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를 마친 후 참가자들과 주최측이 함께 기념 촬영
원정섭
'동그라미가 그린 통일'의 꿈을 품고 '대홍단 감자'를 먹으러 '경의선 타고' 가 '하나가 될 거야' 소리 모아보면 '모두가 꽃'이 되어 '통일 아리랑, 아름다운 나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할 수 있겠지만 지난 23일 호주 멜번 빅토리아주 한인회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이하 민주평통) 멜버른 지회(지회장 박응식) 주최 '통일 골든벨 퀴즈 및 합창 발표회' 행사에서 합창 부문에 참가한 여섯 팀의 발표곡 제목이다.
지난해 출범한 제22기 민주평통 멜버른 지회는 호주 협의회(회장 박은덕)와의 협의에 따라 7월경 한국에서 열릴 통일 골든벨 퀴즈 대회 출전자를 선정하기 위한 지역 예선 대회를 개최했다. 골든벨 퀴즈 대회의 대상이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한정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 이번 대회는 합창 발표회를 겸해 열렸다. 보다 폭넓게 통일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는 행사로 확대하겠다는 의미였다.
"퀴즈를 잘 풀 수 있는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행사를 통해 어린아이부터 학부모들까지 우리의 평화 통일에 대해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하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합창 발표회를 겸해 열기로 했고, 그 의미가 결실로 보여진 것 같아 대단히 기쁘다."
박응식 멜버른 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렇게 밝혔다.
3백여 명이 모인 이날 대회 본행사에 앞서 주호주대사관 멜버른분관장 오진관 총영사는 "지금 다 괜찮은데 통일이 필요하냐고 여전히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학생 여러분들은 통일이 가져다줄 엄청난 힘에 대해 알고 있느냐"고 질문하며 평화통일이 가져다줄 엄청난 경제 효과 등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또 "부임 후 참석한 여러 행사 중 오늘 가장 많은 분들이 모인 걸 보니 색다른 감동을 느끼게 된다"고 말 한 뒤 "연습한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고 퀴즈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 유치반 아이들과 함께 평화통일을 노래한 호주인 아빠들
원정섭
1부 합창 발표회에는 총 여섯 개 팀이 참가했다. 서른 명 가까운 규모의 합창단을 비롯, 유치반 아이들과 호주인 아빠들이 동원된 작은 노래 팀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또 다양한 노래들을 불러 순서마다 관객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비한국인의 얼굴로 합창단 속에 섞여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또렷한 한국어로 '경의선 타고'를 부르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을 안겨 줬다. 뒤에서 '평 화 통 일' 한 글자씩 들고 멋진 배경이 되었다가 노래가 끝난 후 큰 소리의 한국어로 평화통일을 외친 서양 얼굴의 아빠들 역시 큰 박수를 받았다.
합창 발표가 끝난 후 15분가량의 휴식 시간에는 주최 측이 마련한 샌드위치와 음료를 나누며 합창의 감동을 이야기 하고 골든벨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 철자법까지 철저히 지켜 답을 쓰는 출전자
원정섭
50여 명이 참가한 골든벨은 OX 문제로 생존과 탈락을 오가며 30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본선 진출자들은 보드와 마커를 들고 자리에 앉아 객관식 또는 주관식의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지난 4월 공지가 나간 후 각 학교에서 모의 퀴즈 대회를 해 보고 예상 문제를 통해 열심히 공부했다는 것을 보여 주듯 스무 개의 문제가 나가는 동안 탈락자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진행자들은 보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냈고 차츰 탈락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남은 '생존자'는 두 명의 여학생이었고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개성에 외교공관이 설치되어 남북 관련 연락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0년 6월 16일 북한에 의해 폭파된 기관이자 건물의 이름을 쓰라'는 질문에 '남북 공동 연락 사무소'라는 정답으로 1, 2등이 갈렸다. 철자까지 완벽해야 한다는 엄격한 규칙에 따라 갈린 것이었다.
퀴즈가 진행되는 사이 여덟 차례에 걸쳐 뒤에서 맘 졸이는 학부모 및 관객들을 위한 가벼운 문제가 주어졌고 멜버른 분관에서 제공한 상품을 받으며 환호하는 분위기로 퀴즈 출전자들은 잠시나마 긴장되는 마음을 풀기도 했다.
대단한 여력을 보여 주다가 여섯 명쯤 남았을 때 한 글자를 틀리게 써서 탈락하게 된 한 여학생은 울음을 터뜨려 오히려 객석의 큰 박수를 받았다. 또한 소속되어 있는 한글학교 친구들이 에워싸며 위로해 주는 모습도 연출되지 않은 명장면으로 남았다.
"우리들도 공부 많이 했습니다. 문제가 결코 쉽지 않던데 아이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한 것 같아요."
"통일에 대해 배우고 생각하며 또한 바른 의식을 갖게 된 좋은 행사였다고 생각합니다. 재미있게, 또 목표를 갖고 배우는 좋은 행사였다고 봅니다."
참석한 학부모들은 그런 소감을 남겼다.
"너무 오랫동안 종전이 아닌 정전 상태를 지내며 통일 염원 의식이 희미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있죠. 이따금 이라도 이를 상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강연, 통일을 바탕으로 한 행사 등 많겠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확신 하게 된 게 있는데, 아이들에게도 통일에 대한 의식을 심어 주고 아울러 준비를 하며 학부모들도 다시 한번 생각을 하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니 이것이야말로 1석 2조, 3조의 효과가 있다는 점입니다."
행사가 성황리에 끝나 뿌듯하고 무엇보다 협조를 아끼지 않은 각 한글학교의 교사진에 감사한다며 박응식 민주평통 멜버른 지회장이 밝힌 소감이다.

▲ 마지막까지 정답을 써 내며 최우수상을 받은 이은유양
원정섭
"평화 통일!" 합창 발표회에서 들은 단어를 외쳐 보는 유치부 꼬마, '통일 아리랑'으로 개사된 '홀로 아리랑'을 흥얼거리는 학부모들이 한데 어우러져 나라 사랑, 통일 염원의 마음을 함께 나눈 행사였다.
이날 최우수상을 수상한 이은유, 우수상의 천지윤 학생에게는 상장과 함께 본선 진출 항공권을 위한 1000 호주 달러가 각각 부상으로 주어졌다. 또 합창 및 퀴즈 대회 출연 전원에게 상품권을 전달했다.

▲ 마지막 한 문제에서 우수상에 머문 천지윤 참가자
원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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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이민 47 년차. 이제 공식적으로 은퇴 나이이지만 아직도 현장을 뛸 때 최고의 기분을 느낀다. 세상에 대한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고 그런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기사를 찾아 쓰고 싶은 사람.
2021 세계 한인의 날 대통령 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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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버른 한인 300명 모여 '평화통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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