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학교 급식, AI 만나니 '나눔과 탄소중립' 됐다

용인 성지고, 'AI 예비식 기부 시스템' 도입... 예비식 발생량과 탄소저감 정밀하게 분석할 예정

등록 2026.05.22 17:39수정 2026.05.2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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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지고등학교가 도입하는 학교급식 예비식 자원순환 플랫폼
성지고등학교가 도입하는 학교급식 예비식 자원순환 플랫폼 김의순

매일 점심시간이 지나면 전국 학교 급식실에서는 어김없이 남모를 고민이 시작된다. 갑작스러운 학생 결석이나 행사 등으로 인해 '손도 대지 않은 깨끗한 음식(예비식)'이 고스란히 남기 때문이다.

위생적으로 완벽하게 조리된 새 음식임에도, 마땅한 관리·전달 경로가 없어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일이 허다했다.이 고질적인 학교 현장의 낭비를 막고, '기후위기'와 '복지 사각지대'라는 두 가지 사회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려는 의미 있는 시도가 시작되어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 용인 성지고등학교(교장 박정희)가 학교급식 예비식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플랫폼으로 관리하는 'AI 예비식 기부 시스템'을 도입, 오는 6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성지고가 개발을 완료한 전용 애플리케이션 '넥스트 테이블(Next Table)'이다. 급식 배식이 끝난 후 남은 예비식의 종류와 양, 위생 상태를 앱에 실시간으로 입력하면, 지역 사회의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복지기관과 즉각 매칭되는 구조다.

그동안 안전한 예비식마저 폐기될 수밖에 없었던 제도적·운영적 한계를 디지털 플랫폼으로 명쾌하게 풀어낸 것이다. 학교는 버려지는 음식을 투명하고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고, 복지기관은 필요한 식품을 신속하게 확인해 이웃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시범사업은 단순한 '남은 음식 나누기' 차원을 넘어선다. 플랫폼을 통해 예비식 발생량은 물론, 이로 인한 음식물 쓰레기 감축량과 탄소 저감 효과가 고스란히 '데이터'로 시각화되기 때문이다. 학교 급식실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이, 학생들에게는 탄소중립과 사회적 나눔, AI 데이터 활용을 동시에 배우는 생생한 '문제해결형 미래 교육의 장'으로 변모하는 셈이다.

5년의 끈질긴 노력, 규제의 벽 넘어 전국 표준 모델로이 혁신적인 모델이 빛을 보기까지는 숨은 주역이 있다. 지난 2021년부터 학교급식 예비식 기부 모델을 꾸준히 제안하고 확산해 온 오종민 성지고 교육행정실장이다.


학교 단위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 그의 제안은 지자체 조례 제정을 넘어, 지난해 7월 국무조정실 규제혁신단과 관계부처의 제도 정비를 이끌어내며 법적·행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기폭제가 됐다. 이후 정부의 규제 완화라는 훈풍을 타고, 마침내 'AI 기술 접목'이라는 고도화된 결실을 맺게 됐다.

오종민 행정실장은 "학교급식 예비식 기부는 단순히 음식을 나누는 활동이 아니라, 학생들이 탄소중립·나눔·AI 데이터 활용을 실제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서 배우는 미래 교육 혁신"이라며 "교육이 학교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공공 시스템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희 성지고 교장 역시 "이번 시범사업은 급식실의 작은 변화가 탄소중립과 복지, 공공책임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이라며 "우리 학생들이 실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통해 미래사회의 책임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성지고등학교는 6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시범 운영을 통해 예비식 발생량과 탄소 저감 효과 등을 정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나아가 운영 과정에서 축적된 위생관리 기준, 기부 절차, 데이터 기록 방식 등을 표준화하여, 향후 전국 어떤 학교와 지자체에서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K-공공 혁신 모델'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성지고의 선제적인 실험이 한 학교의 우수 사례로 머물지 않기를 바랍니다.
#성지고 #예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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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평생을 초등 교사로 아이들과 호흡하다 올해 정년퇴직 후, 거침없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신참 시민기자입니다. 남다른 건강과 스포츠로 다진 체력을 무기 삼아, 그동안 가보지 못한 길을 향해 매일 힘차게 발을 내딛고 있습니다. 전국매일신문과 오마이뉴스의 눈이 되어, 우리 이웃의 생생한 삶과 새로운 도전의 현장을 열정적으로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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