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 강릉의 식수원 오봉저수지가 지난해 9월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쫙쫙 갈라져 있다.
연합뉴스
기후변화로 물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지만, 해결 방법이 꼭 거창한 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건 "물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보다 "이미 있는 물을 더 잘 쓰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새로 물을 찾기 전에 우리가 쓰고 있는 물부터 제대로 관리하자는 이야기입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새는 물부터 막는 것'입니다. 우리가 쓰는 수돗물은 이미 정수 처리까지 끝난 깨끗한 물인데, 오래된 수도관이나 연결 부위에서 생각보다 많이 새고 있습니다. 이건 마치 물을 힘들게 받아놓고 바닥에 흘리는 것과 같습니다. 요즘은 센서를 통해 물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큰 공사 없이도 누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댐 하나 짓는 것보다 이 방법이 훨씬 싸고 효과도 빠릅니다.
두 번째는 빗물을 그냥 버리지 않는 것입니다. 비가 오면 대부분 물은 하수도로 바로 흘러갑니다. 그런데 학교나 체육관처럼 지붕이 큰 건물은 사실 '천연 물받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간단한 물탱크를 설치하면, 빗물을 모아 화장실 물이나 나무 물주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물도 아끼고, 폭우 때 하수도가 넘치는 것도 줄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 운동장 옆에 작은 저장 탱크만 있어도 여름철 물 사용량을 꽤 줄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도로와 공원을 조금만 바꾸는 것입니다. 지금 도시는 대부분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덮여 있어서 비가 오면 물이 그대로 흘러가 버립니다. 그런데 보도블록을 물이 스며드는 재질로 바꾸거나, 공원에 '빗물 정원'을 만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빗물 정원은 비가 오면 잠시 물을 머금었다가 천천히 땅으로 스며들게 하는 공간입니다. 이렇게 하면 홍수도 줄고, 땅속 물도 채워집니다. 여름에는 주변 온도도 낮춰주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네 번째는 한 번 쓴 물을 다시 쓰는 것입니다. 지금은 깨끗한 수돗물을 받아서 화장실 물을 내리거나 청소를 하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깨끗한 물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세수나 샤워하고 나온 물을 간단히 처리해서 다시 쓰는 '재사용 시스템'을 쓰면 물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물을 많이 쓰는 공장이나 대형 건물에서는 이 방법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하천을 너무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물을 빨리 흘려보내기 위해 하천을 곧게 만들고 콘크리트로 덮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비가 한 번에 많이 오면, 이런 구조는 오히려 위험합니다. 물이 머물 공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부 지역에서는 하천을 자연스럽게 복원하고, 물이 잠깐 넘쳐도 괜찮은 공간을 일부러 만들어두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물이 잠깐 쉴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하나입니다. 물을 더 가져오는 것보다, 물이 한 번에 몰리지 않게 나누고, 천천히 흐르게 하고, 여러 번 쓰는 것입니다.
이렇게만 해도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물 부족과 홍수 문제를 동시에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새로운 기술보다, 이미 있는 방법을 조금 더 똑똑하게 쓰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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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라는데, 왜 물은 그냥 버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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