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총선 낙선운동(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등 위반)을 이유로 고발된 활동가 16명은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2022년 헌재의 위헌 결정(2022. 7. 21. 선고 2018헌바357, 2021헌가7(병합)) 이후 2023년 재심에서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은 2017년 12월 1일(금) 2016총선넷 1심 선고 기자회견 현장
참여연대
헌법재판소는 2023. 3. 23. 피켓과 같은 표시물을 사용한 선거운동을 전면 금지한 구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헌법재판소는 구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이 위헌인 이유를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라는 장기간 동안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것에 있다고 밝히면서도, "정치적 표현 행위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허용할 것인지는 일반 유권자와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 선거에서 균등한 기회의 보장, 선거의 공정성, 우리의 선거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다"라며 개선 입법을 요구했다(헌재 2023. 3. 23. 2023헌가4).
국회는 구 공직선거법이 규정하고 있는 "선거일 전 180일"을 "선거일 전 120일"으로만 개정했다. 즉 현행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은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최소로만 반영했을 뿐 여전히 시민들의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처벌하는 법률 조항인 것이다.
판결도 마찬가지다. 판결은 "C후보자가 토론회에서 했던 발언을 규탄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진술한 피고인에게 "C후보자가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지 못하게 하는 목적"이 있었음이 인정된다며 혐오선동을 비판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여전히 규제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25센티미터에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가두지 말라
자유로운 비판은 민주주의의 핵심 기능이다. 시민사회단체와 개별 시민들의 비판 활동은 특히 선거기간 만연한 혐오와 차별을 배격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또한, 소외된 약자의 목소리를 후보자에게 알리는 역할도 한다는 점에서 후보자에 대한 비판은 장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25센티미터 이내의 피켓만 허용하고 있는 공직선거법은 시민의 비판 활동을 장려하기보다 규제하는 입장에 가깝다.
헌법재판소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단순히 개인의 자유가 아니라 통치권자를 비판함으로써 피치자가 스스로 지배기구에 참가하는 자기정체(自治政體)의 이념을 근간으로 한다며,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억압당하는 경우 국민주권과 민주주의 정치원리는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설시에도 불구하고, 공직선거법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개정만 이뤄지고 있으며, 시민의 비판 활동을 규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판결은 정당한 비판 활동을 한 시민을 보호한 판결이지만, 한편으로는 공직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을 여실히 드러낸 판결이다. 법원은 피켓의 크고 작음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후보자를 비판하는 행위가 정치적 표현의 자유로서 보호받아야 한다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나아가 국회는 "자유를 원칙으로, 금지를 예외로"라는 정치적 표현의 기본 원리에 따라 시민의 후보자에 대한 비판을 규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두고 있는 현행 공직선거법의 전면적인 전환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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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센티미터'에 갇혀버린 후보자 비판, 정말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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