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8개현과 그 외 지역 수산물의 방사성 물질 검사 결과
환경운동연합
오염이 일본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수입 허용 지역, 즉 8개 현 이외 지역 농산물의 방사성 세슘 검출률도 10.7%로 전년보다 높아졌다. 버섯류를 중심으로 방사성 물질 오염이 광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방사성 세슘137의 반감기는 약 30년이다. 사고 발생 15년이 지난 지금이 겨우 반환점을 지난 셈이다. 오염은 앞으로도 수십 년 동안 이어질 것이다.
그런데 일본 정부의 대응은 오염을 해결하는 방향이 아니라 오염을 사회 전체로 분산시키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일본 환경성은 올해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오염 토양(제염토)을 후쿠시마현 외부 지역에 매립하는 조치를 처음으로 시행했다. 5000Bq/kg 이하의 오염 토양을 농지에 섞어 사용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는 사고의 흔적을 희석하고 분산시켜 없애려는 시도에 가깝다.
잊힌 재난은 반복된다
후쿠시마가 우리에게 남긴 가장 중요한 교훈은 이것이다. 핵발전소 사고는 한 세대 안에 끝나지 않는다.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부터 피해는 수십 년, 어쩌면 수백 년에 걸쳐 이어진다. 사고를 일으킨 기업과 정부는 책임을 회피할 수 있지만, 그 피해는 결국 시민과 미래 세대가 떠안게 된다. 후쿠시마 사고 이전 일본에서도 규제기관과 산업계의 유착, 안전 경고의 묵살, 경제적 이익 우선이라는 구조적 문제가 지적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았고, 결국 사고는 발생했다.
문제는 한국이 지금 바로 그 길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설계수명을 이미 넘긴 노후 원전의 계속운전을 확대하고 있다. 원전의 배관과 케이블, 압력용기, 콘크리트 구조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열화된다. 보강을 한다고 해도 노화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다. "충분히 안전하다"는 확신 속에서도 후쿠시마 사고는 발생했다.
이미 26기의 원전이 가동 중인 이 땅에 신규 대형 원전 2기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경제성과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소형모듈원전(SMR)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지역에 밀어 넣겠다고 한다. 원전 확대 정책은 사회적 갈등도 불러온다. 원전이 생산한 전기를 대도시로 수송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송전망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밀양 송전탑 건설 과정에서 국가가 주민들에게 어떤 폭력을 행사하는지 목격했다. 국가는 그 상처를 치유하지도, 책임지지도 않은 채 같은 일을 되풀이하려 하고 있다.
잊힌 재난은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피해가 여전히 남아 있는 한, 누군가는 그것을 온몸으로 견뎌내야 한다. 후쿠시마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지금도 방사성 물질을 방출하고 있는 원전을 곁에 두고, 오염된 땅에서 오염된 먹거리를 먹으며 살아가고 있다. 기억에서 지우는 것은 피해자들을 두 번 지우는 일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15년이 지난 오늘, 우리가 되새겨야 할 것은 일본의 실패가 아니다. 그 실패를 눈앞에 보면서도 같은 길을 택하려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다. 진정한 추모는 사고를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데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원전 진흥 정책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향상, 분산형 전원 체계 구축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전환이다. 후쿠시마가 남긴 경고를 외면한 채 원전 확대에 매달린다면,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또 다른 후쿠시마를 물려주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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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농도 방사능 오염 식품까지 버젓이... 일본 정부의 섬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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