하나의 교육이다.

    그래서 선거관리위원회와 방송 플랫폼에 제안하고 싶다. 교육감 정책 토론회를 더 많이, 더 깊이 열어달라. 단순한 이미지 홍보가 아니라 시민과 교사, 학부모가 후보의 교육 철학과 정책 우선순위를 직접 검증할 수 있는 공론장이 필요하다.

    그 질문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사람이 교육감이 되기를 바란다. 공약의 화려함보다 교육의 본질을 먼저 보는 사람, 현실의 무게를 외면하지 않는 사람, 그리고 선거가 끝난 뒤에도 모든 학생의 편에 서는 사람 말이다.

    선거는 하루지만, 그 결과는 아이들의 4년을 만든다. 그래서 교육감 선거만큼은 이미지보다 학교를, 구호보다 현실을, 사람보다 교육을 먼저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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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감선거 #교육감 #교육정책 #교육감공약 #공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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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중심 교육을 고민하는 초등학교 교감이자 교육 칼럼니스트. 교육청 장학사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정책과 학교 현실의 간극을 분석하며, 다양성 교육·교육활동 보호·공교육 회복을 주제로 미래교육의 방향을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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