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장그래 숲속 만화로에서 만날 수 있는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입니다.
오동희
아이들에게는 낯선 주인공일 것이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곳으로 와서 만화 주인공들의 활약상을 들려주는 것 만으로도 특별하고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다. 만화가 나왔을 때의 시대상까지 이야기 해준다면 세대 사이에 공감을 할 수 있고 교육도 될 것 같다. 이 길은 과거로 이어진 시간 여행 타임머신이다.
어디서 할머니들의 웃음소리가 담장을 넘어 온다. 길을 사이에 두고 공원 맞은편 아파트 경로당에서 들리는 소리이다. 무엇 때문에 즐거우신걸까. 활짝 열어 놓은 문으로 열 명이 넘는 할머니들이 점심 준비 하는 모습이 보인다. 큰 양푼이에 채소를 넣고 비빔밥을 만드시는 중이었다. 오래된 아파트에서 만날 수 있는 정겨운 모습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에른스트 프리드리히 슈마허의 저서 제목이 떠올랐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작아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많은 것을 꽉 차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작다는 것은 비좁고 부족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알맞게 충분할 만큼 최소한'이라는 뜻이다. 나와 이웃에 맞춘, 지나치게 크지 않고 작은 정도를 말한다. 그곳에 살고있는 사람들과 이웃들이 일상에서 삶을 키우며 나누기에 맞는 크기라는 뜻이다. 도심의 작은 공원은 일상의 쉼이 되고 만남을 이어주는 곳이다. 일상은 '작고 소박한 것'이며 거기에 행복이 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도심의 작은 공원은 가야 할 목적지가 아니다. 아무리 훌륭하고 웅장한 공원이라도 멀리 있다면 그곳은 여행지이지 일상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갈 뿐이지만 여기 작은 공원에서는 이웃이다. 자연스럽게 얼굴을 익히고 인사를 나누게 된다. 사람과 공간이 어우러지고 마을 공동체의 따뜻함은 이 작은 만남에서 시작된다. 작지만 가까이 있고 소박하지만 사람들의 삶을 위로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작은 공원은 소박한 방식의 아름다움이다.
가로수 아래 의자마다 커피를 든 직장인, 할머니와 어린아이, 아파트 주민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짧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사무실로 들어 가야지만 이 순간 만큼은 내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다. 짧은 행복을 두고 다시 긴 오후가 있을 사무실로 발길을 옮겼다. 느긋하게 걷기 좋은 길, 과거로 잠시 돌아갈 수 있는 길이어서 좋은 공원이다. 6월 어느 날의 아름다움은 도시의 작은 공간에서 숨 쉬고 있다.
[구지공원]
주소 :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일로 101(상동)
조성 연도 : 1993년
대중 교통 : 지하철 1호선 송내역에서 걸어서 10분 내외
특징 : 도심 근린공원, 숲속 만화로 길, 화장실(2013년 아름다운 화장실 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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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탈부터 장그래까지, 이 공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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