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틀목공작업 건축 현장의 철근콘크리트 공사 중 '슬래브(바닥) 거푸집 설치' 공정을 보여준다. 형틀 목공 작업자들이 콘크리트 타설 전, 바닥 틀이 흔들리지 않도록 망치를 이용해 체결 및 고정 작업을 정밀하게 진행하고 있는 사진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실제로 건설현장의 여성들은 많은 질병을 경험한다. 무거운 자재를 들고 옮기거나, 무거운 장비를 사용해 반복된 동작을 하고 계속 서 있기나 쭈그려 앉기 같은 불편한 자세로 일하여 생기는 각종 근골격계 질환과 하지정맥류, 날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환경에서 고온, 저온, 습도와 독성물질로 인해 생기는 피부염과 호흡기 질환 등의 문제를 갖고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음으로 인한 난청도 흔하게 갖고 있다. 또한 사고를 직접 보거나 들어 생기는 정신적 스트레스도 흔히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들은 무릎 관절 수술한 사람이 많아. 끝날 때 일어났다 앉았다, 서서 걷다가 들고 가고 앉아 묶기도 하는데, 거의 보면 쭈그리고 앉아있는 시간이 많지. (55세 철근공)
어느 여성 조합원들이든 다 똑같을 거예요. 뭐 이게 지금 관절이 다 [손가락] 뼈마디가 뼈마디가 지금 다 아픈 것도 똑같을 거고. 그 다음에 무릎 허리 어깨 다 아플 거예요. 그거는 다 남자들도 아프겠지만 여성들은 좀 더하죠. (54세 형틀목수)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안전보건교육에서 안전사고 주의는 강조하지만 질환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대형 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는 이유로 사고 예방에만 치중하고, 질병 등 그 밖의 사안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었다. 결국 질병 예방과 건강 관리는 개인의 정보수집에 의존하여 각자 해결하는 문제가 되고 만다.
"화장실 못가니까 물도 못 마셔요."
특히 여성 화장실의 수가 부족하여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화장실로 가는 것은 여성 건설노동자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큰 문제다.
올라갔다 일 보고 내려오면 적어도 25분 30분은 걸린단 말이에요.(54세 형틀목수)
마음이 막 급하고 이러니까 차라리 아침에 가고 웬만하면 좀. 요즘은 막 땀으로 배출을 하니까 화장실을 많이 안 가는데 겨울에는...(49세 형틀목수)
직접적인 결과로 방광염을 들 수 있는데, 이 외에도 화장실 문제에 수반되는 일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화장실에 가지 않기 위해 물을 잘 마시지 않아 폭염 시기 탈진과 열사병으로 이어질 수 있고, 배뇨 욕구를 억제하면서 생기는 다른 문제들도 발생할 우려가 있다. 최근에는 화장실 문제가 제기되면서 여성 화장실 설치가 늘어나기는 했으나 여전히 개수가 부족한 것은 물론, 설치만 하고 관리에 신경 쓰지 않아 실제 사용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건설 노동자의 건강 문제는 여러 측면에서 이들의 성별 및 직업 특성과 연관성을 갖는다. 예컨대, 먼 곳에 있는 화장실에 다녀오지 않기 위해 물을 마시지 않고 참는다거나 쭈그려 앉아 일하는 자세를 고쳐 주기적으로 일어나기를 자제하는 데에는, 여성 노동자가 처한 현장 문화와 현실 인식이 작용한다.
저희는 계속 서 있어야 돼요. 앉으면 저 감시 논다고 하니까. (57세 신호·화기감시자)
여성 건설노동자 인터뷰에서 "눈치가 보인다"는 이야기가 여러 차례 언급되었다. 이는 건설 현장에서 여성의 위치를 파악함으로써 비로소 이해될 수 있다. 남성이 대다수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남성의 영역으로 간주되어 왔으며 여성 노동자의 행동이 항시 눈에 띄는 현장에서 여성들은 관리자와 동료들의 눈에 덜 성실해 보이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로 야외에서 위험을 감수하며 힘을 써 일하는 '육체노동'이라는 직업 특성이 성별 고정관념과 만나 여성이 쉽게 자기 능력을 평가받기 어려운 문화가 형성되고, 여기에 건설경기 등 환경에 따라 일자리 수요가 변화하고 계속해서 자리를 옮겨야 하는 불안정한 '일용직' 특성이 만나, 여성들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증명해 보이며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몸을 혹사하는 결과를 낳는다.
또다시 폭염이 예상되는 여름이 다가왔다. 건설현장의 여성 노동자들에게 혹독한 여름이 될 수도 있다. 누구나 건강하게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작업장이 될 수 있도록 이들의 건강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사회건강연구소는 몸, 마음, 사회의 건강을 위한 다학제적 연구, 교육, 네트워크를 위한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공유하기
"이러니까 여자 쓰면 안 돼" 소리 안 들으려고 몸을 부순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