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에서 기획한 '시로 읽는 오늘'을 연재합니다. 시로 아침을 시작한다면, 수많은 갈등과 전쟁도 줄어들 것입니다. 독자들은 힘 있는 언어를 익혀 튼튼한 내면을 가꿀 수 있고, 다양한 시를 통해 새로운 시민의 감수성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의 첨예한 문제를 시인의 예민한 감각으로 길어 올린 한국시를 매주 두 편씩 선정하여, 추천 글과 함께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기자말] 잡식성 식물 - 이소회 내가 아는 지상 가장 높은 곳 상한 우유를 들고 주인집 옥상에 올랐다 깊은 밤 안에는 푸른 화분들 뿌리 가까이 우유를 부어 주었다 검은 흙이 하얗게 부글거리다 이내 가라앉는다 주인이 박아 둔 달걀 껍데기를 식물들은 몇 달째 먹고 있다 우유를 흩뿌린 것 같은 은하수를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젖을 먹고 자란 것들은 고향이 생겨서 그쪽으로 목이 꺾인다 길에서 주운 새를 나무 아래 묻어 준 적 있다 이듬해 가지마다 날개가 돋고 너무 많은 새가 열려 나무가 떠오르는 날도 있었다 반지하방 짤막한 하늘이 뜨는 시간 더듬이를 기억하는 다육이 창으로 바짝 붙는다 발목이 불러 주는 구름 노래 붉은 사과 속 우물이 깊고 자작나무 숲 짙어지면 가만가만 푸른 나무늘보 돋아난다 출처_시집<오오>, 파란, 2024 시인_이소회: 201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오오>가 있다. 큰사진보기 ▲ 버려진 것들을 먹고 자란 마음들 박유하 시인(디지털 포엠 아티스트) 추천글 나무 아래, 꽃 아래 묻어 둔 씨앗들에게 마음을 쓰는 봄밤입니다. 마음을 쓰자 그들에게 살결이 돋고 목소리가 생겨납니다. 발목은 둥글어지고 날개는 돋아나 노래하는 구름 속으로, 젖을 흩뿌린 것 같은 은하로 거처를 옮겨가기도 합니다. 길에서 주운 목숨을 나무 아래, 꽃 아래 묻어주는 건 그들이 모두 씨앗이기 때문입니다. 캄캄한 밤 푸른 화분 속 식물에게 젖을 먹이는 심정으로 나의 잡식성 마음을 돌보다 보면 어느덧 짙푸른 여름도 곁에 와있겠습니다. (신준영 시인)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이소회시인 #잡식성식물 #오오 #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 추천2 댓글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신준영 (hanjak1118) 내방 구독하기 (사)한국작가회의는 이 땅의 대표적인 문인단체로서 표현의 자유와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정신을 계승한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어디에 꼬옥 맞는 집이 있을까 구독하기 연재 시로 읽는 오늘 다음글 69화 가족이 더 이상 원망스럽지 않던 날 현재글 68화 화분 속 식물에게 젖을 먹이는 심정으로 이전글 67화 종로 4가 창신육회에서 거인을 만났다 추천 연재 커피로 맛보는 역사, 역사로 배우는 커피 교수와 거지의 공통점, 교육과 커피의 공통점 노래로 읽는 현대사 민주화와 함께한 노래, 국민들은 왜 배신감 느꼈나 국회에 온 '당신의 이야기' 아들 다 크면 떠나야 하는 엄마, '이상한 나라' 한국이 미뤄온 숙제 데이터로 읽는 여론 '박위 논란' 유튜브 댓글 3만 건, 위험 신호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비례는요? 비선은요?' 쏟아진 질문에 대답 없는 용혜인 "유튜브서 법치 저항" 김현태 징역 12년 구속... 다른 지휘관도 중형 서울의 중심, 논란의 중심 용산공원... '임장' 가봤습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두 달 연습했는데 10초 방송, 그걸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 2 아들 다 크면 떠나야 하는 엄마, '이상한 나라' 한국이 미뤄온 숙제 3 [단독] 비번 숨겨도 아이폰 포렌식 가능 "한동훈 폰도 시간 있었다면..." 4 네팔 대홍수 12년 전 예견한 다큐 PD "시한폭탄 남았다" 5 민주화와 함께한 노래, 국민들은 왜 배신감 느꼈나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화분 속 식물에게 젖을 먹이는 심정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70화우리는 또다시 배신당하겠지만 69화가족이 더 이상 원망스럽지 않던 날 68화화분 속 식물에게 젖을 먹이는 심정으로 67화종로 4가 창신육회에서 거인을 만났다 66화한번 꺼진 하루는 다신 안 켜져요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구독PICK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톡톡60초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전체기사 연재 포토 스포츠 방송·연예 영화 음악 공연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소개 후원하기 10만인기자 10만인편지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