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성모병원 치유를 위한 환자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작가들에게는 작품을 발표할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청주의 성모병원전경이다. 담당자의 치밀한 계획을 토대로 시작한 수채화 전시회가 환자들에게 작은 위로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6월 한달을 이용하는 전시회는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무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전시하고 있다.
박희종
병원 1층 로비에 마련된 전시장은 그럴듯했다. 여느 병원과 다르게 넓은 폭의 전시관은 일 년 내내 전시하고 있는 곳이었다. 유명 작가는 아니어도 꽤 명성이 있는 작가들이 그림이며, 사진을 전시하는 공간이었다.
환자와 보호자들의 왕래가 잦은 곳에 마련된 전시 공간은 여는 전시장과도 손색이 없었으며, 환자들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한 공간이었다. 병원, 수많은 사람의 고단함과 쓰라림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그럼에도 환자들을 위로해 줄 공간이 많지 않은 병원, 다양한 전시회를 기획하는 의도였다. 디자인을 전공한 홍보 담당자는 효과적인 전시를 원했다. 병원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만났지만, 무늬만 전시회 역할을 하는 듯해 기획 의도를 의심하게 했었다. 외진 곳에 걸어 놓고 명색만 전시회인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기획자 의도는 전혀 달랐다. 환자들의 관심을 고려해 기획되어야 한다면서, 여러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계절에 맞는 소품 위주여야 환자들이 눈길을 끌 수 있다는 것이다. 복도를 활용한 긴 공간이기에 가까운 거리에서 보아야 해서다. 여름으로 옮겨가는 계절에 맞는 산과 바다, 그리고 물에 관한 작품은 답답함을 씻어주는 시원함을 주기 위해서란다. 전시는 휠체어에 앉아 보기 좋은 위치로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는 윤곽이 잡혔다.
작품 선정이 수월해졌다. 대부분이 폭포와 파도의 그림이기에 계절과 맞았다. 아내의 그림은 꽃과 냇물을 이용한 작품이었다. 몇 개의 대형 작품이 있었지만, 시원한 폭포와 역동적인 파도를 그린 작품이라 괜찮았다. 시원한 여름을 연상할 수 있으며 꽃으로 채워진 20여 작품을 선정했다. 전시공간에도 제약사항이 많았다.
환자들이 여건을 고려하여 불편함을 최소화해야 했다. 휠체어의 통행과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방명록이나 유인물을 놓을 탁자도 제한되고, 배너설치도 고려해야 했다. 간단한 안내문을 벽에 부착하고, 위험 소지가 있는 모든 것은 생략해야 했다. 오로지 환자 위주의 전시공간으로 만들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작품을 선정하고, 리플릿을 디자인했다. 배너는 설치하지 않고 벽에 부착하도록 했으며, 오로지 환자를 위한 공간으로 기획했다. 환자들의 안전과 쾌적한 공간을 위해 전시공간만 이용하도록 준비했다.
위로가 되는 전시회 되길

▲전시장 풍경 청주 성모병원 수채화 전시장 풍경이다. 병원에서 한없이 무료한 환자들을 위한 전시회를 하게 되었다. 계절에 맞는 소품 위주의 작품을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전시를 하고, 통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전시장을 활용해야 했다. 일반전시회와는 달리 환자들에게 맞춤 전시회를 하면서 몸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박희종
작품 수송, 전문 차량을 이용하기보단 가족과 함께해 보기로 했다. 아들과 며느리, 딸과 사위 그리고 손녀와 함께 작품을 수송하고, 함께 전시하면 뜻있고 훗날에 추억이 될 듯해서다. 작품 전시를 하는 날, 부산과 분당에서 아이들이 모였다. 치밀한 작전으로 작품 수송에 나섰다. 전문 인력이 아닌 순수 아마추어들, 모든 것을 진두지휘해야 했다.
어설픈 아이들과 함께 전체를 아우르는 전시가 마무리되었다. 앉아서 감상할 수 있는 높이로 맞추고, 환자들의 불편은 전혀 없도록 전시했다. 배너는 눈에 잘 뜨이는 벽에 부착했으며, 방명록이나 리플릿도 생략했다. 긴 전시공간을 따라 20여 작품이 시원하게 전시되었다.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우람한 폭포수가 떨어지며, 계절을 따라 환한 꽃들이 만발했다. 돌을 피해 물이 굽이치고, 작은 도랑을 따라 맑은 시냇물이 정겹게 흐른다.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을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공간을 밝혀주고 있다. 과연 환자들에게는 얼마나 위로가 될까? 전시하고 난 후의 걱정이지만, 전시하면서 만난 환자인 관람자들이 안심을 시켜준다.
그림 전시를 하면서 만난 환자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치유되길 무작정 기다리는 사람들,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사진같이 그렸다면서 어떻게 그렸느냐 묻는다. 그림을 전공한 화가냐는 질문, 얼마나 그리면 이 정도 되느냐는 등 지대한 관심을 표했다. 화가는 아니고 취미 삼아 그리는 사람이라는 말을 믿지 않는 표정이다. 몇 관람자를 만나면서, 전시하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고희의 청춘이 그려 낸 그림 한 점, 한 점엔 늙음의 고단함과 처절함이 배어있다. 올 줄 몰랐던 은퇴 후의 삶이 환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상처가 빨리 치유되는 전시회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함이다. 온 가족이 최선을 다한 전시회가 환자들에게 위로를 주고, 추억이 되는 열매 맺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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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무렵의 늙어가는 청춘, 준비없는 은퇴 후에 전원에서 취미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가끔 색소폰연주와 수채화를 그리며 다양한 운동으로 몸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세월따라 몸은 늙어가지만 마음은 아직 청춘이고 싶어 '늙어가는 청춘'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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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배운 수채화, 병원서 전시하며 들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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