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 공공돌봄선언대회 523 공공돌봄선언대회
공공운수노조
서울시 공공돌봄 거점이었던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하 서사원)이 서울시로부터 해산된 지 정확히 2년이 되는 날인 23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일대에서 공공돌봄의 회복을 외치는 대규모 선언대회가 열렸습니다. 공공운수노조와 '서사원 재설립 및 공공돌봄 확충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주최한 '5.23 공공돌봄 선언 대회'에는 947명의 선언인을 비롯한 수많은 시민과 노동자들이 모여 서울시의 복지 행정을 규탄과 서사원 재설립을 촉구했습니다.
대회에 참석한 현장 노동자들은 서사원 해산 이후 민간 시장으로 내몰린 돌봄 환경의 처참한 현실을 폭로했습니다. 서사원에서 월급제 정규직 요양보호사로 뼈 빠지게 일하다 폐원으로 해고된 서문희 조합원은 민간 요양기관에서의 지난 2년은 "그야말로 불안 지옥 같았다"고 회상했습니다.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방호복을 입고 어르신들을 지킨 게 우리 서사원 노동자들입니다. 하지만 민간 시장으로 오니 월급제가 아닌 시급제로 일하게 되어, 돌보던 어르신이 병원에 입원하시면 당장 제 생계가 끊깁니다.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온 집안 대청소나 가족 일을 시키고, 마음에 안 들면 예고도 없이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며 잘라버립니다. 고충이 있어도 혼자 해결해야하고 병가는 대체인력이 없어 생각조차 못 합니다. 우리를 쓰고 버리는 소모품 취급하는 게 지금의 민간 돌봄구조의 현실입니다 ."
그는 또한 "민간 기관들은 돈이 안 되거나 혼자 책임지기 어려운 고강도 악성 이용자라며 서비스를 선별 수용하고 있다"면서 "차별당하는 어르신들이 갈 곳이 없어 지금도 서사원을 목놓아 기다린다"며 울분을 토했습니다.
의료연대본부 요양지부 최현혜 중랑시립노인요양원분회장 역시 "현재 우리나라 돌봄 서비스의 99%가 민간에 맡겨져 시장화되었고 돌봄이 소수의 이윤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 분회장은 온몸으로 와상 어르신을 체위 변경하고 지탱하며 발생하는 요양보호사들의 근골격계 질환과 , 병가를 써도 대체 인력을 보충해주지 않아 케어의 질이 악화되는 열악한 노동 환경을 비판하며 돌봄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 좋은 돌봄의 첫걸음임을 강조했습니다.
서울시 '졸속·폭거 행정' 비판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발과 토건 중심에 매몰된 서울시장 공약과 서사원 해산 과정의 강압성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습니다. 오대희 공공운수노조 서사원지부장은 해산 당시의 타임라인을 짚으며 잔인한 시장 효율성 논리를 비판했습니다.
"2024년 4월 26일 서울시의회의 조례 폐지부터 5월 22일 이사회 해산 가결, 5월 23일 서울시의 최종 해산 승인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7일이었습니다. 시민들과 노동자들이 소중히 가꿔온 공공기관을 단 27일 만에 없애버린 졸속 폭거 행정입니다. 저들은 우리를 '비효율 기관'으로 낙인찍고 1등급 이용자 서비스 실적이 적다면 비난했지만 , 우리는 등급조차 받지 못해 제도 밖으로 밀려나거나 민간 기관이 기피하는 사각지대의 어르신과 장애인들을 공적 책임으로 돌봤습니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이 걸린 돌봄에 어떻게 시장 효율성의 잣대만 들이댈 수 있습니까? 또한 이번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보낸 공공돌봄 정책질의서에 대한 답변은 정의당 외엔 없었습니다."
김희라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장 또한 서울시의 복지 행정을 '폭거'로 규정했습니다. 김 지부장은 서울시가 서사원 폐쇄뿐만 아니라 , 위기 청소년들의 울타리였던 십대여성건강센터 '나는 봄'을 일방적으로 문 닫았고 중증 장애인의 권리중심 맞춤형 공공 일자리 예산마저 전액 삭감해 500여 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민간위탁 기관 고용승계를 '80% 이상'만 보장하도록 했던 반인권적 지침 때문에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건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는 사측과 서울시가 해산 과정에서 월급제 노동자들의 병가 사용을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으로 몰아가며 압박했고 출연금 100억 원을 삭감하는 등 집요하게 폐원을 추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경북만 공공돌봄 인프라 거점 없다"
올해 2026년 3월 27일부터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전국적으로 본격 시행되면서 공공 거점으로서의 사회서비스원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가장 돌봄 수요가 많은 서울과 경북 지역에만 핵심 인프라인 사회서비스원이 부재한 상태입니다.
박기성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경북행복재단 지회장은 연대 발언을 통해 이 심각성을 경고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대부분의 광역지자체는 사회서비스원을 운영하며 지역 내 돌봄의 공공적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서울은 기존 기관이 해산되었고, 경북은 아직 설립되지 못해 핵심 인프라가 비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서비스 공급과 품질관리, 공공성 확보에서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박대진 의료연대본부 장애인활동지원지부장은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형식적일 뿐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으며 "공공과 국가가 돌봄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만들고 책임을 지기 위해 서사원 재설립은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전은경 참여연대 사회인권팀장은 서사원이 코로나19 시기 확진자 돌봄을 끝까지 책임지고 민간이 기피하던 장애아동을 돌봤던 공로를 언급하며 "돌봄은 시혜가 아니라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국회 법사위에 1년 6개월째 차갑게 방치되어 계류 중인 '사회서비스원 설치 의무화' 등을 담은 사회서비스원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돌봄은 짐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권리"
장애여성공감의 진성선 활동가는 중증장애여성으로서 매일 돌봄을 받고 또 동료를 돌보며 살아가는 삶을 공유했습니다. 그는 최근 인천 장애인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발생한 성폭력·폭력 은폐 사건을 언급하며 "장애인을 사회로부터 격리하고 통제하는 시설 사회의 반복된 구조적 폭력은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돌봄 체계가 없기 때문"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이어 "돌봄노동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장애인에게 필요한 돌봄 정책도 나아질 수 없다"며 노동자와 이용자의 연대를 호소했습니다.
대회 마무리 단계에서 참가자들은 퍼포먼스와 함께 '5.23 서사원 재설립 및 공공돌봄 확충 촉구 선언문'을 낭독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와 다가오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향해 다음과 같은 핵심 요구사항을 제시했습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즉각 재설립 및 공공돌봄 인프라 복원 ▲해산으로 일터를 잃은 해고 돌봄 노동자들의 우선 채용 및 복직 ▲서사원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공공 컨트롤타워' 구축 및 긴급·고난도 돌봄의 공공 책임 강화 ▲돌봄노동자의 정규직·완전월급제 보장 및 서울형 돌봄 표준 호봉제 도입 ▲노동조합과 이용자가 참여하는 민주적 돌봄 체계 구축
참가자들은 "돌봄은 상품이 아니며, 수익성과 효율성만으로 판단될 수 없는 인간의 삶이자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동의 권리"라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누가 진짜 공공돌봄을 위한 후보인지 철저히 가려내고 끝까지 투쟁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공돌봄기관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성동종합재가센터 장애인활동지원사이고,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지부장 입니다.
공유하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해산 2년, 공공돌봄 회복 외친 선언대회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