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떠한 처벌도 받아들일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나 각서를 써서 제출해야 학생자치회장단 후보가 될 수 있다. 양심에 반하는 서약을 강요하는 부당한 것인데 학교는 아무렇지 않게 학생에게 강요한다.
임정훈
문제는 더 있다. 일부 학교의 경우 학생자치회장단에 입후보하는 학생들의 학년을 제한하고,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내용의 양심에 반하는 서약서(각서)와, 교사추천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이 불가하고, 징계 이력을 공개하지 않아도 후보 등록을 못한다. 후보자 공약은 실현 가능성을 살핀다는 이유로 사전 검열하고 수정이나 삭제를 지시한다. 거르고 걸러 학교-교사가 인정하고 바라는 학생만 후보자가 될 수 있다. 선거권자인 학생들은 학교-교사가 촘촘히 거르고 다듬어 내놓은 후보자들을 놓고 투표를 한다.
학년과 나이로 서열을 지어 우정과 친교를 해체하고(학년 제한), 학교와 교사의 부당한 학생자치 개입-훼손을 옹호하며(서약서, 교사 추천서), 학생 징계는 공표-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무력화하고(징계 이력 공개), 사전 검열을 정당화하는 반민주-반시민적인 교칙이 시퍼렇다. '학생자치 선거'인데 '자치'는 없고, 학교-교사의 지배-개입-훼손이 공공연하고 당연하다.
2011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생회……선거 입후보 자격 요건에…… '성적 제한', '교사의 추천 등' 학생자치 활동의 목적에 반할 수 있는 조건을 넣어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한 지침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도 "학생 자치 기구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학생이 교사의 추천을 받지 못하면 후보자로 등록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조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학교는 요지부동 제 맘대로 제멋대로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학교 학생자치에서는 암흑천지일 뿐이다.
학생들의 학생자치 경험을 보장하고 시민성을 존중하는 민주시민교육으로서 학생자치를 가능하게 하려면 3월 선거제로 돌아가야 한다. 학생들이 조건 없이 온전하게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모두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입후보자의 자격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관련 교칙 규정도 삭제해야 한다.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통한 다양한 시민 경험은 더 많이, 더 자주, 더 격렬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학생자치는 민주시민교육의 마중물이다. 이를 지원하고 보장하여 가능하게 하는 것이 '교육'이어야 한다. 초중고교에서 학생들의 민주주의를 제대로 보장하는 선거만 가능해도 가짜뉴스에 속고 극우 폭동에 휩쓸리는 시민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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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처벌도 받아들일 것" 서약까지... 학교의 선거는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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