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과 나비 꽃이 한창인 요즘 느루뜰에는 꿀벌과 나비가 자주 찾아 든다.
이정미
'착한 소비'를 생각하며
기후 변화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를 종종 접한다.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그런 와중에 느루뜰에 꿀벌이 윙윙 날아드니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꿀벌이 사라지는 이유에는 기후변화, 살충제, 해충 등을 꼽는다. 기후변화로 꽃이 피는 시기가 엉망이 되었다. 예전에는 봄이 되면 진달래, 개나리, 목련에 이어 철쭉, 라일락 등 꽃들이 순차적으로 피었다. 요즘은 봄철 이상 고온으로 꽃들이 한꺼번에 피고 진다. 그러니 정작 꿀벌이 활동하는 시기에 꽃이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살충제와 같은 농약의 무분별한 사용도 문제가 많다. 꿀벌이 꽃을 찾아 날아갔다가 농약이나 살충제에 노출되면 기억력과 방향 감각을 잃어버려 자기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길을 잃어 결국 죽게 된다고 한다.
꿀벌이 사라지면 마트에서 볼 수 있는 과일, 채소, 견과류의 상당수가 함께 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꿀벌에 의한 수분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식물이 열매와 씨앗을 맺지 못한다. 그 식물을 먹고 사는 초식 동물, 새, 곤충들의 먹이가 없어진다. 결국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있는 포식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 생태계는 위험에 빠지게 된다. 생물 다양성이 붕괴되는 것이다.
농가 소득을 위해 급속으로 키우고 대량으로 생산하는 방식을 바뀌기 위한 노력을 더 이상 미루면 안될 것 같다. 소비자의 의식적인 '착한 소비'가 필요하다. 조금 못생겨도 건강한 방식으로 재배한 농산물을 즐겨 찾고 먹는다면, 생산자도 조금씩 친환경 농법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느루뜰에 새와 꿀벌, 나비가 건강하고 안전하게 놀고 먹이를 구하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월든>에서 풍경에 관해 말하면서 '다니엘 디포'의 문장을 인용한 부분이 생각났다. 이왕이면 모든 생명이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면 '괜찮은 군주'라고 스스로 으쓱하면서. 우리가 '조망하는 모든 것'은 결국 우리 스스로가 만든다는 자각과 함께.
나는 내가 조망하는 모든 것의 군주이니, 그러한 내 권리에 대해 반박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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