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에 공장도 없는 도시인 안동은 특이하게 민주계+진보계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김대홍
경상북도는 보수계 정당인 국민의힘 일색이기 때문에 일사불란함이 기대된다. 하지만 모두가 어깨 걸고 한 방향으로만 간다면 놓치는 것이 생긴다.
5월 23일 경북도청신도시 내 한 운동장에서 어린이야구단 훈련이 진행됐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예천군의회 한 소속 의원이 나타났다. 아이들은 모두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경상북도는 삼성 라이온즈팬이 대부분이고, 삼성 라이온즈는 유니폼이 파란색이다). 이를 본 해당 의원은 유쾌하게 입을 열었다.
"뭐, 여기 다 파란색이고. 다 빨간색으로 바꿔야지."
경기장엔 어린이 단원과 학부모를 포함해 40명가량이 있었다. 해당 군의원은 그런 말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듯 거리낌이 없었다. 이런 일이 스스럼없이 벌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가 경상북도이기 때문이다.
일사불란함이 과연 이롭기만 할까. 경북대 채장수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이런 상황에 대해 한 말이 있다.
집행부와 의회가 같은 목소리를 내고 그것이 또 특정 정당에 의해서 독점이 되거나 조정이 돼버리면 지역의 필요한 요구들이 얼마나 지역 정치 과정에서 관철될 수 있을지... (KBS, 2022.6.2.)
소수 의견, 골치 아픈 의견, 위험 부담이 있는 제안, 쉽게 하기 힘든 계획 등은 포기해도 탈이 없다. 겨우 2만여 명(2026.3 기준 23165명)에 불과한 경북도청신도시 사람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기 딱 좋은 곳이 단일 정당에 가까운 경상북도의 현실이다.
75%의 벽은 두껍고 그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5%의 목소리가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다. 25%를 삭제 처리하는 걸 인정하는 건 작은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목소리가 경쟁할 때 긴장감이 생기고 건강해진다. 다양성과 25%의 목소리를 담을 방안이 필요하다.
이번 6월 3일 지방선거에는 사람들이 거의 관심 두지 않지만 숨은 관전 요소가 많다. 경상북도에서 과연 민주계 정당과 진보계 정당에서 지역구 도의원을 배출할 수 있을까. 25%의 의견이 1석 또는 그 이상 의석으로 과연 표현될 수 있을까. 지역민으로서 나만의 관전 포인트다.
덧붙여 경상북도의 보수 정당 독점을 말할 때 항상 따라붙는 말이 있다. 전라도도 마찬가지 아니냐? 어떤 독점이냐에 대한 성격 논쟁은 논외로 하고, 결론은 '그렇다'이다. 하지만 전라남도를 기준으로 할 때 민주당 외에 항상 다른 정당이 지역구 의석을 차지해 왔다. 열린우리당, 민주평화당, 진보당이 꾸준히 의석을 차지해 왔고, 무소속은 항상 지역구 당선자를 냈다. 경북이 국민의힘 계열 외에 지역구 당선자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전라남도는 민주 계열의 압도적 우세와 함께 소수의 다당제 구조라는 게 차이점이다. 전라도가 일당 독점이니 경상북도도 괜찮다가 아니라 양쪽 다 일당 독점을 해결하자로 가야 하는 게 옳은 접근 아닐까.
※ 민주계 정당은 더불어민주당과 그 이전 정당들을 말하며 진보당, 정의당 등은 진보정당으로 분류했다.
※ 앞으로 <갈라진 일상><심장이 없다><제비집 본진><자연박물관인 도시><벌써 꺼진 성장>과 같은 주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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