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6.05.31 17:39수정 2026.05.3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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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그중에서도 일요일은 유난히 마음이 놓이는 날이다.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괜히 여유가 생긴다. 3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할 때도 일요일은 한 주를 버텨낸 나에게 주어지는 휴식 같은 시간이었다. 전업주부가 된 지금도 그 느낌은 여전하다. 어감이 주는 평온함 때문인지, '일요일'이라는 세 글자가 주는 평화는 여전히 각별하다.
새벽 6시,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고 이른 아침부터 집안일을 마쳤다. 일요일 아침이면 늘 챙겨보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한 프로그램이 끝나고 채널을 돌리면 다음 프로그램이 이어져 소파와 한 몸이 되어 느긋한 시간을 보낸다. 소파에 누워 SBS <TV 동물농장>을 보다가 깜빡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그때였다.
"삐 삐 삐-"
집 안을 가로지르는 날카로운 경고음이 갑자기 울려 퍼졌다. 놀라서 벌떡 일어나 주방으로 달려갔다. 경고음에 놀란 고양이들이 침대 밑과 장롱 위로 후다닥 흩어졌다. 소리의 근원지는 후드 위에 설치된 가스누출 경보기였다.
아침에 국을 데우며 켰던 가스가 혹시 덜 잠긴 건 아닌지 먼저 확인했다. 다행히 밸브는 제대로 잠겨 있었다. 남편도 없는 상황이라 순간 머리가 하얘졌지만, 정신을 다잡았다. 우선 집 안의 창문을 모두 열어젖혔다.
그 순간, 인터폰(월패드)에서도 빨간 경고등과 함께 "가스 누출이 감지되었습니다"라는 안내가 울렸다. 경고음은 주방과 거실에서 동시에 울려 퍼졌고, 내 심장은 그 소리에 맞춰 더 빠르게 뛰었다. 어찌할 바를 몰라 서 있을 때 인터폰이 울렸다.
"관리실입니다. 가스 누출 경보가 울리는데 괜찮으십니까?"
"네, 창문은 다 열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인터폰 일요일 아침, 가스 누출 탐지 알림과 함께 빨간 경고등이 켜진 거실 인터폰 화면
황윤옥
양쪽에서 울리는 경고음 속에서 1초가 1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관리실 직원이 도착하자 그제야 숨이 조금 놓였다. 집 안을 꼼꼼히 살펴보시던 직원이 말했다.
"제가 확인해보니 가스가 실제로 누출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럼 왜 갑자기 울린 걸까요?"
"가스 누출 경보기는 보통 4~6년 정도 사용하면 교체해야 합니다. 센서 수명이 다하면 이렇게 오작동이 날 수 있어요."
이 집에 이사 온 지 6년째다. 설명을 듣고 나니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 경보기를 분리하는 데만도 40분 가까이 걸렸다. 인터폰에 연결된 경보까지 모두 해제한 뒤에야 집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새 경보기는 언제 설치되나요?"
"관리실에서 접수해 드리겠습니다. 빠르면 일주일, 늦으면 열흘 정도 걸립니다."
생각보다 긴 시간이었다. 이번 경보음은 실제 누출 때문은 아니었지만, 다시 한번 점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가스누출경보기와 화재감지기, 인터폰이 연결된 '홈네트워크 안전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다. 관리실까지 즉시 연결된다는 점에서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사고는 늘 방심에서 시작된다. 가스 누출이든 화재든, 단 한 번의 실수로도 큰 재앙이 될 수 있다. 가스를 사용한 뒤에는 반드시 끄는 습관, 중간밸브까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자나 깨나 불 조심, 자나 깨나 가스 조심. 결국,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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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를 주로 씁니다. 가끔 음식 이야기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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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평화를 깬 경고음, 자나깨나 '조심'해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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