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7일 요조의 '좋아해'가 리메이크 되어 발매된다.
요조
독서가, '책방무사'의 책방주인, 작가, 영화감독, 영화배우, 프로방송인, 팟캐스트 진행자, 그리고 뮤지션으로 불리는 그녀는 이 많은 일들을 참 잘한다. 자기의 앨범을 내면서 드라마, 게임, 영화, 광고 음악에도 참여하고 OST 작곡도 한다. 많은 걸 시도하며 여러 결과물을 내는데 그게 딱 요조 답다.
밴드 언니네이발관, 나이트오프의 이능룡님이 프로듀싱을 맡은 <이름들> 앨범(2022년 발매)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언니의 앨범이다.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보며 서로에게 응원 주고 받는 음악 7곡이 담겨있다. 앨범에 실린 곡 모두 언니가 직접 가사를 썼다. 타이틀곡 'Unknown Horses' 가사는 그녀가 아끼는 책 중 하나인 일본의 역사학자 후지이 다케시의 저서 <무명의 말들>과 관련한 일화를 배경으로 삼는다.
당시 청음회에 가서 처음 수록곡들을 순서대로 쭉 들으며 '와, 이 사람은 이런 음악도 이렇게 잘하는구나'하며 놀랐다. 내가 알던 언니의 무지개에 또 하나의 색이 더해진 기분이었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Unknown horses'의 뮤직비디오만 봐도 이 사람이 얼마나 음악까지 잘 해내는지 알 수 있다. 막상 제대로 보여줘야 할 때 수줍어하며 제대로 못 하는 아마추어 같은 나와 차원이 달라 보인다.
이뿐일까. 언니의 노랫말은 어떤가. 지난 2014년 한글날을 맞아 이뤄진 '노랫말이 아름다운 뮤지션' 조사(카카오뮤직과 문학과지성사 공동 진행)에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와 요조의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는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정말 그녀의 가사는 한 곡 한 곡이 시처럼 아름답다.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의 가사는 모두가 한 번쯤은 읽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볼 수 없는 것을 보려 눈을 감아보았지
어딘가 정말로 영원 이라는 정류장이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럼 뭔가 잔뜩 들어있는 배낭과
시들지 않는 장미꽃 한 송이를 들고 우리 영원까지 함께 가자고 말할 수 있을 텐데
-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요조
선처럼 누워 가장 편한 모습으로 언니의 음악을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언제 들어도 복잡한 마음과 바쁜 일상을 조금은 잊게 해주는 곡이다. 그렇게 마음을 탁 놓고 쉬다 언니의 목소리를 통해 추억을 소환해 보는 건 어떨까.
최근 언니에게 곡을 쓰라고 재촉하는 모습이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통해 방송됐다. 신곡은 아니지만 그녀의 2026년, 지금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오는 27일 언니가 달콤하게 '정말 좋아해', '여전히 널 좋아해'라고 속삭이는 곡 '좋아해'를 리메이크해 발매하기 때문이다. 17년 전, 당시 소녀들이 수줍게 고백하며 부르던 이 곡을 들으며 추억에 빠져보면 어떨까.
요조 언니는 내가 만나본 사람 중 알기 전과 알고 난 후가 가장 다른 사람이다. 고양이 같은 사람이라 어느 정도의 거리 두기가 필요한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강아지도 이런 강아지가 없다. 사람을 좋아하고 본인이 하는 일을 사랑하며 소소한 것에 행복감을 느낄 줄 알며, 즐겁게 산다. 이런 언니의 기운이 고스란히 담긴 곡이 여기저기에 울려 퍼졌으면 좋겠다.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설렘을 그리고 고요함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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